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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코스피 상장 최대어는?

롯데리츠·한화시스템·지누스 출사표 살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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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654호 정의식 기자⁄ 2019.10.21 10:56:10

코스피가 1% 넘게 오르며 상승 마감한 14일 오후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CNB저널 = 정의식 기자) 부진했던 코스피 기업공개(IPO) 시장이 다시 활기를 띠고 있다. 미·중 무역분쟁이 완화될 조짐을 보이며 그간 움츠렸던 ‘대어급’ 기업들이 최근 잇따라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했기 때문. 가장 주목받는 기업은 상장에 성공할 경우 시가총액 ‘1조원’을 넘길 것이 확실시되는 롯데리츠, 한화시스템, 지누스 등이다. 과연 4분기 IPO 시장 최대 흥행의 왕관은 어느 기업에 돌아갈까?

9월까지 잠잠했던 코스피 기업공개 시장이 10월 들어 반등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2016년만 해도 코스피 상장 기업이 14곳에 달했지만, 2017년 8곳, 2018년 9곳으로 줄었으며, 2019년은 9월까지 코스피 상장에 성공한 기업이 현대오토에버와 드림텍, 2곳에 불과할 정도로 급감했다. 공모 규모도 각각 1685억원과 591억원으로 크지 않은 상황.

올 초까지만 해도 코스피 상장 기업 수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예상됐으나, 바디프렌드, 홈플러스리츠, 이랜드리테일 등이 상장계획을 철회하고, 초대형 IPO로 주목받던 현대오일뱅크, 교보생명 등도 상장 일정이 연기되면서 현재에 이르렀다.

하지만 4분기 들어 새로운 도전자들이 대거 등장하며 상황이 일변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0월 기준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해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코스피 상장을 준비 중인 기업은 롯데리츠와 한화시스템, 지누스, 자이에스앤디, 현대에너지솔루션 등 5곳이다. 이외에 싸이버로지텍, 센트랄모텍 등이 공모를 위해 상장심사에 돌입했으며, 제이콘텐트리는 코스닥에서 코스피 이전상장을 추진 중이다.

이 중에서도 주목받는 기업은 롯데리츠와 한화시스템, 지누스 등 3곳이다.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 1조원 돌파가 확실시되는 소위 ‘대어급’이기 때문. 이 중에서 ‘2019년 코스피 최대 흥행작’이라는 수식어의 주인이 될 기업은 어디일까?
 

7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롯데리츠 IPO 기자간담회에서 권준영 롯데AMC 대표이사가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롯데리츠, ‘국내 최대 리츠’ 노린다

일단 가장 유력한 후보는 ‘롯데리츠’다.

지난 3월 설립된 롯데쇼핑의 부동산투자회사인 롯데리츠(롯데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REITs)는 롯데쇼핑이 보유한 백화점 4곳, 마트 4곳, 아울렛 2곳 등 상업용 부동산이 주요 투자 대상이다. 이 자산의 연면적은 총 63만8779㎡(19만평)이며, 감정평가액이 약 1조5000억원에 달해 코스피 입성에 성공할 경우 국내 상장 리츠 가운데 최대 규모의 운용자산을 가진 리츠 회사가 될 수 있을 전망이다.

롯데리츠는 위 자산들에서 나오는 임대 소득을 투자자들에게 배당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핵심 자산인 롯데백화점 강남점을 이미 지난 5월 롯데쇼핑으로부터 현물출자를 받아 소유권을 확보했으며, 나머지 자산은 기업공개(IPO)를 통해 공개 모집한 자금으로 추가 매입할 예정이다. 내년 연간 목표 배당수익률은 6.3∼6.6%다.

롯데리츠에 따르면, 롯데쇼핑과 장기책임 임대차 계약을 체결하고 자산 관리 및 운영 리스크를 최소화해 롯데쇼핑이 지급하는 고정 임차료를 재원으로 투자자에게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배당 수익을 제공할 수 있다고 한다. 중장기적으로는 롯데쇼핑 외에 호텔·물류 등 롯데그룹의 다른 계열사 자산까지 편입해 포트폴리오를 안정화하고 성장 모멘텀을 마련해나간다는 계획이다.

롯데리츠의 총 공모 주식 수는 8598만여주다. 공모가는 공모 희망가 범위(4750∼5000원) 최상단인 5000원이며, 이에 따른 공모 예정 금액은 4299억원이다. 일반 투자자 청약 물량은 총 공모 물량의 35%인 3009만여주다. 지난 8∼11일 진행된 청약에 개미투자자들이 대거 몰렸다. 상장은 이달 말로 예정돼 있다.
 

한화의 K9 자주포 모형. 사진 = 연합뉴스

한화시스템, 상장 통해 투자발판 마련

두 번째 ‘최대어’ 후보는 롯데리츠와 마찬가지로 대기업 계열사인 한화그룹 소속 한화시스템이다.

한화시스템은 방위산업 및 정보통신기술(ICT) 전문업체로, 지난 2000년 삼성전자와 프랑스 방산업체 탈레스의 합작으로 설립된 삼성테크윈이 전신이다. 2015년 5월 삼성그룹과 한화그룹 간 빅딜로 이 회사는 한화테크윈이 됐다. 이후 2018년 8월 그룹 계열 시스템통합(SI)회사인 한화S&C를 흡수합병해 현재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최대주주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52.9%)이며, 그룹 계열사 에이치솔루션과 헬리오스에스앤씨펀드가 각각 14.5%와 32.6% 지분을 갖고 있다.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은 1조1289억원이었으며, 영업이익은 448억원이었다. 국내 방위산업에서 확고한 시장지위를 보유하고 있고, 계열사 기반 SI사업도 뒷받침하고 있어 사업안정성이 우수한 회사로 평가된다.

그런 한화시스템이 코스피 상장을 추진하는 이유는 “글로벌 방산 전자 및 정보통신기술(ICT) 일류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다. 상장을 발판 삼아 지배구조의 투명성을 확보하고, 공모자금은 에어택시(PAV) 등 신규 사업 추진에 활용, 미래성장동력을 확보해나간다는 계획이다.

총 공모 주식 수는 3286만1424주로, 공모 희망가 범위는 1만2250∼1만4000원이며, 이에 따른 공모 예정 금액은 약 4026억∼4601억원 규모다. 오는 21∼30일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거쳐 공모가를 확정한 뒤 11월 4∼5일 일반 투자자 대상 공모주 청약을 받을 계획이다. 상장은 11월 중으로 예정됐다.
 

한국거래소. 사진 = 연합뉴스

공모가 1위, 롯데리츠 vs 한화시스템

마지막 후보는 ‘지누스’다. 롯데리츠, 한화시스템과 달리 대기업 계열사가 아닌 침대 매트리스 등 생활가구 전문기업이다.

지누스는 1979년 캠핑용품을 제조·판매하는 ‘진웅기업’으로 설립돼 1989년 코스피에 상장했으나 이후 무리한 사업다각화로 위기를 맞아 2005년 상장폐지됐다. 하지만 이 시기 주력사업을 매트리스, 베개 및 가구사업으로 전환하면서 지누스의 부활이 시작됐다. 2005년 세계 최초로 ‘소형 박스 포장 매트리스’의 상업화에 성공한 후 미국 침대 시장 수출을 늘렸고, 온라인 판매 경로를 개척해 북미시장 온라인 매트리스 1위 사업자가 됐다. 현재 아마존 침실가구 베스트셀러 상위 10위 중 6개가 지누스 제품이다. 올해 매출액은 3385억원이며, 영업이익은 422억원이다.

지누스의 전체 공모 물량은 302만 860주이며, 희망 공모가격은 8만~9만원 사이다. 공모 조달 금액 목표는 최소 2417억원이며, 예상 시가총액은 1조1700억~1조3200억원이다. 오는 11월 상장 예정이다.

이외에 GS건설의 자회사 자이에스앤디도 11월 상장을 앞두고 있지만, 공모액이 370억원 규모로 크지 않다. 현대중공업 계열사인 태양광 설비 제조사 현대에너지솔루션도 코스피 상장을 준비 중이지만 공모 목표액은 약 1100억원 정도로 앞서의 세 회사와 비교하면 많지 않다.

결국 올해 코스피 IPO 최대 흥행의 왕좌는 공모가 4000억원이 넘는 롯데리츠와 한화시스템, 둘 중 한 곳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문제는 롯데리츠의 최종 공모금액이 4299억원인데 비해 한화시스템의 공모가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는 점. 한화시스템의 공모가가 하위 밴드에서 결정된다면 롯데리츠에 못미치게 되며, 반대로 상위 밴드에서 결정되면 넘어설 수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2019년 코스피 최대어’의 왕관은 오는 30일 이후 한화시스템의 공모가가 확정돼야 가려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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