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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주가하락에 재벌 ‘우울한 가을’…글로벌 부호 판도 바뀌다

5조원 허공으로…줄줄이 200위 밖으로 밀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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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614호 손정호 기자⁄ 2018.11.19 10:52:38

미중 무역분쟁 등의 여파로 코스피지수가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우리나라 10대 재벌총수의 보유 지분가치로 줄어들었다. 작년 말 대비 10대 기업 총수 중 7명의 지분가치가 증발했다. 증가한 이는 3명뿐이다.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딜링룸 모습. 사진 = 연합뉴스

(CNB저널 = 손정호 기자) 코스피지수가 계속 추락하면서 2100선 언저리를 맴돌고 있다. 미중 무역분쟁, 환율·금리, 국제유가 등 글로벌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앞날이 안개속이다. 이 영향으로 우리나라 10대그룹 재벌총수의 지분가치도 큰 폭으로 줄었다. 한국재벌들이 큰 손실을 보면서 글로벌 주식부호 순위도 바뀌고 있다.

코스피 지수는 올해 1월 29일(2598.19) 최고점을 찍은 뒤 이후 꾸준히 하락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의 기준금리 인상, 미중 무역분쟁, 부진한 기업실적 등이 종합적으로 영향을 끼쳤다.

7월 2일 2300선이 무너졌고, 10월 11일에는 2200선이 붕괴됐다. 이후에도 계속 하락해 지난달 29일에는 22개월 만에 2000선이 무너졌다. 이후 소폭 반등해 현재는 2100선을 오락가락 하고 있다.

이처럼 코스피가 급락하면서 10대그룹 총수들의 지분가치도 크게 줄었다. 재벌닷컴에 의하면 이들의 지분가치 총액은 10월 19일 기준 29조9034억원으로, 작년 12월 28일(35조1838억원)보다 5조2804억원(15.0%) 증발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이 기간 보유 지분가치가 18조5836억원에서 15조3846억원으로 3조1990억원(17.2%) 감소했다.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4조8267억원에서 3조6631억원으로 1조1635억원(24.1%) 감소했다.

최태원 SK 회장은 4조6643억원에서 4조4400억원으로 2243억원(4.8%), 구광모 LG 회장은 9791억원에서 6972억원으로 2819억원(28.8%) 주식가치가 작아졌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의 지분가치도 줄었다. 각각 7313억원에서 5168억원으로 29.3%, 1조9289억원에서 1조5665억원으로 18.8% 축소됐다.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현대중공업그룹)의 지분가치도 1조6011억원에서 1조5716억원으로 294억원(1.8%) 증발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허창수 GS그룹 회장만 수익을 냈다. 신 회장은 1조2985억원으로 708억원(5.8%)이 늘어났고, 박 회장(1717억원, 12.1%)과 허 회장(5934억원, 21.6%)도 주식가치가 증가했다.

총수들 대부분의 지분가치가 감소하면서 글로벌 주식부자 순위도 변화가 예상된다.

 

코스피지수의 급락으로 우리나라 10대 기업 총수의 지분가치가 줄어들었다. 이 여파로 블룸버그 억만장자지수에서 우리 기업인들의 순위가 크게 하락했다. 작년 말 10위 안에 5명이 포함됐지만, 현재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1명만 남아있다. 지난 2011년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린 국제올림픽위원회 총회에 참석한 이건희 회장의 모습. 사진 = 연합뉴스

작년 말 블룸버그의 억만장자지수(Bloomberg Billionaires Index)에 의하면, 이건희 회장의 지분가치는 222억달러(약 24조4089억원)으로 세계 37위였다. 하지만 11월 7일(현지시간) 기준 이 회장의 지분가치는 172억달러로 세계 53위를 기록하고 있다. 무려 16계단이나 내려갔다.

억만장자지수 100위 안에 든 우리나라 기업인 수도 줄었다. 작년 말에는 100위 안에 이건희 회장을 비롯해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65위), 김정주 넥슨 창업자(69위), 정몽구 회장(96위), 최태원 회장(100위) 등 5명이 포함됐다.

하지만 현재 100위 안에는 이건희 회장 1명만 남아있다. 서정진 회장(241위), 김정주 창업자(410위), 정몽구 회장(471위), 최태원 회장(475위) 모두 지분가치가 줄어들면서 200위권 밖으로 순위가 크게 밀려났다.

무역전쟁 최대 피해자는 한국기업

유독 우리나라 주식부호들이 글로벌 순위에서 많이 밀려난 이유는 한국 증시의 하락률이 다른 나라들보다 컸기 때문이다.

9월 28일~10월 26일 한달 간 코스닥지수는 19.36% 폭락했는데, 세계 주요 증시 중 가장 큰 폭이다. 코스피 또한 13.48% 하락해 대만 가권지수(-13.78%)에 이어 세계 세 번째로 높은 하락률을 보였다. 일본 닛케이225(-12.17%), 홍콩 항생종합(-11.05%), 프랑스 CAC40(-9.58%), 독일 DAX30(-8.54%), 중국 상하이종합지수(-7.89%) 등 세계 주요증시보다 높았다. 심지어 경제난으로 국제통화기금(IMF) 지원을 받은 아르헨티나 메르발지수(-12.23%)보다도 하락률이 컸다.

이는 한국이 중국에 대한 수출의존도가 높아 생긴 현상이다. 작년 우리나라의 대중 수출액(1424억 달러)은 전체 무역규모의 25%에 달한다. 중국이 미국과의 무역전쟁 여파로 미국 수출이 줄어들게 되면, 중국에 철강, 반도체 등 원자재를 수출하는 우리나라 또한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앞으로는 어떨까? 미중 무역분쟁 리스크가 해소될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전세계 증시에 온풍이 불고 있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전화통화 뒤 ‘중국과 좋은 거래가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행정부에 미중 무역분쟁을 끝낼 협상안 초안을 작성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G20 정상회의는 오는 30일부터 12월 1일까지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린다. 이때 미국과 중국 정상이 만나, 미중 무역분쟁에 합의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지만 변수가 많아 장담하긴 힘든 상황이다.

KB증권 이은택 연구원은 CNB에 “현재 코스피는 저평가 상태라고 본다”면서 “여전히 미중 무역분쟁, 미국 중간선거 결과에 따른 경제정책 방향성 등 불확실성이 높은 리스크 요인들이 남아있다. 당분간 현재 수준에서 등락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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