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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 99.9% 제거”? …공기청정기 광고가 제재를 피하는 방법

코웨이‧SK매직‧삼성전자와 샤오미‧블루에어, 제재 해당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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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632호 정의식⁄ 2019.03.15 14:20:52

2018년 5월 공정위 제재를 받은 코웨이 공기청정기 광고 이미지. 사진 = 공정위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공정위가 공기청정기 판매업체 2곳의 광고를 기만광고로 판단하고 시정명령과 과징금 처분을 내렸다. 이번에 적발된 한국암웨이와 게이트비전은 자신들의 공기청정 제품이 미세먼지, 바이러스 등 유해 물질을 99.99%, 99.97% 제거한다고 광고했지만, 공정위에 따르면 이 수치는 소비자의 일반적 생활환경과 달리 극히 제한적인 실험조건에서 확인된 결과라 공기청정기의 실제 성능으로 보기 어렵다. 하지만 공정위의 잇따른 제재에도 여전히 몇몇 공기청정기 판매업체들은 유사한 광고를 활용하고 있으며, 일부 기업들은 아예 제재를 무시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공정위, 한국암웨이‧게이트비전에 과징금 부과

지난 13일 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김상조)는 공기청정 제품 판매사업자 한국암웨이와 게이트비전에 실제 성능을 잘못 알렸다는 혐의로 시정명령과 과징금 총 4억 1700만 원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두 회사는 외국에서 제조된 공기청정 제품을 국내에 수입‧판매하는 과정에서 “바이러스와 미세먼지를 99.99% 제거”, “0.1㎛의 초미세 미립자까지 99.97% 제거” 등의 광고 문구를 사용했다.

한국암웨이의 앳모스피어 공기청정기 광고 이미지. 사진 = 공정위

하지만, 공정위는 “유해 물질의 99.99%, 99.97% 등 제거” 등의 문구가 소비자의 일반적인 생활환경과 현격한 차이가 존재하는 극히 제한적인 실험 조건에서 확인된 것에 불과해 공기청정 제품의 실제 성능을 잘못 알릴 우려가 있어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공정위는 “99.99% 제거 등의 실험 결과 그 자체가 사실이더라도, 광고가 전달한 제품의 성능에 대한 궁극적 인상과 제품이 실제로 발휘하는 성능 사이에는 상당한 차이가 존재한다”며 “제품의 실제 성능을 정확히 알리기 위한 제한사항이 상세히 표기되지 않은 이상 광고의 기만성이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공정위 “99.99%는 필터 성능”

이번에 제재 대상이 된 공기청정 제품은 한국암웨이의 ‘엣모스피어’와 게이트비전의 ‘블루에어’, ‘다이슨’ 등의 브랜드다.

엣모스피어는 “라돈 부산물, 석면과 같은 미세먼지는 물론 0.009㎛의 바이러스를 99.99% 제거하는 최고 등급의 헤파필터를 사용합니다”, “99.99 바이러스와 미세먼지를 99.99% 제거합니다“ 등의 문구를 사용했다.

게이트비전의 블루에어 공기청정기 광고 이미지. 사진 = 공정위

블루에어는 ”0.1㎛의 초미세 미립자까지 99.97% 제거“, ”실내공기를 스스로 단 12분만에 99.9% 정화“ 등을, 다이슨은 ”PM0.1 크기의 유해한 초미세먼지까지 99.95% 정화됩니다“, ”공기 중의 유해가스와 PM0.1 크기의 미세한 오염물질까지 99.95% 스스로 제거합니다“ 등의 문구를 썼다.

공정위 관계자는 “99.99% 등의 광고 문구는 공기청정기 자체의 성능이 아닌 내부 필터의 성능을 표현한 것에 불과하다”며 “실제 성능은 필터 외에도 모터의 성능과 공기 흡수 및 배출 능력, 센서 성능 등 여러 항목들을 다 따져봐야 하는 만큼, 단순히 특정 필터를 달았다고 해서 그 필터의 성능이 공기청정기의 성능이라고 광고하는 것은 기만광고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코웨이‧SK매직‧삼성전자, 99.9% 표현 사용했지만…

앞서 공정위는 지난 2018년 5월과 7월 각기 7개 사와 6개 사에 대해서도 비슷한 취지의 제재 조치를 취했다.

2018년 5월에는 코웨이와 삼성전자, 위닉스, 청호나이스, 쿠쿠홈시스 등이 시정명령과 공표명령, 과징금 등을 부과받았으며, 에어비타는 시정명령과 공표명령을, LG전자는 경고를 받았다. 이어 같은 해 7월에는 코스모앤컴퍼니와 대우위니아, JSP인터내셔날 등이 시정명령과 공표명령, 과징금 등을 부과받았고, SK매직은 공표명령과 시정명령을, 교원과 오텍캐리어는 시정명령을 받았다.

사실상 국내에서 공기청정 제품을 판매하는 거의 모든 기업이 ‘기만광고’ 판정을 받은 셈이다. 공정위의 제재를 받은 기업들은 이후 제품 광고에서 문제가 되는 문구들을 대거 삭제하거나 수정해 2019년 3월 기준 판매되는 주요 공기청정 제품의 광고에서는 이같은 문구를 찾아보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일부 기업들은 여전히 99.9% 등의 문구가 포함된 과거와 큰 차이가 없어보이는 광고를 하고 있다.

코웨이의 듀얼 스마트 공기청정기 광고 이미지. 사진 = 코웨이

먼저, 코웨이의 듀얼 스마트 공기청정기(2018년 4월 출시)는 “0.02㎛ 미세입자를 99.9% 제거하는 강력한 필터시스템”이라는 광고 문구를 사용하고 있다. SK매직 코어 공기청정기 ACL-120Z0(2019년 1월 출시) 역시 “99.9% 미세먼지를 제거하는 초미세먼지 집진필터”라는 광고 문구를 사용 중이다. 삼성전자도 무풍 큐브 공기청정기 AX80R9080WWD(2019년 1월) 제품 소개에 “99.9 필터시스템으로 빈틈없는 먼지제거” 문구를 사용하고 있다. 공정위 제재에도 불구하고 이런 광고가 가능한 이유는 뭘까?

SK매직의 코어 공기청정기 광고 이미지. 사진 = SK매직

우선 이 광고 문구들은 하나같이 ‘99.9%’의 수식어가 ‘필터’에 해당한다는 것을 명확히 하고 있다. 앞서 문제가 됐던 광고가 필터를 특정하지 않고 마치 공기청정기의 실제 성능인 것처럼 광고했던 것과는 다르다. 또, 99.9% 광고문구와 함께 관련 실험의 주체와 구체적인 실험 조건 등을 명시했고, ‘실 사용 환경에 따라 다를 수 있음’ 등의 주의 문구도 기재했다는 점도 다르다.

삼성전자의 무풍 큐브 공기청정기 광고 이미지. 사진 = 삼성전자

공정위 관계자는 “99.9% 문구 사용을 모두 금지하는 게 아니다. 해당 수치가 나온 실험 근거를 상세히 설명하고, 해당 수치가 실제 사용 환경과는 다르다는 등의 내용이 명시돼 있다면 제재 대상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르면 코웨이, SK매직, 삼성전자 등의 광고는 문제가 없는 셈이다.

샤오미‧블루에어 제품, 공정위 규제 아예 무시?

한편, 몇몇 제품들은 이런 조건조차 충족시키지 않은 채 여전히 ‘99.9% 정화 능력’을 광고해 소비자의 오인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샤오미, 블루에어 등의 일부 해외 직구(직접구매) 제품이 이에 해당한다.

샤오미 미에어2 공기청정기 광고 이미지. 사진 = 샤오미

G마켓, 11번가, 인터파크 등 오픈마켓에서 주로 판매되는 ‘샤오미 미에어2’ 제품 소개를 보면 실험에 대한 별다른 언급 없이 ‘99.99% PM0.3~0.5’, ‘100% 먼지, 털 등 큰 미립자’ 등의 문구가 포함된 것을 볼 수 있다. 

블루에어 퓨터 411 공기청정기 광고 이미지. 사진 = 블루에어 

‘블루에어 공기청정기 퓨어 411’ 제품 소개 역시 특별한 실험 조건에 따른 것이라는 설명 없이 막연하게 “0.1마이크론 크기의 입자까지 99.97% 제거하는 뛰어난 공기정화 효과를 자랑합니다”라는 문구가 씌어있다.

이에 대해 공정위 관계자는 “그런 류의 광고 문구는 당연히 제재대상이 될 수 있다”며 “지속적인 시장 점검을 통해 문제되는 기업이나 제품에 대해서는 시정을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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