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55호 이동근⁄ 2019.10.18 16:25:03
‘5G가 세상을 바꾼다’는 이동통신업계의 구호는 이제 질릴 정도로 자주 듣는 말이다. 하지만 5G가 도입된지 이제 꽤 오랜 시간이 지났음에도 우리의 생활을 완전히 바꾸었다는 느낌이 든다는 사람은 거의 없다. 4G(LTE)만으로 충분한 속도가 나온다고 이야기 하는 이들도 많다. 하지만 5G는 스마트폰에서 뿐 아니라 생활의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자의 삶을 조금씩 바꿔가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스마트 오피스’다. |
현재 스마트 오피스 추진 분야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이통사가 SK텔레콤이다. SKT는 지난 2월 서울 종로구 소재 센트로폴리스 빌딩에서 5G와 인공지능(AI)등 새로운 정보통기술(New ICT)과 접목한 ‘5G 스마트오피스’를 공개한 바 있다.
SKT가 공개한 ‘스마트오피스’의 개념은 5G를 통해 사람과 공간, 디바이스, 센서 등이 거미줄처럼 엮여 데이터를 주고받으며, 시·공간 제약 없이 업무가 가능한 곳이다. 5G, AI, IoT(사물인터넷), 보안, AR(증강현실), VR(가상현실) 등 첨단기술의 집약체이기도 하다.
예를 들어 5G를 통해 직원들은 홀로그램 입체영상과 같은 대용량 데이터를 원거리에 있는 파트너에게 바로 전송하거나 실시간으로 협업이 가능해 업무를 더 편리하고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다. 또, 회의실 예약 추천, 냉난방 가동 등 단순한 업무는 AI가 대신 처리해준다.
공개된 SKT의 스마트오피스는 공간의 온도와 밝기, 습도 등의 환경, 기기 상태, 이용빈도 등 각종 정보가 실시간으로 수집돼 서버에 전송된다. 서버에서는 최적의 업무 환경을 제공할 수 있도록 에어컨 등을 제어하고, 공간 사용 정보를 분석해 사용 빈도가 낮은 공간에 대한 재배치 등 효율적으로 공간을 관리한다.
엔지니어 B(27)씨 자리에는 컴퓨터가 없다. 원하는 자리에 가서 스마트폰을 도킹 패드에 꽂으니 모니터에 내 화면이 바로 뜨고 업무를 시작할 수 있다. 노트북을 힘들게 들고 다니지 않아도 되고, 전원을 켜고 로그인하는 시간이 단축될 뿐 아니라, 5G네트워크 슬라이싱 기술 덕분에 보안과 네트워크 안정성도 높일 수 있다. - SKT 측 공개 사례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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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버가 관리하는 공간은 개념이 달라진다. 임원실과 고정석, 케이블, 칸막이 등이 없어진다. 개인이 점유하는 공간이 사라지는 것이다. 대신 다수가 협업하고 소통할 수 있는 가상회의실, 라운지, 집중업무실 등이 주로 운용된다.
개인은 더 이상 한 자리에 머무르지 않는다. 노트북이나 PC 없이도 도킹 패드에 스마트폰만 꽂으면 가상 데스크톱 환경(Virtual Desktop Infrastructure, VDI)이 구축된다.
게임회사 캐릭터 디자이너 C(35)씨는 AR 글라스를 끼고 회의를 자주 한다. 파리 지사에 있는 현지 직원과 가상의 사무공간에서 만나 캐릭터 모션(동작)과 의상 등 초고화질·대용량 파일을 실시간으로 주고받으며 회의를 할 수 있다. 비용과 시간을 들여 출장을 갈 필요가 없어지게 된다.- SKT 측 공개 사례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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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의는 VR과 AR을 융합한 혼합현실(Mixed Reality, MR) 기술로 만들어진 가상공간에서 진행 가능하다. AR 글라스를 통해 가상공간에서 대용량 영상자료를 함께 보거나 3D 설계도면을 펼쳐서 회의를 할 수 있어 굳이 한 자리에 회의 참석자들이 모이지 않아도 된다.
SKT 측은 “5G 네트워크를 활용해 사무용 PC, 유선 기업전화, 랜 선(線) 없는 3무(無) 환경이 구현된다”며 “스마트팩토리와 함께 5G 시대의 핵심 기업 전용 서비스로, 업무 효율성과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높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안성도 강화된다. SKT가 공개한 스마트 오피스의 경우 5G 워킹 스로우(Walking-through)시스템이 적용됐는데, 카메라가 얼굴을 인식해 직원들은 출입증이나 지문인식 없이 편하게 출입할 수 있다.
이같은 기술들은 좌석에 관계없이 업무가 가능하기 때문에 애자일(Agile) 방식 등 일하는 방식의 혁신에도 최적화돼 있다. 에자일 방식은 시장 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하는 민첩한 조직 형태를 뜻한다.
SKT 최일규 B2B사업단장은 “5G 스마트오피스는 스마트폰 하나로 모든 업무가 가능해지는 초(超)업무공간”이라며 “통신·스마트폰·협업 솔루션 대표 기업들이 스마트오피스 드림팀을 만든 만큼, 최고의 혁신 업무 환경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SKT는 스마트 오피스 기술의 심화를 위해 지난 6월 삼성전자·시스코와 손을 잡았다. SKT는 5G 인프라, 스마트오피스 솔루션, 클라우드, 모바일 기업전화 서비스 등을 공급하고, 삼성전자는 업무용 단말과 KNOX(보안)·DeX(모바일 기반 업무환경) 솔루션을, 시스코는 협업 솔루션과 네트워크 보안 솔루션을 제공할 계획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도 손을 잡았다. 지난 8월에는 클라우드·모바일에 기반을 둔 ‘디지털 워크플레이스(Digital Workplace)’ 구축을 위해 ▲MS 협업 메신저 ‘팀즈(Teams)’ 전사 확산 ▲용량 무제한의 클라우드 이메일 전사 적용 ▲자동 저장 및 간편한 공유가 가능한 클라우드 문서함 전사 배포 등을 추진한다고 밝힌 바 있다.
팀즈는 마이크로소프트 365의 서비스 중 하나로 실시간 채팅을 포함, 문서 공동 편집, 영상 회의 등 다양한 형태의 협업을 지원한다. PC, 노트북뿐 아니라 스마트폰 등 모바일 디바이스를 통해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접속할 수 있다.
SKT 홍승균 통합유통인프라그룹장은 “지난 2017년부터 공유와 협업을 위한 최적의 솔루션을 검토하고 마이크로소프트와 적용 로드맵을 수립해왔다”며 “팀즈 확산과 이메일·문서 시스템의 클라우드 전환을 통해 업무 편의성∙효율성과 보안 수준을 높이는 동시에 향후 더 다양한 클라우드∙모바일 서비스를 확대 적용할 수 있는 기반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서비스가 실제로 공개될 시기는 생각보다 멀지 않았다. SKT는 삼성전자·시스코와 스마트오피스 통합 패키지와 서비스를 올 하반기에 출시할 계획이다. 기업의 특성과 업무 유형에 따라 ▲모바일 기업전화 ▲협업 솔루션 ▲모바일 중심 업무환경 ▲5G 네트워크 등이 맞춤형으로 나올 전망이다.
▲ SKT 전성우 Smart Work 추진팀장 1문1답
- 스마트오피스의 개념을 간단하게 설명 부탁한다
“공간의 변화와 ICT를 통해, 구성원의 ‘일하는 방식을 혁신’ 시키는 오피스다”
- SK텔레콤이 추구하는 스마트오피스의 방향이 있다면
“구성원의 소통, 협업, 몰입이 증진 되도록 Data를 기반으로 공간과 ICT를 진화 시켜 나가고 있다”
- 5G가 스마트오피스에 기여하는 바가 있다면
“우리가 추구하고 있는 Hassle-free(번거로운 없이)하고 속도와 보안이 모두 증강된 cableless(선이 없는) 환경을 구현하는데 필수적인 기반이다”
- MS, 삼성, 시스코 등 대기업, 그리고 중소기업과의 협업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구체적인 청사진이 있다면?
“다양한 기업과의 협력과 상생을 통해 새로운 BM을 발굴하고 사회적가치를 실현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 스마트오피스가 업무 향상에 어떻게 도움이 되는가
“New ICT 솔루션을 바탕으로 본연의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부수적 업무를 제거하고 (Hassle-free environment) 업무에 맞는 공간을 자율적으로 선택함으로써 업무 몰입도를 높이고 있다. 아울러, 생활 속에서 소통이 자연스럽고 빈번하게 발생하는 환경을 조성해, 협업의 효율을 증진시켰다”
- 스마트오피스 이용자들의 워라벨 등에 대한 만족도는 어떤가
“실제 생활하고 있는 구성원의 전반적 만족도는 매우 높다. (SKT 자체적으로 5G스마트오피스에 근무 중인 직원 300여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92.1%가 긍정적이라고 답했다) 몰입과 소통에 대한 만족도도 각각 74.1%, 69.1%로, 스마트오피스를 기획할 때 의도한 바와 같이, 기존 환경 대비 업무에 몰입하고 소통/협업하여 업무를 진행하는데 도움이 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 앞으로 스마트 오피스의 발전 방향은
“현재 시행되고 있는 주 52시간 근무제와 맥을 같이 하리라 본다. ‘오래’, ‘열심히’ 일하는 것보다 ‘스마트하게’ 일하는 것이 강조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에 발맞춰, 구성원들이 정해진 시간에 효율적으로 업무를 완결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스마트오피스가 나아가는 방향이라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