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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카드 ‘을지로 사이’ 가보니

“회색지대에 색을 입히다” 곳곳이 문화·상생공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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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656호 손정호 기자⁄ 2019.11.04 09:35:12

신한카드가 ‘을지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본사가 위치한 을지로 일대에서 지역사회와 상생하는 방안을 추구하고 있는 것. 지하철 을지로3가역에 있는 전시공간인 신한카드의 ‘을지로 사이’ 모습. 사진 = 손정호 기자

(CNB저널 = 손정호 기자) 서울 을지로가 ‘문화 마케팅’으로 물들었다. 신한카드는 을지로3가 일대에서 2가지 문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하나는 이 일대 식당·카페 등에 예술가들의 작품을 전시하는 ‘아트위크(art week·미술작품을 전시하는 주간단위의 페스티벌)’다. 또 하나는 공공시설에 상설전시회를 여는 ‘을지로 사이’ 프로젝트다.

이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과 문화, 지역을 연결해 상생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게 두 가지 프로젝트의 공통된 목표다.

#1 아트위크

우선 ‘아트위크’는 신한카드 본사가 있는 을지로 주변의 숨겨진 맛집이나 카페 등에 예술가들의 작품을 전시하는 프로젝트다. 와인바(MWM), 레트로 카페(커피한약방, 호랑이), 제3세계 식당(그랑블루, 촙촙), 미식 레스토랑(녁), 문화예술공간(망우삼림) 등이 대상이다. 방문자들은 ‘컬처맵’을 들고 다니면서 커피와 푸드를 먹으면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컬처맵’ 또한 신한카드가 제작해 보급하고 있다.

반응은 뜨겁다. 인스타그램에 ‘을지로 아트위크’라고 검색하면 218개의 게시물(29일 현재)을 확인할 수 있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CNB에 “아트위크는 이번에 처음 진행했다. 입소문으로 유명해진 가맹점·식당과의 협업을 통해 젊은 작가의 작품을 알리고 있다”고 말했다.

 

지하철 을지로3가역에 있는 신한카드의 ‘을지로 사이’는 지역 미술가의 결과물을 전시하고 있다. 사진 = 손정호 기자

#2 지하철 갤러리

또다른 프로젝트인 ‘을지로 사이’는 지하철역과 시립서울청소년센터 등 공공시설에 전시회를 여는 작업이다. 아트위크가 개인사업장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것이라면, 을지로 사이는 공공성에 기반을 둔 셈이다.

우선 지하철역은 을지로3가역이다. 신한카드는 이곳에서 서울교통공사, 굿네이버스와 함께 전시회를 열고 있다. 지하 보행로 일부에 다양한 볼거리를 마련했다. △디지털갤러리 △메이드 인 을지로 △라이팅갤러리 등으로 나뉘어진다.

 

지하철 을지로3가역에 있는 신한카드의 ‘을지로 사이’에는 지역 소상공인들이 만든 다양한 기계와 결과물 등도 전시하고 있다. 사진 = 손정호 기자

디지털갤러리에서는 커다란 직사각형 모양의 광고판을 통해 이번 아트위크에 전시된 작품들을 보여주고 있다. 지역가게에 전시됐던 환상주의 스타일의 그림들이다. 사진작품도 있다. 과거와 현재, 미래가 공존하는 을지로 거리에서 가게를 운영하며 살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을 사진으로 담았다.

메이드 인 을지로도 눈길을 끈다. 커다란 유리진열장 안에 이곳에서 살고 있는 소상공인들의 다양한 작업물을 전시하고 있다. 도자기 타일과 욕조기, 화재진압 특수장비, 소화기, 공구, 게임기기, 음향기기, 3D프린터 등을 볼 수 있다. 아트마스터인 이정성 대표의 ‘TV 오로라’도 있다. 비디오아트 작품이다. 그는 고(故) 백남준 작가의 작품에 필요한 TV 시스템을 제공하는 일을 했다.

 

라이팅 갤러리는 지하철 보행로를 밝혀준다. 형형색색의 빛으로 다양한 글자와 모양 등을 구성했다. 지역가게의 간판과 지도 등을 라이팅 기술을 활용한 미술작품으로 선보이고 있다. 베이징(중국), 두바이(아랍에미리트), 자카르타(인도네시아) 등의 시간을 보여주는 빛의 가로등도 있다.

#3 주민 사랑방

지상에서는 시립서울청소년센터가 ‘을지로사이’의 전시 공간이다. 이곳은 컬쳐존과 도서관, 카페 등으로 구성돼 있다. 신한카드가 서울시와 업무협약을 맺어 노후시설을 새롭게 만들었다.

컬쳐존은 비디오와 설명판으로 지역의 특징을 보여주는 공간이다. 가게들, 사람들, 여행자, 컬처맵 등으로 이뤄져 있다.

 

시립서울청소년센터에도 신한카드의 ‘을지로 사이’가 있다. 이곳에는 카페와 도서관, 전시공간 등으로 이뤄져 있다. 동네 어르신과 청소년들의 쉼터로 기능하고 있다. 사진 = 손정호 기자

컬처존의 ‘가게들’은 이 지역 곳곳에 자리잡은 작은 가게들 안에 담긴 이야기를 영상으로 담은 비디오 전시물이다. ‘사람들’은 주변에 아지트를 마련한 디자이너와 장인들에 대한 기사를 태블릿PC를 통해 보여준다. ‘여행자’ 코너에서는 여행법을 추천한다. 미식가형(맛집 탐방), 알쓸신잡형(건축·역사 탐방), 힙스터형(힙플레이스 탐방), 메이커형(장인의 공간 탐방) 등이다.

도서관에는 수천권의 책이 꽂혀 있다. 사람들이 하얀색 테이블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서 책을 읽거나, 읽은 내용에 대해 조용히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지적인 분위기였다.

카페에서는 커피와 스무디, 과일쥬스 등 다양한 마실거리를 판다. 프론트데스크에서 마시고 싶은 음료를 선택해서 계산하고, 카페로 가서 영수증을 내밀면 된다. 이 회사 카드로 계산하면 한 잔당 100원의 매칭기부금이 청소년을 위한 ‘밝은학교 만들기’ 프로그램에 지원된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CNB에 “을지로 사이는 서울 중구라는 지역과 상생하는 것이 포인트”라며 “지하철역에서 작가들의 작품을 전시하고 청소년센터에서 학생들이 책을 읽도록 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지역 커뮤니티와 소통을 확대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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