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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광호 한화건설 사장, 플랜2 성공할까

현장 누빈 건설통 … “위기가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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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638호 정의식 기자⁄ 2019.05.27 09:44:41

최광호 한화건설 사장(오른쪽)과 알 콰타니 SCPC 회장이 2016년 4월 7일 사우디아라비아 알코바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4억달러 규모의 화공플랜트 공사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사진 = 한화건설

(CNB저널 = 정의식 기자) 한화건설이 2015년 최광호 대표 취임 이후 3년 연속 흑자를 이어가고 있다.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사업을 비롯한 해외사업과 여수 웅천, 광교, 김포 풍무 등 국내 개발사업이 순항한 덕분이다. 하지만 올해는 전반적인 건설업 침체로 수주액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최 대표는 녹록지않은 현 상황을 어떻게 돌파할까.

지난해 주요 대형건설사들의 실적이 호조를 보였지만, 특히 두각을 드러낸 곳이 한화건설이다. 영업이익이 무려 2배 이상 늘었다.

지난달 1일 한화건설이 공시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의 별도재무제표기준 2018년 매출액은 약 3조5979억원으로 2017년보다 12.5% 늘었으며, 영업이익은 3074억원으로 전년보다 무려 117.4%나 증가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영업이익률도 8.54%에 달해 매출 대비 수익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됐다. 2016년과 2017년에 이은 3년 연속 영업이익 흑자 기록이었다.

한화건설의 실적 호조는 국내 주택개발사업 수익이 본격화되고 해외사업도 안정화에 성공한 덕분으로 분석된다. 먼저, 국내에서는 여수 웅천지구 복합개발, 광교 복합개발, 인천 서울여성병원 복합개발 등 대형 개발사업들의 매출이 지속적으로 반영됐고, 특히 4년간 임대 운영했던 ‘김포 풍무 꿈에그린 유로메트로’ 1810가구의 분양계약이 완료됐다.

해외에서는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프로젝트(BNCP: Bismayah New City Project)가 2017년 이라크 내전 종결과 함께 정상화됐다.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 인근에 약 10만 가구 규모의 신도시를 건설하는 이 사업은 누적 수주액이 101억달러(한화 약 11조원)에 달하는 한화건설의 대표 해외사업이다.

국내와 해외에서 동시에 개선된 실적 흐름이 나타나자 신용등급도 상향 조정됐다. 지난해 12월과 올해 2월, 4월에 한국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 나이스신용평가가 각각 한화건설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올렸다. 국내 3대 신용평가사가 모두 한화건설의 미래를 낙관한 셈이다.

42년 ‘한화맨’의 승승장구

‘3년 연속 흑자’로 표현되는 한화건설의 상승세를 주도하고 있는 사람은 지난 2015년 대표이사로 취임한 최광호 사장이다. 그가 취임할 때까지만 해도 한화건설은 2년 연속 4000억원대 영업 적자를 기록하고 있었지만, 취임 직후인 2016년 흑자전환에 성공해 현재에 이르고 있다.

1956년생인 최 사장은 1977년 한화건설(구 태평양건설)에 입사한 이후 약 40여년 넘게 국내외 건축현장을 섭렵한 현장 전문가다. 2007년 건축지원팀 상무로 승진했으며, 2012년 12월엔 건축사업본부 본부장을 맡으며 전무로 승진했다. 이어 2013년 BNCP 건설본부 본부장을 맡았으며, 2015년 1월 해외부문 부문장을 맡으며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비스마야 신도시 전경. 사진 = 한화건설

2015년 6월 한화건설 대표이사에 오른 그는 IS(이슬람국가) 준동으로 야기된 비스마야 신도시 프로젝트 위기를 정상화시키는데 집중했다. 당시 IS가 이라크 북부지역을 점령하고 수도 바그다드로 공략해 들어올 때 수많은 기업들이 이라크에서 철수했지만, 한화건설은 흔들리지 않고 현장에 남았다. 그 결과 현지 주민들은 물론 정부의 높은 신뢰를 확보할 수 있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도 이라크를 여러번 방문할 정도로 관심을 기울였던 비스마야 신도시 사업은 2017년 IS가 철퇴하며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었다. 2018년 12월 6일 최 대표가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한 건 비스마야 신도시 사업에 대한 높은 기여도 때문이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앞서 2018년 3월 1년 임기가 연장됐던 최 대표는 올 초 이사회에서 다시 2020년 3월까지 임기가 연장됐다. 건설업계 전문경영인 중에서는 임병용 GS건설 대표이사 사장(임기 9년)에 이은 2번째 장수 CEO다.

사업다변화·내부거래 ‘양날의 검’

업계에서는 오는 7월 발표되는 국토부 시공능력평가에서 한화건설이 다시 10위권에 진입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화건설은 2013년 10위를 기록하며 첫 10위권에 진입했고, 2014년 9위에 올랐지만, 2015년 이후 4년간 11위를 유지해왔다. 하지만 지난해 호실적을 거뒀고, 올해 사업 전망도 양호한 상황이라 10위권 진입 가능성이 높다는 예측이다.

하지만 상황이 마냥 낙관적인 것만은 아니다.

우선 건설사의 미래 실적을 예상하는 가늠자인 ‘수주 잔고’가 계속 줄고 있다는 점이 악재로 꼽힌다. 2016년 19조원이었던 수주 잔고는 2017년 16조1118억원, 2018년 16조1029억원 등 지속적인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앞서 비스마야 신도시 프로젝트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아 유동성 위기를 겪었던 사례 때문에 수주 전략을 수익성 위주로 다변화한 때문이지만, 장기적 불안 요소인 건 부정하기 어렵다.

한화건설은 2014년 하반기 이후 국내 민간건축·주택사업을 적극적으로 수주하고, 한화토탈, 한화케미칼 등 계열사 발주 물량을 늘리는 등 수주 확대 및 수익 다변화를 추구하고 있다. 문제는 계열사 발주 물량이 지나치게 늘어날 경우 ‘일감 몰아주기’ 논란에 휘말릴 가능성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올라온 한화건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내부거래 매출은 9385억원으로 2017년의 6933억원보다 35.4% 늘었다. 타 대형건설사와 비교하면 적은 비중이지만, 늘고 있는 추세가 가파른 건 우려 요인으로 꼽힌다.

이외에 지방 부동산의 침체가 심각하고 서울·수도권 부동산 경기의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어 한화건설이 최근 적극적으로 추진 중인 국내 복합 개발사업들의 리스크가 커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와 관련 한화건설 관계자는 CNB에 “부동산 침체 분위기는 걱정되지만 이미 주요 현장의 분양이 성공리에 마무리된 상황”이라며 “내부거래 비중이 커진 건 일시적 현상이며, 총 매출의 20% 정도에 불과해 다른 건설사에 비하면 크지 않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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