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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들이 스포츠 홍보에 나선 뜻은?

투자유치+브랜드업, ‘일타이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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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643호 손정호 기자⁄ 2019.07.08 11:09:49

증권가에 스포츠 마케팅 붐이 일고 있다. 골프와 야구를 활용해 투자자와의 접점을 좁히고 있는 것.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하이투자증권은 다양한 방법으로 골프대회를 활용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는 야구대회, 키움증권은 야구단 운영에 나섰다. NH투자증권의 KLPGA 레이디스 챔피언십 대회 모습. 사진 = 연합뉴스

(CNB저널 = 손정호 기자) 미중 무역분쟁과 환율 불안, 한반도 리스크 장기화 등으로 증시 침체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자구책 마련에 나선 증권사들이 이색 마케팅을 펼치고 있어 주목된다. 특히 전통적인 증권거래 수수료 수입에서 벗어나 본격적인 투자은행(IB) 시대가 도래한 만큼, 증권사들 간의 경쟁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증권가에 스포츠 마케팅 바람이 불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최근 ‘레이디스 챔피언십 대회’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이 대회는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 소속 선수들이 출전하는데 NH투자증권이 매년 주최하고 있다. 특히 올해(12회째)는 NH투자증권 창립 50주년이라 평소보다 공을 많이 들였다.

이번 대회는 경기도 용인의 수원컨트리클럽에서 열렸다. 지난달 10~12일 총 3만3000명이 대회를 찾았다. 최종 3라운드가 열린 12일에는 무려 1만9470명의 갤러리(골프 관람객)가 몰렸다.

NH투자증권은 18번 홀 그린 주변에 400석 규모의 갤러리 스탠드를 설치했다. 직원 90명이 자원봉사자로 나서서 현장 지원을 했다. 정영채 사장도 발 벗고 나섰다. 정 사장은 우승자인 최혜진 선수에게 직접 트로피와 상금을 전달했다.

한국투자증권도 골프대회를 열었다. 이 증권사는 작년 공중파 방송사인 SBS와 손잡고 베트남에서 ‘한국투자증권 챔피언십 with SBS 골프’를 열었다. 일회성 대회지만 향후 다시 골프대회를 열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한국투자증권은 동남아시아에서 전지훈련 중인 선수들을 위해 대회를 개최한 경험이 있었다. 2016년 베트남 호치민에서 우리 선수들의 컨디션 조절을 위한 경기를 후원했다. 이 경험을 살려서 총 상금 7억원 규모의 정규대회를 진행한 것. 이 대회는 베트남 호치민의 트윈도브스 골프클럽에서 열렸다.

한국투자증권은 이 대회에 애정을 쏟았다. 트윈도브스 골프클럽은 165ha로 매우 넓은 장소를 자랑한다. 골프매거진이 베트남 최고의 코스 1위, 골프다이제스트가 5위로 뽑은 곳이다. SBS 골프는 하루에 5시간씩 이 대회를 생중계했다.

 

하이투자증권은 VIP 고객들을 초청해 골프대회를 연다. 매년 서울과 부산에서 사장이 참여하는 동반 라운딩을 하는 것. 사진 = 하이투자증권

하이투자증권은 VIP 고객들을 위해 골프대회를 열고 있다. 지난 4일 부산 동래, 지난달 경기도 가평의 베네스트 클럽에서 ‘VIP 고객 초청 골프대회’를 진행했다.

하이투자증권은 매년 서울과 부산에서 이 대회를 연다. 임직원이 직접 초대한 VIP 손님과 함께 ‘동반 라운딩’을 하는 게 특징이다. 프로골프 선수의 경기를 보는 게 아니라, 증권사 직원과 고객이 함께 땀을 흘리는 셈이다. 김경규 사장도 참여했다.

경기가 끝나면 만찬을 즐기며 담소를 나눈다. 우승과 준우승, 메달리스트, 롱기스트, 니어리스트상을 시상한다. 기념품도 나눠주면서 증권사에 대해 좋은 이미지를 만들어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올해에는 DGB금융그룹 계열사로 편입돼, 종합금융그룹 일원으로 보다 나은 서비스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증권사 관계자는 CNB에 “고액 자산가들 중에 취미로 골프를 치는 사람들이 많다”며 “고객들에게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회사의 좋은 면들을 알리기 위해서 골프대회를 진행하는 경우가 많아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투자협회는 소속 증권사들을 대상으로 야구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24개 회원사 야구팀이 총 112경기를 한다. 키움증권은 ‘키움 히어로즈’의 메인 스폰서로 활동한다. 오는 2023년까지 연간 100억원씩 500억원을 투입한다. ‘키움 히어로즈’의 야구경기 모습. 사진 = 연합뉴스

구장 달리며 브랜딩 강화

야구도 증권업계를 알리기 위한 종목으로 부상하고 있다.

가장 유명한 대회는 금융투자협회의 야구대회다. 금융투자협회는 소속사(한화투자·한국투자·삼성·현대차·교보·메리츠종금증권, 신한·하나·DB금융투자, 미래에셋대우, 미래에셋자산운용 등)들을 대상으로 매년 금융투자협회장배 야구대회를 열고 있다. 회원사들의 친목을 도모하는 목적이 강하다. 하지만 동시에 일반 시민들에게 증권업에 대한 건강하고 즐거운 이미지를 주는 측면도 있다.

올해 대회는 지난 4월 경기도 김포의 고촌제일구장에서 시작했다. 24개 회원사의 야구팀이 참여해 금융, 투자, 성장 등 총 3개의 리그로 경기를 이어간다. 총 112경기다. 개막전에서는 미래에셋대우, KB증권, SK증권, 대신증권, 신영증권이 1승을 차지했다. 오는 9월 초에 결승전과 시상식을 진행할 예정이다.

올해에는 처음으로 여성 선수도 등장했다. 현대차증권의 김수연 주임과 BNK투자증권의 조혜린 주임이 그 주인공이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 등 사회복지단체에 기부금을 전달하는 자선대회의 취지도 살릴 예정이다. 24개팀의 선수들이 성금을 모아 어려운 이웃을 돕는 방식이다.

직접 야구단을 운영하는 증권사도 있다. 키움증권은 프로야구단 ‘키움 히어로즈’의 메인스폰서로 활동한다. 과거 ‘넥센 히어로즈’로 불렸던 팀이다. 키움증권은 이 팀에 올해부터 오는 2023년까지 연간 100억원씩 500억원을 투입한다. 현재 정규리그 3위(승률 0.575)를 기록하고 있다.

키움증권은 이전에도 야구장 펜스와 전광판 광고를 진행해왔다. 이런 경험을 확장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다양한 이벤트도 하고 있다. ‘키움 히어로즈’는 이달 26일 고척 스카이돔 홈경기에서 농심과 함께 ‘VONO스프 사랑나눔베이스볼’ 행사를 했다. ‘VONO스프’ 2개를 가져오면 야구 관람권과 교환해준다.

키움증권은 야구장을 찾는 주요 소비층인 30~50대 남성이 증권사 주요 투자자와 일치한다는 점에 기대하고 있다. 젊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스포츠인 야구를 후원해 미래 고객을 확보하는 효과를 거둘 것이라는 분석도 과감한 투자를 가능하게 만든 요인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CNB에 “야구는 일반인들도 좋아하고 많이 즐기는 스포츠”라며 “젊은 사람들에게 증권사 업무에 대해 알리고 회사의 브랜드를 어필하기 위해 이를 마케팅에 활용하는 빈도가 증가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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