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B저널 = 손정호 기자) 미중(美中) 무역분쟁 합의 기대감 등으로 이달들어 코스피 지수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새해 우리 증시가 올해보다 다소 좋은 흐름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글로벌 경기 회복과 반도체 호조 등에 증시가 반등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감이다. ‘장밋빛 청사진’이 현실이 될 수 있을까.
최근 우리 증시는 미중 무역분쟁 부분 타결 소식이 가져다준 싼타랠리(크리스마스부터 신년 초까지의 증시 강세현상)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한때 2000선 언저리까지 내려갔던 코스피는 2204.18(20일 종가기준)까지 회복됐다. 코스닥도 650선 안착을 코앞에 두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이런 흐름이 새해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내년 증시 연간 전망보고서를 내놓은 9개 증권사(메리츠종금·키움·케이프투자·한화투자·현대차·IBK투자·KB·KTB투자증권·하나금융투자)는 코스피가 최대 2300~2500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증권사별로 살펴보면 메리츠종금증권(최저점 2000~최고점 2500), 케이프투자증권(2000~2500), 하나금융투자(2000~2450), 한화투자증권(2000~2350), 현대차증권(2000~2350), IBK투자증권(1960~2380), KB증권(1950~2400), KTB투자증권(1900~2300), 키움증권(1900~2250), 신한금융투자(2000~2400), 교보증권(2000~2400), 한국투자증권(1960~2370), 삼성증권(1950~2350) 등이다.
작년 이맘때쯤 증권사들이 내놓은 올래 증시 전망은 이보다 낮은 수준이다. 새해에는 전반적으로 증시 상승기조가 유지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한 것으로 보인다.
침체된 증시, 새해 ‘무지개’ 뜰까
이처럼 내년 우리 증시가 무지개 빛깔인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미중 무역분쟁이 일단락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중국과 스몰딜 규모의 무역협상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미국은 중국산 일부 수입품에 매겨온 15%의 관세를 7.5%로 인하하기로 했다. 중국은 미국산 농산물 수입과 지적재산권 보호를 강화하기로 했다. 아울러 양국은 추가 관세 부과를 취소했다.
작년 우리나라의 대중 수출액(1424억달러)은 전체 무역규모의 25% 수준이었다. 우리나라는 중국으로 반도체 등 중간재 부품을 주로 수출한다. 미중 무역분쟁이 지속되면 중국의 미국 수출이 줄어들고, 이와 함께 우리나라의 중국 수출도 줄어드는 구조다.
그렇기 때문에 미중 무역분쟁은 우리나라 경제에 큰 짐으로 작용해왔다. 미중 무역분쟁이 완전히 타결될 경우 우리 기업의 이익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다음으로는 기업실적이 올해보다 나아질 가능성이다. 5세대 이동통신(5G)의 본격화, 반도체 분야의 호조세 등에 힘 입어 IT, 전자, 자동차 등 관련업종의 주가가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금융정보업체인 에프앤가이드에 의하면, 10대 그룹 계열사 70곳의 내년 영업이익은 99조9671억원으로 올해보다 34% 증가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중 SK하이닉스는 내년 영업이익이 6조7394억원으로 올해보다 129.8%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5세대 이동통신(5G)으로 인한 스마트폰 수요 확대 등으로 반도체 판매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도 내년에 37조5296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올해 실적보다 38.1% 늘어난 수준이다. 삼성전자 역시 5G 이용자가 증가함에 따라 반도체와 스마트폰 판매가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자동차도 내년에 핑크빛 꿈을 꿀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내년 영업이익 4조7415억원으로 올해보다 33.1%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신형 엔진을 토대로 새롭게 나서고 있으며, 제네시스도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판매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SK디앤디(176.5%), 삼성SDI(100.3%), 한국조선해양(95.9%), 한화생명(77.7%), 현대중공업지주(61.5%), 현대위아(61.1%), LG화학(60.4%), SKC(56.7%), 한화(29.6%), LG(23.1%), SK(20.8%), 롯데쇼핑(16.2%), 호텔신라(16.0%), LG유플러스(14.1%), SK텔레콤(12.3%), LG전자(11.8%) 등도 내년 영업이익이 올해보다 성장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삼성중공업과 삼성생명, 현대로템, 현대일렉트릭은 올해 적자에서 내년 흑자로 전환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업종별로는 45개 중 43개 부문의 영업이익이 내년에 증가할 것으로 분석됐다. 전력업종은 내년 영업이익 전망치가 3조3180억원으로 올해보다 1230.5% 상승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어 전기장비(358.1%), 조선(288.5%), 항공운수(278.7%), 부동산(176.5%), 반도체 및 관련장비(129.8%) 등의 영업이익이 올해보다 내년에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됐다.
메리츠종금증권 하인환 연구원은 CNB에 “내년 코스피 최고점 2500, 상저하고의 흐름을 예상하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여부에 따라 미중 무역분쟁의 기존 관세가 점진적으로 철회되면서 우리 기업의 영업이익도 점차 상승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