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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코스피, 중국따라 움직인다?…냉온탕 오가는 증권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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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604호 손정호 기자 / 손강훈 기자⁄ 2018.09.10 11:14:20

① “뉴욕 떠나 상하이로”…무역전쟁 유탄 맞은 한국 증시

 

(CNB저널 = 손정호 기자) 한국 증시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기존에는 미국 증시 흐름과 방향을 같이 했지만, 최근에는 중국 증시와 연동성이 커진 것. 이 과정에서 우리나라 4대 그룹의 시가총액도 많이 줄었다. 코스피가 중국과 함께 가는 이유가 뭘까.

 

미중 무역분쟁의 여파로 한국과 중국 증시의 연관성이 높아졌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코스피와 중국 상하이지수의 상관계수가 0.92로 올라갔다. 상관계수는 1에 가까울수록 두 시장의 상관성이 높음을 의미한다. 


코스피와 상하이지수의 상관계수는 지난 1~4월 0.4~0.8 사이였다. 6월부터 상관계수가 상승해 7월 11일 0.9로 올라섰다. 이후 지난달 27일까지 두 지수의 상관계수는 계속 0.9를 웃돌았다. 29거래일 연속 중국 증시가 한국에 큰 영향을 준 셈이다. 


이는 동조화(커플링) 현상으로 볼 수 있다. 한 국가의 경제상황이 다른 나라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한국에 대한 중국 경제의 영향력이 커졌다는 얘기다. 


반면 코스피와 미국 다우지수의 상관계수는 0.88(작년 12월 5일)에서 –0.13(지난달 9일)으로 떨어졌다. 같은 기간 나스닥지수와의 상관계수도 0.89에서 –0.68로 하락했다. 

 

미중 무역분쟁의 여파로 한국 코스피와 중국 상하이지수 사이의 상관계수가 상승했다. 반면에 미국 다우지수와의 상관계수는 낮아졌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코스피와 상하이 지수의 상관성이 높은 상태를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달 30일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모습. 사진 = 연합뉴스

이런 특징은 주요지수의 최근 3개월 그래프 모습에서도 확인된다. 미국 다우산업, 나스닥, S&P500지수는 완만히 상승하는 모양의 그래프였다. 하지만 코스피와 상하이, 홍콩 항셍지수는 아래를 향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작한 관세전쟁의 여파로 미국은 주가가 완만하게 상승했지만, 타깃이 된 중국과의 무역 교류 규모가 큰 한국은 내리막길을 걸었다.  


코스피는 1월 29일 장중 한때 2670.10으로 처음 2600대를 넘었다. 하지만 이후 하락해 7월 2일 2300선이 무너졌다. 이어 줄곧 2200대 중반에 머물다가, 지난달 28일(2303.79) 2300선을 겨우 회복했다. 


미중 무역협상이 시작되면서 상하이와 코스피지수가 조금씩 회복 중이지만, 아직 연초 수준에는 한참 못미친다. 


이로 인해 4대 그룹의 시가총액도 크게 줄었다. 4대 그룹(국내 상장사 57곳)의 전체 시총은 지난달 17일 기준 약 732조4000억원이었다. 작년 말(801조3000억원)보다 68조9000억원 줄었다. 


그룹별로 살펴보면, 삼성그룹 상장사(삼성전자·삼섬SDS·삼성SDI·삼성생명·삼성화재·삼성증권·삼성카드·삼성물산 등) 시총은 434조885억원으로 작년 말(475조1252억원)보다 41조367억원(8.7%) 줄었다.


현대자동차그룹(현대자동차·현대모비스·현대건설·기아자동차 등)은 95조8280억원에서 86조8523억원으로 8조9757억원 감소했다. SK그룹(SK텔레콤·SK하이닉스·SK이노베이션 등)은 126조9214억원에서 122조1906억원으로 4조7308억원, LG그룹(LG전자·LG디스플레이·LG유플러스 등)은 103조3827억원에서 89조2523억원으로 14조1304억원 증발했다.

 

트럼프만 바라보는 한국 증시


코스피와 상하이지수의 연동성이 커진 이유는 뭘까.


두 나라 증시의 커플링 현상은 한국이 반도체와 기계부품 등 중간재를 중국에 수출하기 때문이다. 작년 우리나라의 대중 수출액(1424억달러)은 전체의 25%에 달했다. 이중 중간재 비중은 79%나 된다.  


따라서 미국이 중국에 높은 관세를 유지해 중국의 대미 수출이 줄어들면, 한국 기업의 대중 수출과 이익이 동시에 감소하게 되는 구조다. ‘미국→중국→한국’으로 이어지는 경제 먹이사슬이 형성됐다고 볼 수 있다. 


미중은 지난달 22~23일 워싱턴에서 무역협상을 했지만 별다른 성과는 없었다. 협상 중이던 23일 양국은 각각 160억달러 규모의 수입품에 관세(25%)를 부과했다. 지난 7월 6일 양국이 340억달러 규모에 관세(25%)를 부과한 후 2차 조치다. 


KB증권 김영환 연구원은 CNB에 “미중 무역분쟁은 미국 중간선거 전까지는 크게 격화되지는 않겠지만 빨리 해결되지도 않을 것”이라며 “중국을 통해 미국으로 수출되는 한국의 중간재 수출이 위축되면서 두 나라 증시의 커플링 현상도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달 이후 코스피지수는 미중 무역분쟁의 흐름에 따라, 미국 중간선거(11월 6일) 전까지는 제한적으로 반등하는 수준에 머물 것으로 봤다.

 

 

② 금리·무역전쟁·남북경협에 트럼프만 바라보다?

 

(CNB저널 = 손강훈 기자) 2분기 실적 공개가 막바지에 이른 가운데 업종별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코스피 상장사 중 은행·증권 등 금융업과 음식료품 업계가 호실적을 보인 반면, 통신·건설·서비스 분야는 전분기에 비해 하향 곡선을 그렸다. 전반적으로는 상반기 실적이 나쁘지 않으나 2분기에 둔화 조짐이 뚜렷하다. 

 

올 2분기 증권사들은 양호한 성적표를 받았다. 자기자본 4조원이 넘는 초대형 증권사들은 대부분 천억원 대의 분기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자기자본 8조1649억원(6월말 기준)으로 부동의 업계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미래에셋대우는 2분기 영업이익 2130억원으로 증권사들 중 가장 많은 수익을 올렸다. 1년 전보다 21.8% 늘었다.


한국투자증권은 작년 2분기보다 9.5% 감소한 1717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지만 두 번째로 많은 이익을 거뒀다. NH투자증권은 12.4% 오른 1652억원의 영업이익으로 뒤를 이었다. 


유령주식 배당사고를 냈던 삼성증권은 전년 동기 대비 49.8% 증가한 1319억원의 2분기 영업이익을 올렸으며, KB증권은 영업이익 983억원으로 작년보다 10%가량 증가했지만 아깝게 1000억원을 넘지 못했다.


자기자본 1조원이 넘는 중대형 증권사들 성적도 나쁘지 않다. 신한금융투자와 메리츠종금증권은 각각 2분기 영업이익 1245억원, 1090억원을 내며 분기 영업이익 1000억원을 넘겼다. 


키움증권은 859억원, 하나금융투자는 724억원, 대신증권은 67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는데,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키움증권만 소폭 감소(2.3%)했을 뿐 하나금융투자(128.9%)와 대신증권(43%)은 증가했다.


이들의 2분기 성과는 올 초부터 시작해 6월 중순까지 이어진 증시 랠리의 영향이 크다. 이로 인해 증권사들의 ‘주식 브로커리지(위탁 매매) 수익’이 늘었기 때문이다.

 

증권업계는 2분기 나쁘지 않은 실적을 기록했다. 다만 각종 악재로 인해 하반기 전망은 불투명 하다. 여의도 증권가 모습. 사진 = 연합뉴스

실제 지난 4월부터 6월15일까지 코스피 지수는 2400 이상을 유지했다. 이는 주식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으로 이어졌고 2분기 유가증권시장 일평균 거래량은 5억4519만주로 1분기 평균 3억8813만주에 비해 크게 증가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코스닥 일평균 거래대금(거래량을 금액으로 표시)은 13조9000억원으로 작년 2분기 일평균 거래대금 9조4000억원보다 무려 49.7%나 늘었다.

 

주식거래만 의존하다가는 ‘낭패’


하지만 당장 3분기부터 실적 전망은 불투명하다.


지난 6월말부터 미국 기준금리 인상으로 외국인 투자자 자금이 대폭 빠져나가며 주가가 급락하고, 미중(美中) 무역전쟁의 영향으로 투자심리가 얼어붙으며 주식거래가 대폭 줄었다. 7월 유가증권 일평균 주식거래량은 3억4134만주, 코스닥 일평균 주식거래량은 6억2432만주로 올해 들어 가장 적었고, 이 영향으로 주식거래대금은 9조원에 그쳤다.


더구나 국내 증시의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 여겨졌던 남북 경제협력이 북미 간 대화가 지지부진해지며 진척이 없자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한 풀 꺾인 점도 부정적이다. 


문제는 이 같은 악재를 극복할 묘수가 우리에게 없다는데 있다. 미중 무역전쟁도, 남북 정상회담도 미국의 선택을 기다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이남석 KB증권 연구원은 “국내 주식시장으로 자금 유입을 유인할 만한 모멘텀이 제한적인 상황”이라고 분석했고, 강승건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거래대금이 예상보다 빠르게 감소하고 있어 3분기 증권사 실적이 예상보다 더 부진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이에 브로커리지에 집중되지 않고 수익 다변화를 이룬 초대형 증권사들과 중대형 증권사들과의 격차는 더욱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증권사 중 가장 많은 영업이익을 기록한 미래에셋대우의 2분기 사업분야별 영업수익을 보면 브로커리지 1307억원, 투자금융(IB) 1011억원, 트레이딩 803억원, 자산관리 593억원으로 각 부문이 고른 성적을 거뒀다. 앞으로 예상된 브로커리지 수익 감소를 다른 사업 분야에서 만회할 수 있다는 얘기다.


반면 브로커리지 비중이 높은 키움증권의 경우 당장 타격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키움증권은 올 상반기 전체 영업이익에서 국내증권 브로커리지 서비스 등을 담당하는 리테일총괄본부의 영업이익이 차지하는 비중이 72%에 달했다.   


박혜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대형사는 수익원이 다변화되어 거래대금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고, 키움증권에 대해서는 “꺾이는 거래대금에 장사없다. 3, 4분기 순이익을 600억원 내외로 예상한다”며 하반기 실적에 우려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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