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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덕궁서 ‘왕후’ 되기” … LG생활건강 후, ‘왕후, 비밀의 공간’ 전시

왕후의 공간 ‘대조전’ 전시 및 체험 펼친 LG생활건강, 궁중캠페인 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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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658호 옥송이⁄ 2019.11.15 15:10:43

LG생활건강 '후'가 창덕궁에서 진행한 '왕후, 비밀의 공간' 전시 전경. 사진 = 옥송이 기자 
LG생활건강 '후'가 창덕궁에서 진행한 '왕후, 비밀의 공간' 전시 전경. 관람객들이 입장하고 있다. 사진 = 옥송이 기자 


궁(宮)은 과거와 현재가 공존한다. 왕실의 공간인 만큼 신분 사회라면 감히 ‘아무나’ 발도 못들일 곳이지만, 만인이 평등한 현재는 대중의 휴식공간으로 탈바꿈했다. 그러나 여전히 대중에게 공개되지 않은 ‘비밀’의 공간도 있다. 왕후의 공간인 ‘대조전’이 대표적이다. 지난 1일 가을 향기가 물씬 느껴진 창덕궁 한편에서 대조전을 모티브로 LG생활건강이 진행한 ‘왕후, 비밀의 공간’ 전시전에 다녀왔다.

소녀가 되거나, 그 시절에 몰입하거나
가을날 창덕궁에서 펼쳐진 ‘왕후’ 뷰티


“어머 너무 아름답다. 저 옷이 대례복(大禮服)인가봐. 역시 왕비가 입던 옷이라 때깔부터 다르다 그치”

60대의 한 어머님은 연신 감탄사다. 왕후가 입었던 ‘치적의’를 살피는 얼굴이 마치 소녀로 돌아간 듯 동심 어린 표정이다. 아무래도 왕후 생활에 몰입한 것 같다. 그러나 소녀의 감상을 한순간에 깨는 건 남편으로 추정되는 동년배 남성이다.

“그게 중한 게 아니야. 사실 저 옷이 다 비단이거든 비단. 최고급 수입품인거지. 저 시절에 엄청 고가였을 텐데 중국에서 다 수입해온 거 아니겠어. 지금으로 치면 저게 얼마냐…”
 

전시장 입구부터 시작되는 일명 '샤천로드' 모습. 대조전 내부를 장식했던 벽화 ‘봉황도’와 ‘백학도’를 재현했다. 사진 = 옥송이 기자 


확실한 근거까지는 모르겠으나 설득력 있는 가치 환산에 귀 기울이는 찰나, 소녀미(美) 발산하던 어머님은 ‘작작하라’는 표정을 짓고는 말없이 ‘궁중 자수’가 전시된 옆 공간으로 유유히 자리를 뜬다.

60대 부부를 각각 소녀 혹은 왕비로 몰입하게 하거나, 또는 왕실 고급 물품에 감탄하게 만드는 이곳은 LG생활건강의 ‘후’가 기획한 전시장이다. 궁중 화장품을 콘셉트로 하는 ‘후’는 지난달 26일부터 3일까지 왕후의 생활공간 ‘창덕궁 대조전’을 모티브로 전시를 개최했다. 이른바 ‘궁중문화 캠페인’의 일환이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시선을 압도하는 건 ‘샤천(천의 일종)로드’다. 보행에 맞춰 한겹 한겹 설계된 이 얇은 천들은 사실 감히 ‘허투루’ 넘길 수 없는 ‘궁중 예술품’들이다. 대조전 내부를 장식했던 벽화 ‘봉황도’와 ‘백학도’를 재현한 전경에서부터 왕후가 사용했던 가구·창살 등의 이미지를 바람에 흩날리는 샤천으로 펼쳐낸 것이다.
 

'샤천로드' 중 일부. 벽화 ‘봉황도’와 ‘백학도’ 외에도 왕후가 사용했던 가구·창살 등의 이미지를 바람에 흩날리는 샤천으로 표현했다. 사진 = 옥송이 기자 


샤천로드를 지나면 ‘전승 공예품’과 ‘궁중 자수’들이 관람객을 맞이한다. 복식, 화각, 경대, 떨잠, 대삼작 노리개, 향낭주머니, 화각함 등 왕후의 생활공간을 재현한 배경과 함께 전시됐고, 왕후의 침구에 담긴 봉황문, 모란문 등 화려한 궁중 문양이 섬세하게 고증됐다.

감탄사 연발하던 관람객들의 반응이 ‘우와’로 바뀌는 건 역시 체험 공간이다. 동백오일, 홍화연지립밤, 면지(술에 담근 달걀로 피부가 윤택해 보이도록 하는 미용 비방) 등이 그 시절 방법대로 재현돼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마련돼 있었다. 왕실에서 가장 고귀한 여성인 만큼 피부 관리 비법도 남달랐을 터. 확실히 여성 관람객들의 관심이 컸다. 국적도 불문이다. 중국인 관람객들도 관심을 보인다. “那么哄. 哇来看,你也试一试吧。왜 이렇게 사람이 많지. 우와 이것 봐, 너도 한 번 발라봐”라는 한 중국인의 외침에 중국인 여럿이 체험존에 몰려든다.

전시장에서 만난 한 LG생활건강 관계자는 “이번 전시 반응이 생각보다 정말 좋다. 많은분들이 방문하셨는데 실제로 저희 캠페인을 보기 위해 창덕궁을 찾으신 분들도 있었다”며 “특히 화장품들은 계란을 개는 등 옛 방식대로 고증했다. 비치된 제품들을 사용해보고 실제 구입을 문의하시는 분들도 있는데 판매용으로 제작되진 않았다”고 설명했다.
 

전시장에 마련된 '궁중 자수 갤러리'. 사진 = 옥송이 기자 


LG생활건강 후 ‘문화재 지킴이’ 자처
궁궐 보존관리·궁중문화 향유 확대 후원


LG생활건강의 궁중화장품 브랜드 ‘후’는 문화재 지킴이를 자처하고 나섰다. 지난 2015년부터 문화재청과 ‘문화재 지킴이’ 협약을 맺고 궁궐 보존관리와 궁중문화 향유 기회 확대를 위한 후원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매년 봄과 가을에 경복궁, 창덕궁 등 4대 궁에서 ‘더 히스토리오브 후 궁중문화 캠페인’을 진행한다. 이번 ‘왕후, 비밀의 공간’ 역시 궁중 캠페인의 일환이다. 앞서 5월에는 경복궁에서 ‘왕과 왕후, 비밀의 연향을 열다’를 주제로 캠페인이 진행된 바 있다.
 

관람객들이 궁중 미용을 체험하고 있다. 사진 = 옥송이 기자 


특히 이번 전시는 왕후의 생활공간인 ‘대조전’을 모티브로 해 의미가 깊다는 것이 LG생활건강 측의 설명이다.

관계자는 “대조전은 보물 제816호로, 전통적인 전각의 외관에 화려한 실내 장식이 어우러져 창덕궁 내전(여성 생활 공간) 가운데 으뜸으로 꼽히는 건물”이라며 “후는 대조전의 보존 및 후원을 지원하고 있으며, LG생활건강은 대조전의 디자인을 담은 ‘후 비첩 연향세트’ 등 왕후의 아름다움을 제품에 담는 등의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더 히스토리 오브 후’는 서울의 주요 궁궐에서 ‘궁중캠페인’을 통해 궁중 예술품 전시·왕실여성문화 체험전·헤리티지 미디어아트·해금 특별공연 등 특색 있는 궁중문화체험 전시를 마련해 궁의 아름다움과 왕후의 미(美)를 널리 알리고 있다”며 “이 같은 활동을 통해 한국의 아름다운 궁중문화를 전파하고, 궁중화장품으로서 ‘후’만의 차별화된 브랜드 이미지를 더욱 공고히 구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후'는 궁중 미용을 옛 방식대로 재현했다. 사진은 홍화연지립밤, 면지(술에 담근 달걀로 피부가 윤택해 보이도록 하는 미용 비방). 사진 = 옥송이 기자 
'후'는 궁중 미용을 옛 방식대로 재현했다. 사진은 동백오일. 사진 = 옥송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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