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식⁄ 2019.01.03 14:34:42
매년 1월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 2019’는 글로벌 ICT 기업들이 총출동하는 지상 최대의 가전‧IT 전시회다. 국내에선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매년 빠짐없이 참가해 글로벌 강자들과 신기술 대결을 벌여왔지만, 올해는 참가 기업들이 좀더 늘어났다. SK이노베이션, SK하이닉스, SK텔레콤 등 SK그룹 계열사들과 네이버 등이 최초로 CES 출전을 선언한 것. 5G, IoT, AI, 자율주행 등 다양한 영역에서 어떤 놀라운 신기술이 선보일지 세인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올해 테마 11가지
올해도 1월 8일부터 11일까지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의 라스베이거스 컨벤션 앤드 월드트레이드 센터(LVCC)와 샌즈엑스포 등에서 ‘CES(Consumer Electronics Show) 2019’가 열린다.
1967년부터 매년 미국 소비자가전협회(CEA) 주최로 열려온 CES는 독일 IFA, 스페인 MWC와 함께 세계 3대 가전‧IT 전시회로 꼽히며, 그 중에서도 가장 큰 규모의 행사로 주목받는다. 특히 매년 1월 초에 열린다는 시기상의 이점은 CES를 한 해의 기술‧제품 트렌드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가늠자로 자리잡게 했다.
올해 열리는 CES 2019의 테마는 크게 11가지다. ▲5G와 IoT(사물인터넷) ▲오토모티브 ▲홈·패밀리 ▲로봇·기계지능 ▲스포츠 ▲디자인·제조 ▲실감형 엔터테인먼트 ▲헬스&웰니스 ▲블록체인 ▲광고 및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스타트업 등이다.
국내에서는 삼성전자와 LG전자를 필두로 현대자동차와 SK이노베이션·SK텔레콤·SK하이닉스·SKC 등 SK 계열사, 네이버 등 여러 기업들이 참여해 다양한 신기술을 전시할 예정이다.
삼성전자, 90인치대 8K QLED TV 선보이나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올해도 TV와 로봇, AI 등 여러 분야에서 경쟁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가장 두드러진 경쟁 분야는 단연 TV다.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의 대표가 LG전자라면, 삼성전자는 QLED TV를 내세운다. 두 기술 모두 8K 이상의 초고해상도와 90인치 내외의 거대 화면을 구현하고 있다.
지난해 CES 2018에서 삼성전자는 85인치 8K QLED TV와 146인치 크기의 세계 최초 모듈형 마이크로LED TV ‘더 월’을 전시해 관심을 모았다. 올해는 90인치대 초대형 8K QLED TV와 기존 ‘더 월’보다 홈 시네마에 적합한 규격으로 조정된 마이크로LED TV 신제품이 공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라이프스타일 TV ‘더 프레임(The Frame)’과 ‘세리프 TV(SERIF TV)’에 QLED 디스플레이를 최초 탑재한 신제품도 삼성전자의 핵심 출품작이다. ‘더 프레임’은 그림·사진 등의 예술 작품을 ‘아트 모드’를 통해 보여줌으로써 일상 공간을 갤러리처럼 만들어 주는 제품이며, ‘세리프 TV’는 세계적 가구 디자이너 로낭 & 에르완 부훌렉 형제가 디자인해 어떠한 환경에서도 자연스럽게 공간과 조화되는 인테리어 요소가 강한 TV다.
이외에 무선으로 원격이나 근접 거리에 있는 PC·스마트폰·태블릿PC 등을 TV와 연결해, TV의 큰 화면에서 각 제품 내 설치된 프로그램 및 애플리케이션을 제어할 수 있는 ‘리모트 액세스’ 기능이 최초 공개되며, 삼성전자 특유의 사내벤처 육성 프로그램인 ‘C랩’이 개발한 8개의 과제도 별도 부스를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
LG전자, 클로이 수트봇 신버전 공개
LG전자의 경우 지난 CES 2108에서 소개한 65인치 롤러블 OLED 패널을 활용한 완성품 ‘롤러블 OLED TV’가 공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9월 IFA에 공개했던 세계 최초의 88인치 8K OLED TV도 보다 발전된 모습으로 공개될 것으로 알려졌다.
75인치 8K 슈퍼울트라HD TV도 최초 공개되며, 8K TV와 4K 올레드 TV W9, E9, C9 시리즈 등에 탑재되는 인공지능(AI) 프로세서 ‘알파9 2세대’ 기술도 소개된다. ‘알파9 2세대’ 기술에는 LG전자가 독자 개발한 화질 칩 ‘알파9’을 기반으로, 100만개 이상의 영상데이터를 분석한 딥러닝 기술이 추가됐다.
TV 외에 눈에 띄는 LG전자의 출품작은 ‘로봇’이다. LG전자는 지난 8월 선보인 하체 근력 지원용 클로이 수트봇에 이어 이번 CES 2019에서는 산업현장에서 사용자의 허리 근력을 보조하는 ‘LG 클로이 수트봇’을 공개할 예정이다.
이 로봇은 사용자가 일정 각도 이상으로 허리를 굽히면 이를 감지해 준비상태에 들어가고, 사용자가 허리를 펼 때 로봇이 사용자 허리에 가해지는 힘을 보조하는 방식으로 작동해 반복되는 작업에서 사용자의 허리에 가해지는 부담을 줄여준다.
이외에 초단초점 기술을 적용해 한뼘 정도의 짧은 투사 거리에서도 4K 해상도의 120인치 대화면을 출력할 수 있는 초고화질(UHD) 프로젝터 ‘LG 시네빔 레이저 4K 프로젝터’와 ‘CES 최고 혁신상’을 수상한 ‘LG 사운드 바’도 전시할 예정이다.
현대기아차, 엘리베이트 컨셉트카‧READ 시스템
지난 2009년부터 CES에 적극 참여해온 현대기아차가 올해도 색다른 출품작을 준비했다. 앞서 CES 2018에서 현대차는 수소전기차 ‘넥쏘(NEXO)’를 공개해 화제를 모았었다.
이번 전시회에서 현대차는 ‘걸어다니는 자동차’라 불리는 ‘엘리베이트(Elevate) 컨셉트카’의 축소형 프로토타입이 작동하는 모습을 최초로 공개하고 미래 모빌리티 비전과 전략도 발표할 예정이다.
지난 2일 공개된 ‘엘리베이트 콘셉트카’의 티저 이미지에는 바퀴가 달린 로봇 다리 4개를 이용해 기존 이동수단이 접근할 수 없었던 위험한 지형까지도 접근할 수 있는 색다른 형태의 미래형 자동차가 묘사됐다. 지난 2017년 11월 미국 실리콘밸리에 개소한 현대차그룹 오픈이노베이션센터 ‘현대 크레이들’에서 개발됐다.
기아차는 자율주행보다 한 단계 발전된 ‘감성 주행(Emotive Driving)’을 콘셉트로 ‘실시간 감정반응 차량제어(Real-time Emotion Adaptive Driving, 이하 READ) 시스템’을 최초 공개할 예정이다.
READ 시스템은 AI 머신 러닝 기술과 고도화된 카메라 및 각종 센서, 그리고 차량 제어 기술이 결합된 혁신 기술이다. 가속과 감속, 진동, 소음 등 다양한 주행 환경과 실내·외 환경 조건 속에서 운전자가 반응하는 생체 정보와 감정 상태를 학습하고, 차량 내 카메라와 센서를 통해 운전자의 감정 상태와 생체 정보를 실시간으로 추출한 뒤 이를 기반으로 해당 상황에 맞는 음악과, 온도, 조명과 진동, 향기 등 최적화된 실내 환경을 운전자에게 능동적으로 제공하는 시스템이다.
기아차는 READ 시스템에 적용된 세계 최초의 가상 터치식 제스처 제어 기술인 ‘V-Touch’와 ‘음악 감응형 진동 시트’도 선보일 예정이다. 또, 인력과 전기 동력을 동시에 이용하는 하이브리드 시스템 기반의 4륜 전기 자전거 ‘시드 카(SEED Car)’도 공개할 예정이다.
SK 4사, 미래 모빌리티 기술 모두 모았다
SK이노베이션, SK텔레콤, SK하이닉스, SKC 등 SK그룹의 핵심 4사는 올해 최초로 공동 부스 형태로 CES에 참가한다. 4사가 집중하는 건 전기차 부품 등 모빌리티 관련 기술이다. 4사는 글로벌 자동차 기업들의 전시 부스가 밀집한 노스 홀에 ‘Innovative Mobility by SK(SK의 혁신적인 모빌리티)’를 테마로 한 공동 부스를 만들고 미래 모빌리티 기술을 선보일 예정이다.
먼저, SK이노베이션은 세계 점유율 2위의 전기차 배터리 핵심소재 LiBS(리튬이온배터리분리막)와 폴더블폰의 핵심 소재로 꼽히는 투명 PI필름 ‘FCW(Flexible Cover Window)’을 선보인다.
SK텔레콤은 국내 이통사 중 유일하게 CES에서 2개의 전시 부스를 운영할 예정이다. SK 공동부스에서는 단일광자LiDAR(라이다), HD맵 업데이트 등 자율주행 기술을 선보이며, SM엔터테인먼트 공동부스에서는 홀로박스(HoloBox), 옥수수 소셜 VR 등 5G 실감 미디어를 공개한다.
SK 하이닉스는 ‘Memory-Centric Mobility(메모리 중심 모빌리티)’를 콘셉트로 자율주행,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인포테인먼트, 텔레메틱스 등에 필수적인 차량용 D램과 낸드플래시를 전시한다. 자율주행 환경에 필수적인 고품질 D램, HBM(고대역폭메모리), 엔터프라이즈 SSD를 선보일 예정이다.
SKC는 자동차 케이블 경량화에 유리한 ‘PCT 필름’, 자동차 유리 파손 시 피해를 최소화하는 유리 접합 ‘PVB 필름’, 전기차 배터리의 무게를 줄여주는 방열소재 ‘그라파이트 시트’, 전기차 내 전력반도체에 쓰이는 ‘탄화규소(SiC)’, 친환경 폴리우레탄 내장재 등을 소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