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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미더 금융” 금융과 힙합의 색다른 협업

힙합 아티스트 내세운 IBK기업은행·하나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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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646호 옥송이⁄ 2019.07.31 11:06:37

은행들이 ‘힙(유행을 선도하는 행위)’해졌다. 기존의 딱딱한 분위기를 뒤로하고, ‘힙합 아티스트’들과의 협업 및 음원 프로젝트를 선보이면서다. 다소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조합이지만, SNS에서 읽을 수 있는 반응은 뜨겁다. 특히 ‘밀레니얼’ 세대를 중심으로 ‘은행 광고라니 믿을 수 없다’ 등의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힙합과 색다른 협업을 선보이고 있는 은행들의 행보를 살펴본다.

IBK기업은행 “힙스터 모여라”
‘나플라-루피-이영지-플루마’와 협업


적갈색 벽돌로 지어진 건물을 배경으로 민트색, 자주색, 금색 등 다양한 색상으로 머리를 물들인 아티스트들이 등장한다. 이들은 소파에 앉아서 래핑 하기도 하고, 화려한 조명이 비치는 자동차에 기대 포즈도 취한다.
 

IBK기업은행은 래퍼 나플라, 루피, 이영지, 플루마와 협업한 음원을 선보였다. 사진 = IBK기업은행 


언뜻 보면 힙합 아티스트가 새로 발매한 음원의 뮤직비디오 같지만, 실은 은행 광고 영상이다. 주인공은 IBK기업은행. 일명 ‘힙스터(고유한 패션과 음악 문화를 좇는 부류)’들을 고객으로 유치하려는 모양새다.

IBK기업은행은 지난 25일 청담 일지아트홀에서 앨범 발매 쇼케이스를 갖고, 스마트뱅킹 앱 ‘i-ONE(아이원)뱅크’의 전용 음원 ‘I’m the ONE(아임 더 원)’을 공개했다.

이 음원은 래퍼 나플라(nafla)와 루피(Loopy), 이영지, 플루마(PLUMA)가 의기투합한 곡으로, ‘청춘들을 향한 희망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더불어 네 사람의 독보적인 래핑이 더해져 완성도 높은 곡이 탄생했다는 것이 사 측의 설명이다.

곡에 대한 반응은 폭발적이다. 뮤직비디오가 공개된 지 닷새만인 현재, 유튜브 영상 조회 수는 이미 6만을 넘어섰다. 또 힙하다 못해 은행 광고인지 모를 정도의 퀄리티 때문에 영상 마지막에 이르러서야 기업은행 광고인 줄 알았다는 반응들이 많다. 실제로 “기업은행이 열일했다” “신선하다. 광고효과 톡톡히 볼 것 같다” 등의 댓글이 이어졌다.
 

IBK기업은행이 힙합 아티스트들과 함께 선보인 음원의 뮤직비디오 장면. 사진 = IBK기업은행 


기업은행 관계자는 “‘아이원뱅크’의 젊은 이미지를 알리기 위한 콘텐츠 마케팅의 일환”이라며 “앞으로도 디지털금융 부문에서 문화적 요소와 브랜드를 결합한 ‘브랜디드 콘텐츠’ 마케팅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KEB하나은행 ‘10대 대표 래퍼’ 김하온과 협업
‘청춘 응원’부터 ‘독립운동 100주년 기념 음원’까지 큰 호응


KEB하나은행은 래퍼 김하온을 모델로 기용, 광고효과를 톡톡히 누린 바 있다.

이 은행은 지난해 5월 Mnet(엠넷) ‘고등래퍼2’ 우승자인 래퍼 김하온을 서브 광고모델로 발탁하고, 음악 영상 ‘청춘, 그 하나하나’를 공개했다.

1020 세대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는 힙합 아티스트를 기용한 결과는 소위 말해 ‘대박’을 쳤다. 청춘을 예찬하는 그의 영상은 그동안 KEB하나은행이 유튜브에 공개한 바이럴광고 가운데 가장 높은 조회 수를 기록했을 정도다.

이 같은 반응을 토대로 올해에도 뜻깊은 프로젝트를 이어갔다. 3.1운동 및 임시정부수립 100주년을 기념한 나라사랑 캠페인 ‘하나되어 외쳐봐, 대한민국 WE ARE 100’을 함께 진행한 것.
 

KEB하나은행은 지난해 5월 래퍼 김하온을 모델로 기용했다. 사진은 음악 영상 '청춘, 그 하나하나'의 캡쳐 화면. 사진 = KEB하나은행 


캠페인 영상은 김하온이 독립운동 사적지를 찾아가 소개하는 컨셉으로, 직접 작사 및 랩에 참여한 곡이 함께 어우러졌다. 특히 3.1운동과 임시정부수립이라는 다소 무거운 주제를 청년들의 관심과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밝은 분위기로 제작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KEB하나은행 관계자는 “현재는 계약이 만료됐지만, 래퍼 김하온과 협업한 음원 및 영상이 긍정적 반응을 얻은 만큼 홍보 효과가 있었다”며 “특히 독립운동 100주년 기념 캠페인은 통통 튀는 밝은 분위기에서 애국심을 고취해 큰 사랑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힙스터 성지로 탈바꿈하는 은행권
이유는? ‘밀레니얼 고객’ 모십니다


은행들이 ‘힙’해지려고 노력하는 이유는 단연 고객 유치를 위해서다. 그것도 새로운 소비 주축으로 떠오른 밀레니얼 세대에게 친근한 은행이 되기 위해 ‘힙스터들의 성지’를 자처하는 것.

한 은행업계 관계자는 “젊은 세대에게 힙합은 이미 주류문화로 자리 잡지 않았나. 힙합 아티스트와의 협업이나 모델기용은 젊은 층을 자사 고객으로 유치하기 위한 노력”이라고 설명했다.
 

KEB하나은행은 김하온과 3.1운동 및 임시정부수립 100주년을 기념한 나라사랑 캠페인을 함께 진행한 바 있다. 사진 = KEB하나은행 


또 다른 관계자는 “디지털·비대면화 되다 보니 은행업계는 고민이 많다. 예전에는 대학 졸업하고 취업하면 은행 창구에 와서 적금 등의 상품 가입하는 게 당연한 절차였다면, 지금은 다르다”며 “밀레니얼 세대는 굳이 창구에 오지 않는다. 스마트폰으로 알아보고, 또 비대면 가입이 익숙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은행권에서는 모델기용이 무시할 수 없는 요소다. 밀레니얼 세대가 선호하는 모델을 통해 고객들이 일명 ‘로열티(충성심)’를 보일 수 있는가 하는 점이 중요해졌다”며 “최근 아이돌 모델이 기용된 이유 역시 로열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는데, 마니아층이 두터운 힙합 아티스트와의 협업 역시 은행 홍보에서 좋은 방법이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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