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09호 이성호 기자⁄ 2018.10.15 10:22:52
(CNB저널 = 이성호 기자) 대한민국은 좁다. 앞으로는 세계다. CJ대한통운, 롯데글로벌로지스, 한진 등 빅3 택배사들이 약 5조원 규모로 포화 상태에 이른 국내 택배시장에서 눈을 돌려 해외로 향하고 있다. 아마존, 알리바바 등 글로벌 물류기업들이 버티고 있는 해외시장에서 사업을 확대하고 있는 이들 3사의 현황을 CNB가 짚어봤다. 첫 번째는 CJ대한통운이다.
CJ대한통운은 최근 해외 사업과 글로벌 네트워크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한국형 택배 플랫폼을 수출해 동남아시아에서 ‘택배 한류’를 일으키겠다고 선언했고 유럽과 아시아를 중국횡단철도(TCR)로 연결하는 서비스 출시와 대형 물류센터 구축으로 북방물류 강화에도 나섰다.
대형 글로벌 초중량물 운송 프로젝트를 수행하는가 하면 최근에는 미국 물류기업을 인수하는 등 세계 5위권 물류기업으로의 행보에 ‘가속 페달’을 밟는 모양새다.
먼저 CJ대한통운은 지난 9월 29일 태국 방콕의 임팩트 아레나에서 ‘태국 택배사업 비전 선포식’을 갖고 ‘2020년 태국 택배 1위 도약을 위한 기반 확보’를 위해 현지 택배사업 확대를 적극 추진키로 했다.
지난 2012년 태국 택배사업을 시작, 올해부터 본격적인 확장에 들어간 것. 내년 5월 태국 방나(Bangna) 지역에 7만1900㎡(2만2000평) 규모의 중앙물류센터(CDC)를 구축하고 2020년까지 현재 74개 지점을 200여개까지 늘림과 동시에 630명의 택배기사도 4300명까지 확충한다는 복안이다.
특히 한국에서 역량을 확보한 택배 플랫폼을 동남아시아에 수출, 한류를 일으킨다는 구상이다.
이에 앞서 올해 4월에는 유럽과 아시아 간 중국횡단철도(TCR)와 트럭을 이용해 화물을 운송하는 국제복합운송 서비스 ‘유라시아 브릿지서비스(EURASIA BRIDGE SERVICE: EABS)’를 내놨다.
EABS는 출발 철도역에서 도착 철도역까지만 컨테이너를 운송하던 기존의 철도운송 상품과 달리 트럭과 철도를 연계해 ‘문앞운송(Door To Door)’이 가능하도록 설계된 새로운 개념의 복합물류 상품이라는 설명이다.
중국에서는 상하이, 베이징, 칭다오 등 8개성 3개 직할시 총 22개역에서, 유럽에서는 이탈리아 로마, 독일 베를린, 스페인 마드리드,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등과 독립국가연합 14개국 30개역에서 이용이 가능하다.
유럽·중국·독립국가 연합 대부분 지역에 철도와 트럭을 통한 복합화물운송이 가능하며 중국향 52개, 유럽향 74개의 노선을 운영하고 있는 상황이다.
올 5월에는 중국 랴오닝성 최대도시이자 성도인 선양에 ‘선양 플래그십센터’를 개소했다. 부지면적만 9만7630㎡(약 3만평)로 국제규격 축구장 14개 규모다. 건축면적 5만4200㎡(약 1만6400평)로 단층 구조인 이 물류센터는 다양한 랙(Rack) 보관설비와 평치 보관구역, 냉장구역 등 총 4만8000㎡(약 1만5000여평)규모의 보관면적을 통해 일반화물, 냉장화물, 대형 중량화물을 보관할 수 있다.
CJ대한통운은 전통적인 공업 중심지로 자동차·철강산업이 활성화돼 있는 랴오닝성 성도인 선양을 중심으로 랴오닝성·지린성·헤이룽장성 등 동북 3성지역 물류 네트워크를 확대해 북방물류 활성화에 대비하고 있다.
CJ대한통운은 이밖에도 특수한 기술적 역량과 장비, 노하우가 필수적인 초중량물 운송 분야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다. CJ대한통운은 최근 총 1763톤 무게의 초중량 플랜트 기자재 5개를 1만7656km에 걸쳐 3개월여 기간 동안 운송하는 ‘물류 대장정’을 시작했다.
우즈베키스탄 카르시(Qarshi) 인근에서 건설 중인 천연가스합성석유플랜트(GTL)의 핵심 기자재 2기 등 총 5개 초중량물을 중국 장지아강 항만에서 우즈베키스탄 현장까지 운송하는 프로젝트다.
새 패밀리사들과 시너지↑
세계 5위권 물류기업 꿈꿔
가장 큰 기자재는 길이 50.88m, 높이 8.72m, 폭 8.60m에 무게만 520톤에 달하는 초중량물이며, 그외 무게 323톤, 길이 24.58m, 폭 8.8m, 높이 9.20m의 대형 기자재 2기 등도 포함됐다.
CJ대한통운에 따르면 해상운송 1만5567km, 육상운송 2089km 등 총 운송거리만 1만7656km에 이르며 이라크, 터키, 카자흐스탄 등 여러 나라의 국경을 넘어 운송하는 장거리 운송이다. 경로상 교량을 보강하거나 아예 새로 건설하는가 하면 화물 높이 때문에 전선을 잘라내고 통과 뒤 다시 연결하는 등 험난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
CJ대한통운의 이번 운송프로젝트는 그간 인수했던 새 패밀리사들의 역량과 시너지 효과가 부각되는 좋은 계기라는 평가다. 2013년 CJ대한통운이 인수한 중국 중량물 전문 운송기업 CJ스마트카고, 지난 2017년 인수한 중앙아시아 지역 중량물 운송 1위 기업인 CJ ICM과의 협업을 통해 이번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한편, 미국에서의 물류사업 본격화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CJ대한통운은 지난 8월 미국 물류기업 DSC로지스틱스 인수절차를 마무리했다. 앞서 6월 서울 CJ인재원에서 미국 DSC로지스틱스 지분 90%를 약 2314억원에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었다.
새식구로 맞이한 DSC는 1960년 미국 일리노이 주 시카고에서 창립, 식품·소비재(CPG) 산업에 특화된 물류기업으로 임직원 수는 3420명, 지난해 매출액은 5784억원이다. 미국 전역에서 50개 이상의 물류센터를 운영하고 있으며 보관면적 기준 230만㎡다. 이는 국제규격 축구장 300여개 규모에 해당한다.
이러한 DSC와 CJ대한통운의 첨단 물류 솔루션을 결합해 미국 주요 물류시장으로의 사업 확대를 적극 추진할 요량이다.
기존 고객은 물론 현지 사업과의 시너지 창출도 꾀한다. CJ대한통운은 미국·캐나다·멕시코·브라질 등 북남미 4개국에 총 30개의 물류 거점과 15개의 물류센터를 두고 자동차, 타이어, 식품, 소비재 등 전 산업군에 걸친 물류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북남미 지역을 비롯한 자체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DSC 기존 고객들의 국제 해상항공복합운송(포워딩) 및 유통업계의 다채널 통합물류 수행(omnichannel fulfillment), 국경 간 운송이나 인접 국가로의 복합운송 서비스 등에 기대를 걸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CNB에 “첨단 물류 기술역량을 바탕으로 핵심 사업 강화와 네트워크 확대, 지속적인 성장전략을 통해 글로벌 선두권 물류기업으로 도약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