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부처 차원에서 진행된 ‘5G+ 전략위원회’에서 5G 산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하겠다고 밝힌 이후 이동통신 3사 SK텔레콤(SKT), KT, LG유플러스(U+)의 움직임이 숨 가쁘다. 하루가 멀다 하고 자율주행차와 스마트시티, 5G+ 산업 생태계 조성 등 새로운 신사업 관련 MOU를 발표하고 추진하고 있다. 스마트 오피스나 공장 등 산업 구조의 근본적 변화부터 인공지능(AI) 자율이동 자동차 등 다양한 분야의 5G 신사업 확산 분위기를 cnb저널에서 살펴보았다. |
‘5G+ 전략위원회’에서 논의된 내용들이 구체화 되면서 5G 강국의 전망이 보이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5G+전략 본격 추진을 위해 진행한 위원회는 4월 24일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디바이스, 실감콘텐츠를 시작으로 지능형 CCTV와 정보보안, 에지컴퓨팅, 5G 차량사물통신(V2X), 자율주행차, 로봇, 드론 등을 주제로 민·관이 함께 5차례 간담회를 진행한 결과를 바탕으로 6월 19일 전경련회관에서 출범했다.
그 뒤 아직은 대부분 MOU 뿐이라고 해도 이통 3사의 움직임이 매우 활발하다. 특히 중소기업과의 협업을 통한 다양한 산업 진출은 분홍빛 청사진을 보여주고 있다.
SKT, 스마트건설부터 오피스, 로봇까지
SKT는 5G 기술 기반의 ‘스마트’ 산업에 집중하고 있다. SKT는 위원회 출범 다음날인 6월 20일, 서울 종로구의 5G 스마트오피스에서 유은혜 사회부총리 등 관계 부처 장관들을 초청, “5G와 AI 기반의 산업간 융복합 생태계 조성을 통해 중소 파트너사, 기업 모두 상생하고 발전할 수 있는 비즈니스를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지난 2일에는 한국건설기술연구원, 현대건설기계, SK건설, 트림블 등과 함께 업무협약을 맺고 ‘5G 기반 스마트 건설’ 기술 혁신을 발표했다. 이들은 건설현장 설계부터 운용∙관리에 이르는 전 과정에 5G∙AI(인공지능)를 적용하려 하고 있다.
스마트오피스 역시 SKT의 목표다. 이를 위해 지난 달 28일, 마이크로소프트(MS)와 클라우드·모바일에 기반을 둔 ‘디지털 워크플레이스(Digital Workplace)’ 구축을 추진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클라우드·모바일에 기반한 MS의 기술·서비스를 5G로 활용한다는 것이다.
지난 6월에는 LG전자와 손잡고 5G 클라우드 기반의 로봇 개발 및 사업화를 추진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초저지연 특성을 통해 클라우드 서버와 로봇을 연결하고, LG전자가 만드는 홈 로봇, 안내 로봇, 청소 로봇, 웨어러블 로봇, 산업용 로봇 등 다양한 분야의 로봇에 적용하겠다는 것이다.
같은 달 SKT는 서울시와 상암 디지털미디어시티(DMC)에 5G 자율주행 테스트베드를 공개하기도 했다. 이어 자율주행 차량 운행을 시연하기도 했다. 아직은 테스트 상태여서인지 이날 운행된 자율주행차는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과 박원순 서울시장 등을 태운 채로 중앙선을 침범하고 러버콘과 접촉하는 등 불완전한 모습을 보였지만 이후 적극적으로 사업을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도 SKT는 수많은 사업을 추진 중이다. ‘SK 오픈API 포털’을 구축하는 등 중소기업과의 협업도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KT, 스마트타운·팩토리·팜 등 다양한 사업 추진
KT 역시 다양한 분야에서 5G 통신을 접목하고 있다. 지난 5일 포스코건설, 롯데건설, 괴정5구역 주택재개발조합과 함께 ‘5G기반 AI 아파트 구축을 위한 MOU’를 맺고, 부산시 사하구 괴정5구역에 5G 기반의 인공지능 스마트타운인 ‘지니시티’를 구축한다고 밝힌 것이 대표적이다.
4일에는 대전 유성구 대덕연구단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OSP 이노베이션센터’를 공개하고 ‘차세대 통신 인프라 혁신기술’을 선언했다. 이날 공개한 내용 중 핵심은 OSP(Out Side Plant, 외부 통신시설)인데, 기지국, 서버 등 통신장비 이외에 통신구, 통신주, 맨홀과 같은 기본적인 통신 인프라를 뜻한다. KT가 운용·관리하는 전국의 OSP는 통신구 230개(286㎞), 통신주 464만개, 맨홀 79만개를 5G와 AI에 기반한 로봇을 활용해 통신구, 맨홀 등을 보다 안전하고 안정적으로 관리하겠다는 것이다.
지난 달 30일에는 컨테이너 기반의 기업 ICT 인프라 관제 플랫폼 ‘유레카’(EUREKA)도 공개했다. 기업이 기존에 보유한 구내망 관제뿐만 아니라, 기업 통신회선 관제를 통합 제공해 기업망의 완전한 엔드 투 엔드(End-To-End) 관제를 가능하게 하는 것이 유레카의 목적이다.
같은 달 28일에는 코엑스에서 열린 제20회 중소기업기술혁신대전에서 중소∙중견기업을 위한 5G 제조 클라우드와 스마트팩토리 플랫폼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날 KT는 제조 클라우드와 연동해서 동작하는 미래형 스마트 공장 및 사이버물리시스템을 시연하고, 5G로 연결된 협동로봇과 머신비전의 데이터가 관제 플랫폼인 팩토리 메이커스로 실시간 전송돼 원격 모니터링 및 분석되는 모습을 라이브로 보여주었다.
KT는 스마트팜 사업에도 뛰어들었다. 농산업 전문기업 경농과 8월 23일, 노지작물과원 스마트팜 사업협력을 위한 MOU를 맺고 영농형 태양광팜, 컨테이너팜, 에어포그, 비젼넷 등 전용 패키지 개발에 나선 것이다.
금융회사를 위한 ‘퍼블릭 금융 클라우드’ 구축에도 나섰다. 8월 6일, 서울 양천구의 ‘목동IDC2센터’에 금융 전용 클라우드를 연다고 발표하고, 국내 첫 민간 금융 클라우드인 KEB하나은행의 ‘GLN플랫폼’을 비롯해 ‘제로페이 포인트 플랫폼’ 등 다양한 금융 관련 서비스가 수용된다고 밝혔다.
U+, 자율주행차부터 스마트 항만·축산·스테이션까지
U+도 SKT, KT 못지않게 5G 사업 확장에 열중이다. 자율주행과 관련, 5일에는 한국교통안전공단과 MOU를 맺고 경기 화성에 위치한 실험도시 ‘케이시티’에 5G망, C-V2X(Cellular Vehicle to Everything) 등 통신인프라 기반 기술협력에 나선다고 밝혔다. 특히 5G 기반 C-V2X를 내세웠는데,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차량과 사물(다른 차량, 모바일 기기, 교통 인프라 등)이 서로 정보를 교환하는 기술을 뜻한다.
앞선 지난 달 29일에는 세종특별자치시와 자율주행차 상용화를 위한 기술 육성 및 투자에 나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르면 올 10월 5G 자율주행 셔틀 시범 운행 구역을 선정하고, 지원 장비를 구축해 실증 서비스에 나설 계획이다.
스마트 건설과 관련해서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손을 잡았다. 지난 달 29일 밝힌 내용에 따르면 세종 5-1 생활권의 국가 지정 스마트시티 건설 지역에 건설현장 전용 5G망을 도입해 ▲5G 기반 중장비 원격제어 ▲드론을 활용한 측량 및 공정관리 ▲지능형 CCTV 및 IoT 센서를 통한 안전 관리 환경을 구축한다.
지난 달 28일에는 전북 완주군 농촌진흥청 산하 국립축산과학원 본원에서 ‘스마트축산 상호협력 및 교류에 관한 협약식’을 체결하고, 국립축산과학원과 5G 기반 스마트 축산 활성화 협력을 추진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가금연구소-LG이노텍이 공동 개발하는 육계(고기용 닭) 무인사양관리 시스템, 체중 예측 등의 기술개발 등이 주 내용이다.
같은 달 21일에는 서호전기와 손잡고 ‘5G 스마트 항만’ 사업에 나선다고 밝혔다. 크레인 원격제어 시스템을 통해 컨테이너 운영 효율을 극대화 시킨 항만 운영 체제를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지난 7월 3일에는 롯데정보통신, 하이트론씨스템즈과 컨소시엄을 만들고, 서울교통공사와 지하철 2호선 50개 역사에 ‘스마트 스테이션’ 적용 사업 본격화에도 나섰다. ‘스마트 스테이션’은 안전, 보안, 운영 효율 향상을 위해 지능형 통합 관리 시스템을 도입한 미래형 도시철도 정거장을 일컫는다.
한편 업계 관계자들은 명확한 성과를 내기 위해 정부의 지원이 필수라고 입을 모은다. 실제로 U+ 하현회 부회장은 지난 6월 ‘5G+ 전략위원회’ 출범식에서 생태계 구축과 콘텐츠 경쟁력을 강조하며 “디바이스 중심의 성장에서 벗어나 5G를 컨트롤할 수 있는 AI·빅데이터 등 소프트웨어 경쟁력 확보가 중요하고 이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시작 단계지만, 전략위원회 개최 이후 활발하게 진행 중인 사업이 많다”며 “워낙 적용할 수 있는 사업 범위가 넓고, 의욕도 많다”며 “정부가 얼마나 사업 추진에 적극적으로 지원해 주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