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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發 ‘애국 펀드’ 따라가도 될까

NH·아문디 ‘필승코리아펀드’ … “성공률은 지켜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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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651호 옥송이⁄ 2019.09.06 14:44:17

문재인 대통령의 펀드 가입 소식이 알려지면서 일명 ‘VIP 펀드(대통령이 가입한 펀드 상품을 일컫는 뜻)’가 주목받고 있다. 이전에도 현직 대통령이 펀드 상품에 가입해 반사효과를 누린 사례가 있지만, 이번 문재인 발(發) ‘애국 펀드’의 경우, 일본과의 경제 마찰 속에 정부의 강력한 극일 카드로 사용돼 지속적인 펀드 성공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문 대통령, 취임 후 특정 금융 상품 첫 가입
정부 극일 메시지·농협의 민족자본 맞아떨어져


지난달 26일 문재인 대통령이 소재·부품·장비 분야 국내 기업에 투자하는 NH-아문디의 ‘필승코리아 주식형 펀드’에 투자했다. 소식이 전해지면서 해당 상품 및 일명 VIP 펀드에 대한 관심이 상승하고 있다.

‘필승코리아 펀드’는 소재·부품·장비 분야 및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국내 기업에 투자하는 주식형 펀드 상품으로, 지난달 14일 NH-아문디 자산운용에서 출시했다.

문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특정 금융 상품에 가입한 것은 취임 후 처음으로,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가 지난 3월 발표한 고위공직자 재산신고 자료에 따르면 문 대통령의 지난해 말 기준 재산은 약 20억 1600만 원이다. 이 가운데 문 대통령의 투자 금액은 5000만 원으로, 나름대로 ‘파격 투자’라는 평이다.
 

지난 26일 문재인 대통령이 서울시 중구 농협은행 본점을 방문해 ‘NH-Amundi 필승코리아 펀드’에 가입하고 있다. 사진 = 농협금융지주 


원금손실 위험부담이 있는 주식형 펀드에 다소 ‘거금’을 투자한 까닭은, 일본의 수출규제 상황에 맞서, 극일(克日) 의지를 부각하고 국민 동참을 이끌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해당 상품은 국내 기업들의 경쟁력을 높이는 취지 인데다, 민족자본인 농협금융그룹의 자회사라는 점이 맞아떨어졌다.

NH-아문디 측에 따르면 이 펀드의 특징은 운용 보수(0.5%)와 판매보수를 낮춰, 그 수익이 기업에 돌아갈 수 있도록 설계됐다. 또 운용 보수의 50%를 기금으로 적립해 기초과학 분야 발전을 위한 장학금으로 활용될 계획이다.

이날 문 대통령은 “일본은 소재·부품·장비 산업의 우위를 배경으로 우리 주력 산업을 가로막을 수도 있는 보복조치를 했다”며 “해당 산업의 원천기술 개발을 통해 위상도 높여야 하고, 수입선을 다변화하거나 기술도입이 필요하다면 M&A를 하는 노력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소재·부품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면 제조업 전체의 수준을 높이는 일이 된다. 일본의 무역 보복에 대한 대응조치로서뿐만 아니라 우리 경쟁력을 위해 매우 필요한 일”이라며 “이런 시기에 농협에서 펀드를 만들어 기쁘다. 저도 가입해 힘을 보태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오른쪽 첫 번째)이 김광수 농협금융지주 회장(왼쪽에서 두번째) 및 농협금융 임직원들과 함께 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 = 농협금융지주 


광고 효과 톡톡, 한편 부담도
VIP상품 판매 효과 지속될까


문 대통령의 ‘애국’ 성격 펀드 가입으로 인해, 전직 대통령들의 VIP 펀드도 조명되고 있다. 역대 대통령 가운데 임기 중 펀드에 가입했던 대통령은 故(고) 김대중·이명박·故 노무현 전 대통령으로, 대부분 이름값을 톡톡히 해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역대 대통령은 외환위기 당시 ‘주식 갖기 운동’에 참여하면서 현대투신(한화운용)이 출시한 ‘경제살리기 주식 1호’에 가입했다. 국가가 부도날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팽배한 상황에서 호응은 좋지 않았지만, 경기회복으로 펀드 해지 시점 70%대의 고수익을 거뒀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지난 2005년 코스닥 편입 비중이 높은 8개의 주식형 펀드에 8000만 원을 투자했다. 코스닥 지수로 추정해 보면 2007년 말엔 약 40% 정도의 성과를 거뒀을 것으로 보인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2008년 금융위기 당시, 금융시장 안정을 목표로 인덱스펀드(코스피 지수 추이에 따라 성과가 달라지는 상품)에 가입했고 1년 만에 20% 이상 수익을 올렸다.

이처럼 VIP 펀드 성적표는 좋은 편이지만, 이번 문 대통령의 펀드 역시 장밋빛 수익률을 점치기엔 이르다. 역대 VIP 펀드들은 보통 주가가 바닥일 때 가입해 수익이 나기 좋았던 반면, NH-아문디의 ‘필승 코리아’는 이미 성공한 기업에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미래 발전 가능성을 염두에 둔 투자이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왼쪽 네 번째)이 ‘NH-Amundi 필승 코리아 펀드' 가입 후 김광수 농협금융지주 회장(왼쪽 첫 번째), 이대훈 농협은행장(오른쪽 첫 번째) 및 임직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 농협금융지주 


NH-아문디의 관계자는 “대통령의 가입으로 국민적 관심을 받게 됐다. 당사 역시 예상치 못했던 일로, 유입속도가 빠른 만큼 책임감을 느낀다”면서도 “애국 펀드로 화제가 됐지만, 이 상품은 애국 성격으로만 기획된 것은 아니다. 소재·부품 산업의 국산화는 당위성이 있다고 판단해, 좋은 투자 기회라는 확신 아래 오랜 시간 연구 끝에 선보이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VIP 펀드 성공 사례가 많다고 해서, 이 펀드 역시 성공한다고 확신할 수 없다. 모든 펀드가 그렇듯이 성공 여부는 지켜봐야 안다”며 “특히 부품·장비 분야는 단시간에 수익률 내기 어렵기에 최소 3년간의 투자가 지속돼야 한다. 또 무엇보다 펀드는 수익률로 보답해야 하기에 장기간 꾸준한 분산 투자로 수익을 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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