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B저널 = 김주경 기자) 지난 7월 개장한 신세계면세점 강남점(센트럴시티점)이 유통업계 핫플레이스로 주목받고 있다. 이곳은 서울시내 교통요충지인 고속터미널에 위치한데다 신세계의 거대 복합몰인 센트럴시티 내에 입점해 있어 시너지 효과가 기대되고 있다. 3D 기술을 활용한 화려한 볼거리, 호텔과 연계한 편리한 동선 등이 외국인들의 눈길을 끈다. CNB가 지난 9일 이곳을 다녀왔다.
신세계면세점 강남점은 개장한지 50일 만에 다녀간 방문객 수가 누적기준 약400만명(추정치)에 달한다. 하루에 8만명이 다녀간 셈이다.
매출도 꽤 쏠쏠하다. 하루매출이 평균 8억원 정도. 지금까지 400억원을 벌어들였다고 한다. 신세계는 1주년이 되는 내년 7월까지 매출 50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워뒀다.
비결은 신세계 센트럴시티와의 시너지 효과에 있다. 강남점은 센트럴시티 내에 자리 잡고 있다. 센트럴시티는 연간 4000만 승객이 이용하는 강남 고속버스터미널과 신세계 백화점 강남점 및 세계적 호텔 브랜드 JW메리어트 호텔, 메가박스, 반디앤루니스, 파미에스테이션 등이 어울러진 대형 문화복합몰이다.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이 이곳에 면세점을 선보인 것은 센트럴시티 일대를 대한민국 문화가 녹아있는 관광단지로 만들고, 서초·강남 지역 일대를 쇼핑·미식·예술·의료 등 새로운 관광 클러스터로 조성하겠다는 포부에서다.
이는 손영식 신세계면세점 대표의 발언에도 묻어난다. 강남점 개점식 때 손 대표는 “강남점이 면세업계의 지형도를 새롭게 그려내는 출발점이자 글로벌 관광허브의 구심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거대한 ‘보물섬’ 연상
강남점은 총 5개층, 1만3570㎡(3906평) 규모로 조성됐다. 지하철에서 내려 1층에 들어서니 신세계 고유의 흰색 글씨가 새겨진 간판이 모습을 드러냈다.
주말에 방문해서 그런지 곳곳에 인파들로 북적였다. 다만 브랜드가 다양한 데다 동선이 다소 복잡해 구경하는데 걸린 시간은 비교적 길었다.
에스컬레이트를 타고 올라가 L층(4층)부터 둘러봤다. 4층은 유명 브랜드 화장품·향수 매장이 들어서있다. 이곳은 지난달 중순 문을 연 JW메리어트 호텔 로비가 연결되어 있어 겉보기에는 호텔인지 면세점인지 헷갈릴 정도였다. 호텔 투숙객이 자연스럽게 면세점을 이용할 수 있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아래로 내려가니 L층과 달리 1~3층은 럭셔리 패션·슈즈·액세서리·시계코너가 층별로 나눠져 있다. 신세계강남면세점은 객단가(1인당 상품구입비)가 높은 관광객을 확보하고자 동종업계 면세점보다 브랜드 수가 20% 가량 많은 350개 브랜드가 입점해있었다.
신세계면세점 관계자는 CNB에 “하반기에는 시계 등을 중심으로 고가브랜드를 들여올 예정이며 보테가베네타 브랜드도 입점이 확정됐다”며 “브랜드 라인업은 계속 이어질 예정”이라고 말했다.
2층에는 화장품 브랜드가 즐비했다. 면세점 매출을 견인하는 효자상품인 만큼 다른 층과 달리 사람들로 북적였다. 해외유명브랜드 SK-Ⅱ·디올·랑콤·비오템부터 시작해 국산 고급브랜드인 아모레퍼시픽의 헤라·설화수, LG생활건강의 후·숨·오휘 등이 자리를 지키며 외국인들을 맞고 있었다.
2층 한 켠에는 키덜트족을 공략한 캐릭터 편집샵 ‘볼케이노샵’이 보인다. 여기에는 아이언맨·캡틴 아메리카 등 한정판 피큐어와 로봇청소기·블루투스 스피커 등 캐릭터 가전제품을 만나볼 수 있다. 그 뒤편에는 면세점 스테디셀러 주류코너를 구성해 세계각지 유명 위스키를 진열해 놨다.
1층은 슈즈·가방 등 액세서리 상품군을 강화한 것이 눈길을 끌었다. 구찌·생로랑·끌로에·마크제이콥스·겐조 등 해외 명품 브랜드를 대거 유치한 데 이어, 씸·헬레나앤크리스티·콘버스· 버켄스탁 등 슈즈 편집숍과 컬러 백팩 시로카라·칼린 등 최신 트렌드의 신발·가방 패션편집숍도 비중있게 구성해 선택의 폭을 넓혔다. 또 마놀로 블라닉·세르지오로시·구찌·마크제이콥스 등이 입점해있다.
지하철∼면세점까지 험로(?)
감성을 자극한 문화 콘텐츠도 돋보인다. 온라인·모바일 쇼핑에 비해 위축된 오프라인 매장의 활기를 살리고자 쇼핑과 문화를 접목시킨 노력이 곳곳에 묻어났다.
1층 중심부 천장에는 대규모 사이즈 ‘3D 미디어 파사드’를 설치해 시각적인 포인트를 줬다. 다양한 외국어 환영인사와 함께 한국의 미를 형형색색 3D로 형상화해 고객들에게 즐거움을 준 것. 추후 전국 유명 관광지를 아름다운 영상으로 소개할 예정이라고 한다.
또 다른 곳은 ‘스튜디오S’다. 10평 남짓 규모의 공간은 SNS 유명스타들이 직접 국내 중소·중견 회사 제품을 체험하고 현지에 실시간 공유하도록 만들어졌다. 전문조명과 음향시설을 보유한 데다 셀카존·라이브 방송존까지 갖췄다.
아쉬운 점도 있다. 위치 안내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백화점 안에 면세점이 있지만 상당 수 고객들은 입구를 찾지 못해 헤매야 했다. 백화점 입구에서 면세점에 가려면 백화점을 가로질러야 했다.
지하철역에서 면세점까지 오는 길에 면세점 표지판을 찾을 수 없다는 점도 아쉬웠다. 몇 번 돌아다니다 3호선 환승통로를 통과해 겨우 면세점 입구를 찾았다. 고속터미널 버스정류장에서 면세점 찾기도 어렵기는 마찬가지였다. 파미에스테이션(맛집·카페·뷰티살롱) 주차장쪽에서 면세점을 찾아오는 길에 표지판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아 찾기가 쉽지 않았다.
신세계면세점 관계자는 CNB에 “개장한지 얼마 되지 않아 불편한 점이 있다”며 “표지판 안내는 담당부서에 바로 전달해 빠른 시일 내 개선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