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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의 신세계그룹, ‘세상에 없던 테마파크’ 선보일까?

4조 5700억 투자… 춘천 레고랜드‧영종도 파라마운트와 경쟁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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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630호 정의식⁄ 2019.03.06 11:36:59

송산그린시티 국제테마파크 조감도. 사진 = 신세계프라퍼티


일본, 중국 등 주변국과 달리 디즈니랜드, 유니버설스튜디오 같은 글로벌 인기 테마파크가 없었던 국내 테마파크 산업에 새로운 변화의 물결이 감지된다. 최근 신세계그룹이 송산그린시티 국제테마파크 개발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며 ‘세상에 없던 테마파크’를 선보이겠다는 자신감을 드러낸 것. ‘테마파크형 쇼핑몰’ 스타필드를 성공시킨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이전부터 테마파크 사업에 관심을 표명해온 터라, 해외 유명 테마파크에 견줄 만한 명소가 국내에서도 탄생할 수 있을 거란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신세계, 화성 송산 간척지에 초대형 테마파크 건설

롯데그룹의 롯데월드, 삼성그룹의 에버랜드에 이어 또 하나의 대기업 브랜드 테마파크가 탄생하게 됐다.

지난 2월 28일 신세계프라퍼티 컨소시엄은 한국수자원공사가 공모한 송산그린시티 국제테마파크 복합개발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경기도 화성시 송산면 송산그린시티 내 약 418만㎡(약 127만 평) 규모의 부지에 글로벌 관광도시를 조성하기 위한 사업자 공모가 지난해 11월부터 올 2월 18일까지 진행됐는데, 참여한 사업자가 ㈜신세계프라퍼티와 ㈜신세계건설로 구성된 신세계프라퍼티 컨소시엄 밖에 없었다.

신세계프라퍼티 컨소시엄은 총 예산 4조 5700억 원 규모를 투자해 다양하고 독창적인 콘셉트가 적용된 ‘세상에 없던 테마파크’를 선보이겠다는 포부를 밝혀 그간 공전과 불발을 거듭했던 국내 테마파크 건설 사업에 새로운 전기가 마련될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로 신세계는 글로벌IP(Intellectual Property)를 유치하고, K-POP 등의 한류문화 공간을 포함해 시화호, 공룡알 화석지 등 지역의 우수 관광자원과 연결한 스토리가 있는 테마파크를 건설한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2021년 착공, 2026년 테마파크 1차 개장, 2031년 전체 완공이 목표다.

송산그린시티 국제테마파크 위치. 사진 = 한국수자원공사

핵심 콘셉트는 ▲첨단기술을 구현한 미래도시를 경험할 수 있는 어드벤처 월드(Future)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휴양워터파크 퍼시픽 오디세이(Healing&Nature) ▲ 인근 공룡 알 화석지와 연계한 쥬라기 월드(History) ▲상상 속 동심이 살아나는 장난감 왕국인 브릭&토이킹덤(Fantasy) 등 4가지다. 테마파크 설계는 유니버설 스튜디오 마스터플랜 등을 수립한 캐나다의 '포렉(forrec)'이 맡을 예정이다.

여기에 송산그린시티를 ‘스마트-그린 관광도시’로 변신시키는 계획도 포함됐다. 테마파크, 상업, 주거단지 내 스마트교통시스템을 통해 안전한 도시를 구축하고, 기존 시화호의 갯골을 살린 친수 공간을 조성해 생태, 수질정화가 가능한 친환경 그린 테마파크를 건설하겠다는 것.

최고급 호텔과 리조트는 물론 18홀 규모의 골프장, 복합쇼핑몰, 프리미엄 아웃렛, 주거시설 등 다양한 콘텐츠를 결합해 숙박, 쇼핑, 레저, 액티비티 기능이 집약된 테마파크 도시를 만든다는 전략이다.


신세계 측은 “이번 테마파크 개발을 통한 생산 및 부가가치 유발효과가 약 70조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며 “11만 명의 직간접 고용효과가 발생하고, 직접고용만 1만 5000명 수준의 지역 일자리 창출로 국가 경제활성화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자금난에 2차례 좌초… 정용진 ‘뚝심’에 기대

신세계 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자 경기도와 화성 주민들은 이를 반기는 분위기지만, 일각에서는 우려하는 시각도 적지 않다. 과거 두 번이나 사업이 추진됐지만 중도에 좌초했던 기억 때문이다.

원래 이 사업은 지난 2007년 경기도의 기획으로 처음 추진됐다. 디즈니랜드와 더불어 세계 양대 테마파크로 꼽히는 유니버설스튜디오를 국내에 건설하는 약 5조 1000억 원 규모의 USKR(유니버설스튜디오 코리아리조트) 사업이 수의계약 형식으로 추진됐지만, 2013년 시행사가 자금난을 맞으며 무산됐다.

이후 2015년에는 박근혜 정부의 대선공약으로 선정, 재추진됐으나 2018년 1월 수자원공사가 유니버설스튜디오코리아 컨소시엄과 사업 협약 기한을 연장하지 않기로 하면서 재차 중단됐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가 이 사업을 재추진하기로 결정하면서 지난해 8월 경기도와 화성시, 수자원공사가 재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고, 이후 사업자 공모를 통해 신세계프라퍼티 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것.

경기도 관계자는 “오랫동안 표류한 이 사업의 성공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도 있지만, 신세계 측이 사업자 공모과정에서 이행보증금 350억원을 납부하며 추진 의지를 보인 만큼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사진 = 신세계

이 관계자의 말처럼 성공의 첫 번째 관문은 자금 문제 해결이다. 앞서 사업을 추진했던 시행사들이 2차례에 걸쳐 실패한 것도 자금난 때문이었다. 약 4조 5700억 원에 달하는 이번 사업의 예산을 신세계프라퍼티 컨소시엄을 구성한 ㈜신세계프라퍼티와 ㈜신세계건설 두 회사 만으로 조달하기 어렵다는 건 명약관화하다.

결국 두 회사의 지주사인 이마트가 본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신세계그룹에서 이마트 계열을 맡고 있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앞서 스타필드와 마찬가지로 이마트 유상증자를 우선 실시해 자금을 조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해외 투자자 모집을 적극적으로 검토 중이라는 소식도 전해졌다. 여기에 더해 수자원공사도 테마파크 부지 약 10%를 공동주택으로 개발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건설이 부지 내에 아파트를 건설하면 분양 이익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이전부터 테마파크 사업에 강력한 추진 의지를 드러낸 것을 근거로, 이번 사업에 신세계그룹이 전사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실제로 정 부회장은 그간 “우리의 경쟁자는 테마파크”라며 ‘쇼핑몰의 테마파크화’를 강력히 추진해왔다. 단순히 물건을 사는 쇼핑몰이 아니라 스파와 수영장, 익스트림 스포츠 공간 등이 설치된 복합쇼핑몰 ‘스타필드’를 성공시킨 것도 해외의 유명 테마파크형 쇼핑몰을 벤치마킹한 결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스타필드가 ‘테마파크형 쇼핑몰’이었다면 이번 송산그린시티 국제테마파크는 ‘쇼핑몰형 테마파크’로 만들어질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춘천 레고랜드‧영종도 파라마운트와 경쟁… 승리 가능성은?

또 하나의 우려 요인은 비슷한 시기에 만들어질 경쟁 테마파크들이다. 춘천 레고랜드 코리아, 영종도 파라마운트 테마파크 등이 대표적인 경쟁자로 지목된다.

먼저, 레고랜드 코리아는 영국 멀린 사가 세계에서 10번째로 강원도 춘천에 조성하는 레고 테마파크다. 지난 1월 15일 멀린은 서울에서 1시간 거리인 춘천 중도에 2022년까지 레고랜드 공원을 건설하기로 강원도와 제휴 계약을 체결했다고 보도자료를 내고 자금 조달 방안 등을 공시했다. 총 사업비 2900억 원 중 멀린이 2100억 원, 나머지 800억 원은 강원도의 투자회사인 엘엘(LL)개발이 조달한다는 것.

 

멀린은 시공사 선정 등 사업 준비를 거쳐 3월부터 공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기존의 레고에 치중된 놀이공원에 그치지 않고, 레고 호텔, 워터파크, 씨 라이프 등을 추가 투자해 어린이와 어른 모두가 4계절 체류형으로 즐길 수 있는 복합리조트로 조성할 계획이다.

레고랜드가 들어설 춘천 상중도 전경. 사진 = 연합뉴스

영종도 인천공항 국제업무지구(IBC)에는 파라마운트 스튜디오의 콘텐츠가 중심이 된 테마파크가 건설될 예정이다. 지난해 12월 6일 인천공항공사는 인스파이어인티그레이티드리조트(인스파이어), 파라마운트 픽처스와 ‘인천공항 복합리조트 개발을 위한 협력약정서’를 체결했다. 인천공항 제2터미널 옆 437만㎡(약 132만 평) 부지에서 올 상반기에 착공돼 2021년 말까지 공사를 완료하고 2022년 6월에 개장될 예정이다. 총 사업비 규모는 약 6조 원 내외로 예상된다.

 

파라마운트 픽쳐스는 ‘미션 임파서블’ 등의 IP를 갖춘 헐리우드 영화사이며, 인스파이어는 미국의 카지노리조트 운영기업 MGE 사가 지분 100%를 보유한 특수목적법인(SPC)이다. 카지노복합 리조트 내에 파라마운트 테마파크와 1만 5000석 규모의 다목적 공연장, 5성급 호텔 등을 운영하는 계획이다.

인천공항 측은 인스파이어 복합리조트와 파라마운트 테마파크가 본격적으로 운영되면 1만 개 이상 일자리가 만들어지고 연간 300만 명 이상의 신규 외국인 관광객, 60만 명 이상의 환승객이 인천공항을 통해 한국을 방문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018년 12월 6일 그랜드 하얏트 인천 호텔에서 인천공항공사 정일영 사장(가운데), 인스파이어 케빈 브라운 이사회 의장(왼쪽), 파라마운트 픽쳐스 케빈 서 수석 부사장이 인천공항 복합리조트 개발 협력을 위한 협력약정을 체결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두 리조트에 비해 송산그린시티 국제테마파크는 아직 테마가 명확하지 않다는 약점을 지녔다. 레고나 파라마운트, 카지노 같은 특화된 콘텐츠가 없다는 것. 이에 업계에서는 ‘마블 히어로’ 마니아인 정용진 부회장이 마블 혹은 비슷한 콘텐츠를 확보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한다. ‘일렉트로맨’ 같은 자체 보유 콘텐츠를 재활용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애매한 ‘입지’도 약점으로 지목된다. 영종도의 경우 인천공항이 있어 외국인 관광객의 접근이 용이하고, 춘천 역시 국내외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도시지만, 경기도 화성은 인천공항이나 수도권과 거리가 멀고, 주변의 관광 포인트도 많지 않다는 것.

이에 대해 신세계 측은 송산그린시티의 입지가 나쁘지 않다는 입장이다. 제1,2서해안고속도로, 영동고속도로, 과천의왕고속도로 등이 인접해있어 수도권 2300만 시민들의 접근성이 뛰어나고, 신설 예정인 제2외곽순환도로(인천-안산)구간을 이용할 경우 인천공항에서 사업지까지 50분 내외에 접근이 가능하며, 신안산선, 서해안복선전철의 테마파크 역이 개설되면 대중교통 이용자도 서울에서 1시간 이내에 접근이 가능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입지나 사업비 규모로 봤을 때 송산그린시티 국제테마파크의 가장 유력한 경쟁자는 영종도 파라마운트 테마파크가 될 가능성이 높다”며 “정용진 부회장이 이에 맞설 어떤 전략을 내놓느냐에 따라 성패가 갈릴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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