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46호 이동근⁄ 2019.07.31 16:03:17
LG유플러스가 특정 연령대로 제한되긴 하지만 월 8GB의 데이터를 기본으로 제공하는 4만원대 5G 요금제를 출시하면서 요금 인하 전쟁이 벌어지는 분위기다. 정부가 이동통신사들에게 지속적으로 5G 저가 요금제 출시를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선공’을 날린 셈이다. 이에 따라 타 통신사들의 대응에도 소비자들의 관심이 모이는 분위기다. 유플러스의 가격 인하 정책과 타 통신사들의 움직임에 대해 CNB저널에서 알아보았다. |
LG유플러스는 28일 청소년과 시니어를 위한 5G 요금제 2종을 비롯, 가족공유 전용 요금제 1종까지 총 3종의 신규 5G 요금제를 출시했다고 28일 밝혔다. 이 중 청소년과 시니어를 위한 5G 요금제는 이통사들 중 처음으로 출시하는 ‘4만원대 5G 요금제’다.
구체적으로 보면 ‘5G 라이트 청소년’(만 4~18세)와 ‘5G 라이트 시니어’(만 65세 이상)는 부가가치세 포함 45000원으로 선택약정 할인 적용 시 월 3만 원대(3만 3750원, VAT 포함)다. 음성·문자는 기본 제공되며, 데이터는 월 8GB지만 (소진 후 1Mbps 속도제어)를 서비스한다.
유플러스 박종욱 모바일상품그룹장 전무는 “청소년과 시니어 전용 요금제를 마련해 5G 서비스의 이용 부담을 대폭 낮추고, 가족 공유 혜택을 신설해 가계통신비 인하에 기여하고자 했다”라며 “앞으로도 보조금 보다는 요금제 및 서비스 경쟁을 주도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4만원대 요금제 발표가 의미를 갖는 이유는 현재 이통사가 내 놓고 있는 중저가 요금제는 5만원대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이 7만원대의 요금제를 내 놓은 뒤 정부에서 ‘퇴짜’를 맞은 뒤 이통3사 모두 최저 5만원대의 요금제를 시장 최저 가격으로 내 놓고 있다.
참고로 3사의 비슷한 수준의 요금제를 분석해 보면 SKT의 5GX 슬림 요금제와 KT의 5G 슬림 요금제는 월 5만5000원에 8GB 데이타를 제공하고, 유플러스의 5G라이트 요금제는 같은 가격에 데이터만 9GB를 제공한다. 5G는 속도가 빠라 데이터 소모량이 많기 때문에 보통 8~9GB를 제공하는 요금제가 최저 기준으로 인정된다.
‘정부·소비자 압박 + 경쟁 우위’ 영향 받은 듯
유플러스가 이같은 가격 정책을 발표한 것을 두고 시장에서는 두 가지 분석이 나오고 있다하나는 정부·소비자단체의 압박에 의한 것이다. 실제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유영민 장관은 지난 22일 통신비 경감 정책의 성과를 언급하면서 5G 저가요금제의 필요성을 언급한 바 있다.
유 장관은 당시 정부과천청사에서 기자들을 대상으로 한 진행한 오찬간담회에서 “5G 서비스가 불편한데 요금을 내리는 것도 아니고 그대로 받나 하는 불만이 있을 수 있다. 그런 측면에서 이통 3사에 저가 요금제에 대해서 요구하면서 협조를 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단체들도 가격인하 압박에 나서고 있다. 참여연대는 지난 4일 기자회견을 통해 “과기정통부가 SK텔레콤이 제출한 인가 심사자료를 그대로 옮겼을 뿐 자체 분석을 하지 않는 ‘깜깜이 심의’를 진행했다”고 주장했다. 제대로 된 분석 없이 기업이 제시한대로 받아들여줬다는 것이다.
이어 “LTE의 경우, 최저 요금제는 3만 원대 부터 시작하지만 5G 요금은 이통 3사 모두 5만 5000원으로 통일했다”고 지적했다.
다른 측면은 가입자 확보를 위한 유인책이다. 현재 이동통신 가입자는 SK텔레콤과 KT, 유플러스가 각각 5:3:2의 구성으로 이뤄져 있다. 하지만 5G에서는 초기부터 유플러스가 적극적으로 홍보에 드라이브를 걸면서 약 30%의 시장 점유율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LG유플러스 하현회 부회장도 17일 용산사옥에서 열린 2분기 사내 성과 공유회에서 직접 “5G 상용화 100일 5G 점유율 29%를 달성해 기존 보다 높은 시장 점유율을 확보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처럼 5G시장에서 초반 어느 정도 흥행이 이뤄지자 가입자 유치를 통해 4:3:3까지 바꿔 보겠다는 것이 유플러스 측의 계획이다. 다소 수익률이 떨어지더라도 적극적인 가격 인하로 가입자들을 확보하기 위한 욕심을 부릴 만 하다는 시장의 전망이 나온다.
SKT·KT “영향 적을 것”이라면서도 ‘경계’
유플러스의 ‘선공’에 아직 SKT와 KT의 반응은 없다. 유플러스의 신규 요금제 적용 적용 대상이 한정적인데다, 5G 통신의 특성상 최저요금제보다 용량이 큰 요금제의 가입자가 많기 때문이다.
다만 새 요금제에 대한 반응이 좋다면 타사도 결국은 따라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미 SKT와 KT는 유플러스와 전례 없이 신경전을 벌이는 중이기 때문에 유플러스의 행보가 신경 쓰이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기도 하다.
참고로 최근 LG유플러스가 이달 초 ‘5G 속도측정 서울 1등’ 포스터를 대리점에 배포하자 SKT와 KT가 각각 기자간담회를 열고 반박에 나선 것도 그렇고, 유플러스가 CJ헬로를 인수하려 하자 나머지 양사가 “알뜰폰 사업자를 빼고 분리매각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선 것도 주목 할 만하다.
유플러스의 가격 정책에 대해 타 통신사 관계자는 “유플러스의 4만 원대 요금제는 적용 대상이 청소년하고 노인 뿐”이라면서도 “유플러스가 최근 무리하는 것 같다. 시장질서는 지켜져야 할 것”이라며 경계심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