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B저널 = 손강훈 기자) 코스피·코스닥 지수가 연중 최저점을 갱신하고 있는 가운데 3분기 실적 발표를 앞둔 기업들의 표정이 밝지 않다. 건설·금융업을 제외한 대부분 업종이 제자리걸음 내지는 내리막 양상을 보이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 환율·금리, 국제유가 등 글로벌 상황 또한 편치 않다. CNB가 업종별로 3분기 실적을 분석했다. 첫 번째는 건설사들 이야기다.
대형건설사들은 올 3분기(7~9월) 실적이 작년보다 나을 것으로 전망됐다. 통상 비수기로 알려진데다가 부동산 규제정책, 미국 금리인상 등 부정적 이슈가 가득한데도 실적 예상치는 안정적이다.
대부분 증권사들이 삼성물산, 현대건설, 대우건설, 대림산업, GS건설 등 5개 대형 상장사의 영업이익 합이 최소 8000억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했다. 교보증권의 경우 영업이익 합을 1조2000억원으로 예측하기도 했다.
3곳 이상의 증권사 실적 전망치를 집계한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이들 5개 대형 상장사의 영업이익 합을 8587억원으로 추정했다. 지난해 3분기 6787억원에 비해 26.6%(1083억원) 증가한 금액이다.
각 사별로 살펴보면 현대건설 2816억원, 삼성물산 2623억원, GS건설 2056억원, 대림산업 1847억원, 대우건설 1537억원 순이다. GS건설이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189%, 대우건설이 35.2%, 삼성물산이 19.1%, 현대건설이 0.2% 각각 늘어났다. 반면 대림산업은 6.4% 줄었다.
이 같은 성과가 예상된 것은 과거 2~3년 동안 지속됐던 국내 주택시장 활황세 영향이 크다. 3분기는 계절적으로 공사 비수기이지만 분양경기가 좋았던 지난 2016년 완판된 분양 물량들이 준공 완료, 입주가 시작되면서 건설사들의 정산이익이 늘었다.
실제 2016년 대우건설, GS건설, 대림산업, 현대건설의 분양물량은 9만1810가구로 2017년 이들의 분양물량 7만917가구에 비해 2만 가구 이상 많았다.
해외사업 체질개선이 빛을 보고 있는 점도 한 몫 한다. 건설사들이 추진하고 있는 해외 프로젝트 손실 선반영 및 이익개선 노력이 성과를 낸 것이다.
3분기 가장 많은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예상되는 현대건설의 경우, 이라크 정유공장, 쿠웨이트 LNG(액화천연가스) 등의 해외공사 공정률 상승으로 이익이 늘 것으로 전망됐으며, GS건설은 적극적인 해외사업 리크스(위험)관리를 통해 1·2분기 깜짝 실적을 기록한 효과가 이어질 것으로 봤다.
해외사업이 승패 가를 변수
그렇다면 4분기(10~12월) 실적은 어떨까. 증권업계는 2016년 분양된 주택의 완공 정산이익이 올해 말까지는 지속될 수 있어 나쁘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앞서 분양된 주택들의 중도금과 잔금이 입금되어 수입으로 잡히는 시기라는 얘기다.
국내 분양 수익이 대형사들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부분인 만큼 변수는 해외사업이다. 이 부분도 전망이 나쁘지는 않다. 해외실적에 악영향을 미쳤던 저가수주가 건설사들의 적극적인 수익성 개선 노력으로 사라지고 있다는 점에서다.
실제로 올해 건설사 영업이익 1위 자리를 놓고 경합할 것으로 보이는 현대건설과 GS건설은 각각 4분기 해외사업과 관련된 호재가 존재한다. 현대건설은 이라크 유정 물공급시설, 알제리 복합화력, 필리핀 매립공사 등이 예정돼 있고, GS건설은 베트남 냐베와 뚜띠엠 등 신도시 개발이 4분기에 본격화 된다.
다만 각종 규제정책은 전망에 부정적이다.
1주택 이상 주택담보대출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정부의 9.13 부동산 대책 시행과 주택담보대출 이자의 상승으로 분양시장이 얼어붙을 가능성이 커진 상황이다. 여기에다 미국 금리인상 영향으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회사채 발행 이자 증가 등 자금조달 비용이 늘어난 점도 악재다.
한 대형사 관계자는 CNB와 통화에서 “그동안 만들어놓은 성과로 인해 올해 실적은 별 무리 없이 나올 것”이라면서도 “정부의 규제대책과 금리상승, SOC(사회간접자본)사업의 감소로 인해 내년부터는 중소건설사부터 서서히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