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과 똑같은 여행은 재미가 없다고 느끼거나 낯선 여행지에서 예술을 즐기고 싶은 이들, 혹은 책으로 다른 세상을 만나고 싶은 이들을 위한 책이다. 세상을 만나는 하나의 통로인 여행의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이 책은 예술을 택했다. 예술은 만들어진 시대의 분위기와 문화를 담고 있어 한 시대를 이해하는 좋은 수단이 될 수 있다.
네덜란드의 국민화가 렘브란트, 영국인이 사랑하는 화가 윌리엄 터너 등 이 책에 등장하는 예술가들은 우리가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이들이다. 시대의 모습을 고유의 시각으로 재해석해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가치를 담아야 국민화가라는 호칭을 받을 수 있고, 그렇게 까다롭게 선택된 예술가들이 이 책에 담겼다. 세계 어디를 가더라도 예술은 존재하고, 그 나라를 대표하는 예술가를 만난다면 그 나라의 역사와 문화를 만나는 것과 같다.
이 책에 등장하는 18개국 예술가 23명의 삶과 예술 세계는 각 나라의 독특한 역사와 문화를 상징한다. “빈센트 반 고흐는 프랑스 남부의 밝은 햇빛을 담은 강렬한 노란색의 그림들로 유명하지만, 그가 네덜란드 누에넨에서 그린 ‘감자 먹는 사람들’이 없었다면 노란색의 강렬함도 등장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저자는 강조한다. 또한 “스페인이 전 세계에 자랑하는 화가 프란시스코 고야의 그림에는 19세기 스페인의 혼란스러웠던 역사적 상황이 그대로 드러난다”고 짚는다. 한 예술가의 이야기가 끝날 때마다 등장하는 ‘꼭 둘러볼 곳!’ 코너에는 그 예술가와 관련된 장소들이 나온다. 마지막으로 각 이야기에서 알아야 하는 용어가 ‘알고 넘어가기!’ 코너에 소개된다. 어려운 예술 용어들이 설명되어 있어 이해를 돕는다.
이명옥 지음 / 1만 8000원 / 시공아트 펴냄 / 384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