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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에서 태어나 영국에서 교육받은 피오나 래가 그리는 ‘현재’

학고재 청담, 개관전으로 피오나 래 작품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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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김금영⁄ 2018.11.27 10:01:14

피오나 래 작가.(사진=학고재 청담)

개관 30주년을 맞은 학고재가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전시 공간 ‘학고재 청담’을 하나 더 마련했다. 국내 외 젊은 작가들을 위한 공간으로 운영될 계획인 이 공간에서 개관전으로 피오나 래의 개인전 ‘피오나 래’를 내년 1월 20일까지 연다.

이번 전시는 1988년 ‘프리즈(Freeze)’전을 통해 ‘영 브리티시 아티스트(Young British Artist)’중 한 사람으로 데뷔하며 이름을 알렸던 작가 피오나 래를 국내에 처음으로 소개하는 자리다. 학고재 청담은 이번 전시를 위해 작가의 지난 5년 동안의 작품을 엄선해 전시한다.

 

이번 전시 작품은 모두 작가가 2014년부터 올해까지 작업한 최근작으로, 마치 스마트폰이나 컴퓨터 스크린처럼 캔버스 스스로 빛을 뿜어내는 듯한 느낌이 특징이다. 작가는 그동안 반짝이나 스텐실, 스프레이페인트, 만화 속 캐릭터, 꽃과 별 문양 등 그동안 ‘훌륭한’ 회화로서는 의심스럽게 여겨졌던 요소들을 캔버스 위로 대담하게 옮겨오며 주목을 받았다. 2014년부터는 캔버스에서 뚜렷한 형상을 배제하고 형상이 뚜렷하지 않은 추상 회화 작업을 해오고 있다. 현재 그는 ‘유동적이고 유려한’ 회화를 목표로, 밝은색 배경에 흰색과 다른 색을 섞어 마치 빛이 뿜어 나오는 듯한 작업을 선보인다.

 

피오나 래, ‘옛날 옛적에 인어의 노래를 듣다(Once upon a time hears the sea-maid’s music)’. 캔버스에 오일, 129.5 x 183cm. 2018. image copyright Fiona Rae.(사진=학고재 청담)

작가의 가장 최근 작품인 ‘옛날 옛적에 인어의 노래를 듣다(Once upon a time hears the sea-maid’s music)‘(2018)를 시작으로, 2014년 회색조의 작품부터 순서대로 전시함으로써 작가의 행적을 짐작할 수 있게 한다.

이번 전시에서 특히 눈에 띄는 점은 흔적을 스스로 지우는 붓질과 비형상과 형상 사이에 걸친 듯한 형식이다. 특히 2014년부터 2015년 사이의 작품은 흑백의 기운 생동한 붓질이 마치 화조도(花鳥圖)나 사군자화(四君子畵) 같기도 하고, 검은 배경색 위에 그어진 밝은 회색 선이 엑스레이 필름과도 같은 느낌을 주기도 한다.

그러나 작가는 2016년부터는 화면에서 검은색을 몰아내며 마치 이전 시기의 자신으로부터 벗어나려는 듯한 모습을 보인다. 그는 회색의 사용을 줄여나가며 마침내 검은색과 회색을 전혀 사용하지 않은 파스텔톤의 안개 같은 추상 회화를 구사하기에 이른다.

 

피오나 래, ‘인물 1h’. 캔버스에 유채와 아크릴, 183 x 129.5cm. 2014. image copyright Fiona Rae.(사진=학고재 청담)

작가는 홍콩과 인도네시아에 살던 시절부터 동양화와 자수 등을 봐왔으며, 중국어에 능숙했던 부친의 서예 두루마리 등이 시각경험에 큰 영향을 미쳤다. 그의 작업에서 자주 보이는 형광색이나 꽃, 별 등의 문양은 그가 어린 시절 아시아의 복잡한 거리나 시장에서 보았던 네온사인, 혹은 인도네시아의 열대 자연 풍경의 흔적이다. 아시아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을 보냈던 작가는 영국으로 돌아와 정규 교육을 받았다. 최근작의 제목에 셰익스피어의 희곡 구절이나 서구의 전형적인 동화 속 인물을 암시하는 것은 영국에서 받은 교육의 영향이다.

학고재 청담 측은 “영 브리티시 아티스트 동기들이 대체로 매체를 넘나들며 실험적인 작품을 선보이는 것과 달리 피오나 래는 오랫동안 회화에 천착해 왔다. 회화가 ‘오래된’ 매체가 아니냐는 질문에 그는 자신에게 있어 회화란 현재라고 말한다”고 밝혔다.

이어 “작가의 채색은 유화 매체 특유의 불투명하고 때로는 탁한 느낌이 없다. 특히 최근작에서 보이는 수채화에 가까운 그의 채색은 유화의 물성마저 극복하려는 듯하다. 이런 채색 기법으로 그는 오늘날 우리의 시선이 주로 머무는 매체인 스마트폰이나 컴퓨터의 스크린과 같은 반짝이는 듯한 느낌을 캔버스로 불러온다. 그는 자신이 보는 모든 동시대적 요소를 회화에 옮기며 마침내 자유로움을 느꼈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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