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57호 이동근⁄ 2019.10.16 18:08:55
휴온스가 미래 먹거리 발굴을 위한 오픈 이노베이션에 적극 나서고 있다. 오픈 이노베이션은 기업이 업체, 대학, 연구기관과 컨소시엄을 구축하는 등 협업해 기술 투자에 대한 불확실성을 줄이는 기술 확보 방식이다.
반기 기준 매출 1693억 원을 달성하며 성장 저력을 입증한데 이어 지주사 휴온스글로벌도 반기 연결 매출 2096억 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반기 실적을 달성한 바 있다. 이같은 실적의 배경에는 오픈 이노베이션의 적극 활용이 자리 잡고 있다.
이 회사는 이번 반기에는 ▲나노복합점안제 국내 임상 3상 진행 ▲나노복합점안제 유럽 임상 추진 ▲리즈톡스 눈가주름 개선 임상 3상 등을 추진하며 연구개발(R&D)비가 증가했으며 앞으로도 연구개발에 전폭적인 지원을 통해 ‘신약 개발’을 향한 행보를 이어갈 방침이다.
특히 올해는 오픈 이노베이션의 시발점이 되는 해로, 휴온스는 국내 제약사 단독으로 글로벌 제약바이오 시장을 관통할 혁신 신약 개발이 쉽지 않은 실정이라는 공감대를 바탕으로 대학 및 연구기관, 바이오·AI·IT벤처 기업 등 다양한 분야와 머리를 맞대고 생산적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난치성 질환 치료 위한 혁신 치료제 개발
휴온스는 과도한 업무, 스트레스 등으로 인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수면산업(슬리포노믹스)에 진출하기 위해 올해 1월 아주대학교로부터 ‘수면의 질 개선 기능성 소재’에 대한 기술 이전을 받았다.
해당 소재는 아주대학교 약학대학에서 개발 중인 천연물 소재로 ‘입면 시간의 단축과 수면 시간의 연장 효능’을 보여 2018년 과학기술일자리진흥원에서 지원하는 정부과제인 ‘연구성과사업화지원 사업’의 ‘기술업그레이드R&D’ 부문에도 선정되는 등 연구 가치를 인정받았다.
휴온스가 독점권을 확보한 ‘수면의 질 개선 기능성 소재’는 이미 동물 실험을 통해 ‘다이아제팜(Diazepam)’과 유사한 수준의 수면 유도 효능을 입증했으며, 이에 더해 기존 수면제들의 주요 기전인 ’가바(GABA)’ 수용기를 직접적으로 경유하지 않아 주간 졸음과 같은 관련 부작용도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휴온스는 해당 소재가 상용화된 국내외 수면 관련 건강기능식품 소재들과 대조 실험에서도 우수한 활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고, 천연물 소재인 만큼 독성과 부작용 발생 가능성이 낮은 만큼 추후 건강기능식품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하겠다는 계획이다.
지난 5월에는 혁신 신약 개발을 위해 한국화학연구원과, 9월에는 미국 항암제 전문 개발 기업 ‘리팍 온콜로지’와도 손을 맞잡았다.
휴온스는 한국화학연구원과 ‘단백질 분해 플랫폼 기술을 활용한 간질환 치료제 개발’과 ‘새로운 기전의 신규 화합물을 활용한 심부전 질환 치료제 개발’에도 뜻을 모았다.
두 질환 모두 고령화, 라이프스타일의 변화 등으로 인해 유병률이 증가하고 있지만 뚜렷한 치료 효과를 보이는 치료제가 없는 실정으로, 신약이 개발된다면 글로벌 제약·바이오 시장을 선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휴온스는 지난 1년 동안 한국화학연구원과 공동연구를 통해 간질환 치료에 효과를 보이는 유망한 단백질 분해 유도제를 발굴했으며, 협약을 통해 독점권 또한 확보한 상태다.
한국화학연구원의 ‘단백질 분해 플랫폼 기술’을 이용하면, 질병을 야기하는 특정 단백질을 제거하고 체내에 존재하는 효소를 이용해 반복적, 지속적으로 표적 단백질을 분해할 수 있어 적은 양의 투여로도 높은 효과를 낼 수 있고, 부작용 또한 낮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염 치료 시장은 2016년 기준 6억 달러 수주에서 2026년에는 250억 달러 규모로 폭발적인 성장을 보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밖에 기술이전을 받은 신규 화합물은 심부전 질환에 대한 것으로, 심부전 환자 중에서도 심박출량 보존 심부전(HFpEF) 환자를 타깃으로 하는 약물이다.
심부전으로 입원하는 환자의 절반 정도가 심박출량 보존 심부전 환자로 심장의 이완기능 이상으로 인해 온몸에 충분한 혈액을 공급하지 못하고 5년 안에 50% 이상이 사망에 이르게 된다.
휴온스는 새로이 발견한 기전의 신규 화합물을 활용한 신약 개발이 이뤄진다면 전세계 심부전 치료제 시장에 혁신을 불러올 뿐 아니라 인류 건강 증진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올해 9월에는 잠재력과 경쟁력이 높은 항암 분야의 신규 파이프라인 확보 차원에서 미국의 항암제 전문 개발 기업 ‘리팍 온코로지’와 방광암 치료제 ‘TSD-001’의 개발 및 제조, 상용화에 대한 국내 독점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TSD-001’은 ‘표재성(비근침습) 방광암’의 재발 방지를 타깃으로 개발되고 있는 ‘표재성 방광암 치료제’다.
방광암은 크게 ‘표재성(비근침습) 방광암’과 ‘침윤성(근침습) 방광암’으로 분류되는데, 전체 방광암 환자 중 약 75%가 표재성 방광암으로 진단받고 있다. 표재성 방광암은 일반적으로 요도를 통한 내시경적 방광 종양 절제술로 종양을 제거하고, 이후 재발 방지를 위해 방광 내 면역요법, 방광 내 항암요법을 시행한다.
하지만 5년 내 재발률이 최대 70%에 이르는 등 재발이 높은 질병으로 이 중 10~15%는 침윤성 방광암으로 진행되기도 한다.
리팍 온코로지는 미국에서 방광암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에서 ‘TSD-001’ 투여 후 12개월까지 재발되지 않고 전신 노출이 되지 않아 부작용이 적음을 확인했다고 설명했으며, 현재 미국 임상 1/2a 마무리 단계로, 2020년 미국 임상 2b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휴온스는 미국 임상과 연계해 국내에서 바로 3상에 진입, 국내 표재성 방광암 환자들에게 새로운치료 옵션을 제공하겠다는 계획이다.
휴온스와 리팍 온코로지는 ‘TSD-001’의 개발 단계 및 임상의 유효성을 종합적으로 평가했을 때, 표재성 방광암 치료제로는 최초로 미국 FDA의 승인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2026년에는 글로벌 출시가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바이오·펩타이드 의약품, AI기반 신약 개발 박차
휴온스는 펩타이드, 바이오 의약품 시장 진출에도 앞장서고 있다.
이를 위해 미국의 펩타이드 원료 의약품 생산 기업인 엠비오, 그리고 바이오 기업인 제넥신과 손을 잡았으며, 엠비오와는 세계 시장에서 주목 받고 있는 ‘펩타이드 의약품’의 국내 도입을 추진하고, 제넥신과는 국내 기술로 개발한 ‘바이오 개량신약’을 세계 시장에 선보이겠다는 계획이다.
펩타이드 의약품은 뛰어난 생리활성을 가진 펩타이드를 선별해 생체 신호 전달 및 기능을 조절해 신체에 작용되는 원리로, ‘생체친화적’이라는 장점이 있어 부작용이 적고, 소량으로도 강력한 약리 작용 및 활성을 나타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제조 원가가 낮고 20종의 아미노산은 화학적 제조변형이 비교적 쉬워 QC(품질관리)가 용이해 상품화 가능성도 높다. 전세계적으로 대사질환(비만, 당뇨 등)과 항암제 분야에서 각광을 받고 있으며, 면역치료제, 호르몬치료제, 희귀 질환 치료제로도 개발되고 있다.
휴온스는 앰비오가 개발 중인 당뇨, 비만, CNS 질환, 골다공증 등에 대한 펩타이드 제네릭 의약품 파이프라인을 국내 시장에 도입, 국내에는 아직 생소한 펩타이드 의약품 시장 성장을 도모할 방침이다.
엠비오에서 개발 중인 부갑상선호르몬(PTH) 의약품은 기존 골다공증 치료제인 ‘골 흡수 억제제’와 달리, 뼈를 만드는 조골세포의 기능을 촉진해 새로운 뼈(골)를 생성해주는 제품으로, 국내 도입 시 90만명에 달하는 골다공증 환자에게 새로운 치료 옵션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제넥신과는 유망한 바이오 개량신약과 희귀질환 관련 개발과제를 공동으로 진행하고, 제넥신은 휴온스글로벌과 휴온스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해 해당 제품을 글로벌 제약 바이오 시장에 선보일 계획이다.
제넥신은 면역항암제, 지속형 성장호르몬, 지속형 빈혈치료제 및 당뇨병치료제, 단장증후군과 같이 난치성 치료제를 전문으로 개발하고 있으며, 그 중에서도 면역항암제와 지속형 성장호르몬, 단장증후군 치료제는 미국 FDA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되는 등 혁신신약 개발의 전문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휴온스는 제넥신과의 전략적 업무 협약을 통해 통해 시장의 미충족 요구가 분명한 희귀질환 치료제와 바이오 개량신약 개발을 적극 추진, 글로벌 시장에서 국내 바이오 산업의 가능성을 알리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이밖에도 AI 기술 도입도 빠르게 추진하고 있다. 휴온스는 AI 기반의 신약 개발 전문 기업인 닥터노아바이오텍과 차세대 신약 파이프라인 구축 및 혁신 신약 개발을 함께 하기로 약속했으며, 희귀질환 치료제 개발 및 중추신경계 질환 치료제, 대사질환 치료제 개발을 추진할 계획이다.
사업구조 고도화에도 속도
휴온스는 8월 27일 바이오시밀러 전문기업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와 원료의약품의 공급 계약 및 완제의약품의 국내 독점 제조·생산 및 판매에 대한 계약을 체결하는 동시에, 글로벌 성장 가능성을 고려해 전략적 재무파트너 관계를 맺었다.
이번 계약으로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가 개발하고 있는 ‘HD201(투즈뉴, 허셉틴 바이오시밀러), ‘HD204(아바스틴 바이오시밀러)’, ‘PBP1502(휴미라 바이오시밀러)’ 등에 대한 국내 독점 판매권을 확보, 미래 먹거리로 각광받고 있는 바이오시밀러 라인업을 갖추게 됐다.
‘HD201(투즈뉴, Tuznue®)’은 유방암과 전이성 위암 치료제로 쓰이는 ‘허셉틴’의 바이오시밀러로, 연구개발 막바지 단계에 이르렀다. 휴온스는 ‘HD201(투즈뉴)’가 최근 글로벌 임상 3상을 완료하고 상반기 유럽 허가를 신청한 만큼 발빠르게 국내 출시를 추진, 오는 2020년 국내에 선보이겠다는 계획이다.
이미 ‘HD201(투즈뉴)’는 알보젠, 먼디파마 등 글로벌 제약사들과 유럽 등에서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는 등 글로벌 바이오 시장에서 경쟁력을 인정을 받고 있어 국내에서도 시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HD204’는 대장암, 폐암 등 고형암 항암제 ‘아바스틴’의 바이오시밀러다. ‘아바스틴’은 지난해 전세계 매출 8조 2천억원을 달성하며 글로벌 의약품 매출액 순위 8위에 이름을 올린 품목으로, 최근 실명을 유발하는 안과질환인 ‘황반변성’ 등으로 치료 영역이 점차 넓어지고 있어 국내에서도 경쟁력이 높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휴온스 관계자는 “글로벌 토탈 헬스케어 기업으로 보폭을 넓히기 위해 바이오시밀러 도입이 필수적이라는 판단 하에 발빠르게 바이오시밀러를 확보해 미래 먹거리로 성장시키는 한편, 수익구조 혁신과 사업구조 고도화를 이루겠다”고 포부를 밝혔ㄷ.
바이오의약품 시장조사업체 프로스트앤설리번에 따르면 세계 바이오시밀러 시장은 2015년 27억 달러(약 3조 원)에서 2025년에는 10배인 663억 달러(약 80조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