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쇄
  • 전송
  • 보관
  • 기사목록

“혼술·혼밥족 노려라” 밀키트 전쟁

“7000억대 시장이 위기 돌파구”

  •  

cnbnews 제641호 김수식 기자⁄ 2019.06.24 09:50:52

6월 10일 오전 서울 이마트 용산점에서 모델들이 ‘레드와인 소스 스테이크’,’밀푀유 나베’,’훈제오리 월남쌈’ 등 프리미엄 밀키트 상품 6종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CNB저널 = 김수식 기자) 유통업계가 ‘밀키트(Meal Kit: 반 조리음식)’ 사업에 힘을 쏟고 있다. 향후 5년 내 규모가 7000억원까지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며 새로운 먹거리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GS리테일, 현대백화점, 동원F&B, 한국야쿠르트 등 여러 식품·유통업체들이 한 발 앞서 이 시장에 진출했고, 지난 4월엔 CJ제일제당이, 최근엔 이마트까지 도전장을 내밀어 바야흐로 밀키트 시장은 ‘춘추전국’을 맞이한 형국이다.

1인 가구와 맞벌이 부부가 증가하면서 혼자 끼니를 때우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이와 함께 ‘가정간편식(HMR)’이 꾸준한 성장세를 보였다. 최근에는 HMR의 진화형태인 ‘밀키트’가 주목받고 있다.

밀키트는 손질된 식재료와 양념, 그리고 조리법을 함께 제공하는 제품이다. 조리된 음식을 전자렌지에 데워서 먹는 기존 가정간편식과는 달리 직접 요리를 하는 즐거움을 경험할 수 있다. 식재료는 냉장 상태로 배송되기 때문에 가정간편식보다 신선하고 유통기한이 짧다.

지난 10일 신세계 이마트가 밀키트 사업에 나섰다. 10개월간의 기획기간을 거쳐 ‘피코크 밀키트’를 선보였다. ‘레드와인소스 스테이크’, ‘밀푀유 나베’, ‘훈제오리 월남쌈’ 등 총 6종으로 구성된 패키지가 전국 105개 이마트 점포와 온라인몰에서 판매 중이다.

이마트는 해외여행 경험이 풍부하고 외식산업의 성장기에 유년시절을 보내 식도락에 관심이 높은 30~40대 맞벌이 부부를 주요 타깃으로 선정, ‘프리미엄 밀키트’를 지향한다. 이와 함께 오프라인 점포와 쓱배송의 연계를 통해 편의성을 높이고 포장지 과다사용 문제도 해결한다는 방침이다.

곽정우 이마트 피코크 담당은 “피코크 밀키트의 올해 매출 목표는 100억원으로, 5년 뒤인 2024년에는 연매출 500억원 규모의 서브 브랜드로 육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앞서 4월에는 CJ제일제당이 밀키트 브랜드 ‘쿡킷’을 론칭했다. 브랜드 인지도 확대를 위한 다양한 활동을 전개해 올해 매출 100억원을 달성하고, 향후 3년 내 1000억원 규모로 키우겠다고 밝혔다. 이어 올해 11월까지 100억원 이상을 투자해 밀키트 센터를 건설한다는 계획이다.

또 CJ프레시웨이는 쿡킷의 식재료 공급, CJ대한통운은 새벽배송을 전담하는 등 계열사들과 경쟁력, 인프라를 결합해 시너지를 극대화했다.

김경연 CJ제일제당 온라인사업담당 상무는 “기존에 없던 새로운 경험과 가치를 제공하기 위해 독보적인 식품 R&D 역량과 노하우, HMR 사업 경쟁력, 셰프 레시피, 계열사 시너지 등을 총동원했다”고 설명했다.

선두업체들 사활 건 ‘수성전’

새로운 경쟁자의 출현으로 밀키트 시장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이미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GS리테일 ‘심플리쿡’, 현대백화점 ‘셰프박스’, 롯데마트 ‘요리하다’, 갤러리아백화점 ‘고메494’ 등은 수성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GS수퍼마켓에서 고객이 ‘심플리쿡’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 = GS리테일

GS리테일은 올해 안에 ‘하루 1만개 판매 달성!’이라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최초 온라인 기반으로 시작했던 심플리쿡은 지난해 말부터 GS25, GS수퍼마켓 오프라인 매장에서 판매를 시작, 온오프라인으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그동안 축적된 GS리테일의 온오프라인 판매 데이터를 기반으로 각 채널에 적합한 차별화된 상품을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4월 신선한 식재료와 강남 유명 레스토랑 셰프의 레시피를 활용한 ‘셰프박스’로 간편식 시장에 들어왔다. 현대백화점은 차돌버섯찜·양념장어덮밥·밀푀유나베 등 10종을 먼저 선보였으며, 기존 냉장상품 15종에 냉동상품 20여종을 보강해 연내에 추가로 선보일 예정이다.

동원F&B는 지난 4월 밀키트 제품인 ‘양반 나만의 요리 만들기 KIT’ 4종(삼계영양솥밥, 버섯영양솥밥, 불고기전골, 왕만두전골)을 출시했다. 기존 밀키트 제품과 달리 요리의 주재료는 제외하고 부재료만을 엄선해 담았다. 소비자가 직접 쌀, 만두, 고기 등의 주재료를 취향에 따라 직접 선택해 조리할 수 있어 집밥의 요소가 더욱 강화된 제품이다.

한국야쿠르트는 2017년 온라인에서 주문하면 ‘프레시 매니저’(야쿠르트 아줌마)가 직접 배달해 주는 ‘잇츠온 밀키트’를 출시해 운영하고 있다. 연간 매출은 론칭 첫해 90억원에서 지난해 180억원으로 급증했다. 최근 셰프와의 협업을 통해 신제품을 내놓기도 했다. 현재까지 출시된 밀키트 제품은 총 30여종으로, 그중 셰프와 함께 선보인 제품은 총 9종이다.

이렇듯 여러 기업들이 밀키트 시장에 뛰어드는 이유는 성장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식품업계에서는 지난해 기준 약 200억원 규모였던 밀키트 시장이 올해 400억원으로 2배 증가하고, 2024년까지 7000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업체간 경쟁이 과열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실제로 미국 밀키트 시장을 선점한 ‘블루에이프런’은 최근 브랜드가 많아지고 경쟁이 심화되면서 지난해 시장점유율이 전년 대비 약 17%포인트 가량 떨어진 40.3%로 나타났다.

유통 관계자는 CNB에 “혼자 밥을 챙겨 먹는 사람이 증가하면서 가정간편식이 큰 인기를 누렸다. 여기에 좀 더 건강한 음식을 만들어 먹고 싶은 욕구도 늘면서 간단하게 요리해 먹을 수 있는 밀키트가 주목 받고 있다”며 “밀키트 시장은 성장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본다”고 말했다.

관련태그
CNB  씨앤비  시앤비  CNB뉴스  씨앤비뉴스

배너
배너
배너

많이 읽은 기사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