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B저널 = 정의식 기자) 삼성전자의 야심작 갤럭시 폴드가 판매 10분만에 ‘조기 완판’되고, 웃돈이 붙은 상태로 중고거래까지 활발해지며 폴더블 스마트폰의 잠재력이 재차 주목받고 있다. 갤럭시 폴드가 높은 인기를 얻고 있는 건 기존 스마트폰과 사뭇 다른 사용 경험을 제공하면서도 높은 완성도를 갖췄기 때문. 특히 초기 물량의 규모가 작아 중고거래 가격이 출고가의 2배 수준으로 치솟고 있는 상황이다.
세계 최초의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 폴드(Galaxy Fold)’가 239만8000원이라는 높은 출고가 책정에도 불구하고 발매 초기부터 매진돼 품귀 현상을 빚고 있다.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등 국내 이동통신 3사는 지난 6일 출시한 갤럭시 폴드 초기 물량을 모두 완판했다.
SK텔레콤과 KT는 전날인 5일 오전 11시부터 공식 온라인몰에서 예약 판매를 개시해 각기 15분, 10분만에 마감하는 진기록을 세웠으며, LG유플러스 역시 6일 오전을 기해 초기 물량을 조기 완판했다. 이통 3사에 배정된 초기 물량은 각 300~400대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도 6일 오전 9시부터 삼성닷컴에서 갤럭시 폴드 자급제폰을 판매했다. 약 2000대 수준인 것으로 알려진 자급제폰 역시 예상보다 이른 시기에 매진됐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가 준비한 초기 물량 약 3000대는 모두 판매가 완료된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전자는 이후 물량은 예약 판매 방식으로 판매하며, 오는 18일부터 예약을 받아 26일부터 배송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당 400만원까지 치솟아
예상을 넘어선 높은 인기 때문에 주목받는 건 ‘중고 매매’다. 초기 물량을 구입하지 못한 소비자들이 중고거래 사이트로 몰리고 있는 것. 물량은 희소한데 찾는 사람은 많다보니 중고 제품이 신제품 출시가보다 비싼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10일 현재 중고거래 전문 네이버카페 ‘중고나라’에서는 갤럭시 폴드 자급제폰이 출고가보다 40~60만원 이상 비싼 280~300만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이동통신사의 단말기 지원금이 10~20만원대인 것을 감안하면, 갤럭시 폴드 조기 구매에 성공한 사람들은 중고거래를 할 경우 약 60~80만원 가량의 차익을 얻을 수 있는 셈이다.
해외의 경우는 상황이 좀더 심각하다. 아직 해외에서 정식 판매가 이뤄지지 않은 까닭에 보다 높은 가격이 책정되고 있는 것. 10일 오후 1시 기준 이베이(Ebay) 사이트를 살펴보면 갤럭시 폴드 512GB 자급제 버전이 약 3400달러(한화 약 405만원)에 매물로 올라온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국내 출고가 239만8000원의 약 2배에 달하는 금액이다. 해외의 경우 구입이 쉽지 않은 반면, 최신 제품을 미리 써보고 싶은 부유한 얼리어댑터들은 많아 가격이 급등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렇다면 이런 품귀현상은 언제쯤 잦아들까? 현재로선 예상이 쉽지 않다. 우선 삼성전자가 계획한 갤럭시 폴드의 올해 생산 물량은 100만대이며, 이 중 2~3만대가 국내에 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넘치는 수요를 감안하면 턱없이 부족한 물량이다.
일본산 부품 수입 ‘변수’
문제는 이 물량의 생산 역시 확정적인 건 아니라는 데 있다. 가장 큰 위협 요인은 일본의 수출 규제다.
지난 7월 초부터 시작된 일본의 수출 규제로 반도체·디스플레이 관련 소재 3종의 수입이 어려워졌다. 이 중 불화수소와 EUV용 포토레지스트 2종은 최근까지 수출 허가가 각 1건씩 나서 급한 불은 끈 형국이지만, ‘투명 폴리이미드’는 여전히 수출 허가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갤럭시 폴드의 핵심 부품인 폴더블 디스플레이에 부착되는 투명 폴리이미드를 삼성전자는 일본 스미토모화학으로부터 공급받고 있었다. 수십만번을 접었다 폈다 해도 주름이나 흠집이 생기지 않는 특성을 가진 폴더블 디스플레이 제작의 필수품이다. 현재까지 생산된 초기 물량은 이미 공급받은 소재로 제작이 완료됐지만, 2차 생산 물량부터는 동일 소재로 제작이 어려울 수 있다.
이에 삼성전자 측은 코오롱인더스트리, SKC 등 국내 제조사의 소재나 다른 기업의 소재로 대체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코오롱인더스트리의 경우 이미 화웨이, 로욜, 샤오미, 모토로라 등에 투명 폴리이미드를 공급하고 있어서 가장 유력한 대체 공급처로 꼽히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 4월 지적됐던 폴더블 디스플레이 필름이 벗겨지는 문제, 힌지 틈새로 먼지 등이 유입되기 쉬운 문제 등이 거의 해결돼 초기 구입자들의 만족도가 높은 상태”라며 “입소문은 나고 있는데 판매 물량은 여전히 제한될 가능성이 커서 품귀 현상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