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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림산업·현대건설 ‘맑음’ vs 삼성물산·GS·대우건설 ‘흐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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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649-650호 정의식 기자⁄ 2019.09.09 09:59:30

서울의 한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 = 연합뉴스

(CNB저널 = 정의식 기자) 2019년 상반기는 2018년 같은 기간보다 건설업계에 어려움이 많았던 시기였다. 삼성물산, 현대건설, 대림산업, GS건설, 대우건설 등 시공능력평가 5위권 내 대형건설사들의 상반기 실적을 집계한 결과 현대건설을 제외한 모든 기업의 매출이 줄었고, 영업이익 역시 대림산업과 현대건설 외엔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국내 주택 경기 침체와 해외 건설시장의 불확실성 증대가 겹치면서 주요 건설사들의 실적에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하반기에도 분양가 상한제 민간택지 적용, 미·중 무역분쟁 격화 등 대내외 불확실성 요인이 많아 반전이 쉽지 않다는 전망이 나온다.

빅5 중 가장 고무적인 성적표를 받은 곳은 대림산업이다. 이 회사는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액 4조7897억원, 영업이익 5386억원, 당기순이익 3824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3%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13.8% 늘어났으며, 영업이익률도 대형건설사 중 가장 높은 11.2%를 기록하는 성과를 거뒀다. 다만, 당기순이익은 19.7% 줄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5조7930억원의 매출을 올렸던 것과 비교하면 무려 1조원 가량 매출이 줄었음에도 영업이익률이 높아진 건 주택사업의 원가율이 개선된 덕분으로 분석됐다. 원가율 부진의 원인이었던 용인한숲타운 등의 준공이 마무리되면서 주택사업부문 원가율이 전년보다 6%포인트 상승한 81.7%를 기록한 것. 여기에 토목, 플랜트 등의 부문도 견조한 실적을 거두며 흑자 전환에 성공해 호실적을 보조했다.

현대건설도 상반기에 모든 수익지표가 상승해 ‘업계 맏형’의 진가를 보였다. 현대건설은 상반기에 연결기준 매출액 8조5595억원, 영업이익 4503억원, 당기순이익 3482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매출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10% 늘었으며, 영업이익은 2.4%, 순이익은 1.9% 각기 상승했다.

지난 2016년 연간 영업이익 1조1589억원을 기록했던 최고점에는 많이 못미치는 결과지만, 2분기에 전년 같은 기간보다 10% 이상 늘어난 영업이익을 올리며 반등, 그간의 하락세에 마침표를 찍었다. 반등을 주도한 건 역시 건축부문이다. 자체 주택개발 사업과 재건축·재개발 등 도시정비사업에서 성과를 거두면서 현대건설은 연간 기준으로도 3년 연속 하락세에서 상승세로 반전할 가능성이 커졌다.
 

수주잔고 감소세 ‘심각’

반면 삼성물산과 GS건설, 대우건설 등은 상반기에 부진한 실적을 거뒀다.

우선,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연결기준 매출액 6조698억원, 영업이익 2620억원, 당기순이익 429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9%, 34.7%, 39.3% 하락했다. 모든 부문에서 하락세가 나타난 건 1분기에 해외사업장 관련 중재판결의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크게 줄어든 때문으로 분석됐다.

전체적으로 부진한 성과를 거뒀음에도 삼성물산은 지난달 국토부가 발표한 건설사 시공능력평가에서 6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이는 삼성물산의 주택·빌딩 부문의 실적이 견조한 때문이지만, 인프라·플랜트 부문 실적이 부진한 것은 삼성물산의 전망에 암운을 드리우고 있다.

수주잔고가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는 추세인 점도 우려 요소다. 삼성물산은 올 1분기에 1조1810억원, 2분기에 1조2780억원의 신규수주를 기록했는데, 이는 지난 2~3년간 보여줬던 분기별 실적 2~4조원에는 크게 못미치는 규모다.

GS건설도 실적이 저조했다. 올 상반기에 연결기준 매출액 5조1769억원, 영업이익 3973억원, 당기순이익 2747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22.8%, 34.8%, 22.4% 줄어든 수치다.

실적 부진의 가장 큰 원인은 일단 매출이 지난 3년 중 가장 낮은 규모였던 때문으로 분석됐다. 실제로 최근 3년간 실적을 주도한 건축·주택 부문의 매출액이 3조7507억원에서 3조1580억원으로 15.8% 줄었다. 해외 수주도 부진해 수주잔고가 3년간 지속 감소했으며, 이에 따라 해외 매출액도 2016년 2조6150억원에서 올해 1조6675억원으로 떨어졌다.

특히 지난해 1분기 실적에 해외 플랜트 프로젝트에서 발생한 1200억원의 손실이 환입금으로 적용되면서 창사 이래 최초로 영업이익 1조원을 달성했던 것이 올 1분기에 기저효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으로가 더 힘들다

대우건설은 빅5 중 가장 실적 하락세가 가팔랐다. 이 회사는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액 4조2617억원, 영업이익 2003억원, 당기순이익 132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기 24.1%, 41.7%, 33.4% 줄어든 수치다.

대우건설에 따르면, 실적하락의 원인은 지난 2016년 회계감사 의견 거절에 따른 수주 감소의 영향이다. 여기에 최근 1500여명 이상의 본사 인원이 신사옥으로 이전하는 과정에서 판매관리비가 전년 같은 기간보다 약 18.9% 늘어난 것도 한몫했다.

다만 상반기 신규 수주액이 6조3814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무려 43.5%나 늘어난 것은 고무적이다. 대우건설은 하반기 수주실적까지 합쳐질 경우 올해 수주목표 초과달성이 충분히 가능하고, 그 결과 장기적 실적 개선이 뒤따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처럼 기업별 차이는 있지만 크게 보면 상반기 대형 건설사들의 실적은 예년에 비해 부진한 상황이다. 이는 국내 건설경기가 침체 일로에 있고, 해외 수주 역시 미·중 무역분쟁으로 인해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분양가 상한제 민간택지 확대적용 등 부동산 규제가 날로 강해지고 있어 국내 건설사들의 어려움이 깊어질 것 같다”며 “특히 중견·지방건설사의 타격이 예상되는데, 이는 대형건설사들과 달리 해외사업이라는 완충재도 없기 때문”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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