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B저널 = 김수식 기자) 롯데백화점(롯데쇼핑 백화점부문)에 작은 정원이 생겼다. 지난 6월 미아점에 반려식물 전용 공간인 ‘가드닝 호텔 실라파티오’가 들어선 것. 고객이 맡긴 반려식물을 관리해주는 이곳은 특히 중장년층에게 인기가 높다. 덕분에 매출도 올랐다. CNB가 직접 찾아가 봤다.
지난 12일 지하철 4호선 미아사거리역에 내려 롯데백화점 미아점 1층에 들어섰다. 눈앞에 화려하고 번쩍이는 보석과 명품, 화장품이 즐비했다. 그 사이에서 녹색 잎이 눈에 띄었다. 롯데가 ‘반려식물 호텔’이라 명명한 곳이다. 말 그대로 식물이 휴식할 수 있는 공간이다.
이곳에서는 고객이 장기간 반려식물을 관리하지 못하는 상황이 오면 대신 그 역할을 해준다. 반려식물 전문가인 ‘플랜트 매니저’가 상주하며, 자연 채광 전구 시설이 갖춰진 공간에서 반려식물에게 수분과 영양제를 공급한다. 최대 한달 간 장기 보관도 가능하며, 가지치기, 분갈이도 가능하다. 전부 무료다.
더불어 사람도 휴식할 수 있다. 호텔 내부에는 고목나무, 올리브나무 등 가드닝호텔이 보유하고 관리하는 식물이 20종 이상 자라고 있었다. 롯데백화점 측은 이 식물들이 실내 공기를 정화해준다고 설명했다.
외부에는 ‘식물과 함께하는 힐링 공간’ 콘셉트로 구성된 카페가 있다. 석류차, 허브차, 당근 케이크 등 천연 재료를 사용한 음료와 음식을 판매한다. 바로 옆에는 나무에서 추출한 인견으로 만든 의류를 판매하는 매장이 있었다. 롯데쇼핑은 미아점 외에도 광명점(프리미엄아울렛), 분당점, 안산점 등에도 정원 콘셉트의 ‘플래테리어 카페’를 운용하고 있다.
‘식물 연계 쇼핑’ 효과 톡톡
롯데가 이처럼 식물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뭘까.
먼저, 온라인 쇼핑에 빠진 고객들을 오프라인으로 불러와 매출을 늘리기 위해서다. 특히, 구매력을 갖춘 시니어 고객을 노렸다. 결과는 효과적이었다.
실제로 반려식물 호텔이 입점한 후 4개월(8,9,10,11월)간 실적을 분석한 결과, 백화점 1층의 시니어 고객 매출이 전년보다 15%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식물을 맡기거나 찾으러 오면서 덩달아 백화점 물건도 구매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호텔을 이용한 시니어 고객 중 55%가 백화점에서 의류, 명품 등을 추가 구매할 정도로 연계 구매 효과도 높았다고 한다.
또 다른 이유는 바뀐 소비 트렌드다. 롯데는 올 한해 미세먼지와 황사현상이 심화 되면서 공기 정화에 도움을 주는 반려식물을 활용한 인테리어인 ‘플랜테리어(Plant+Interior)’가 새로운 소비 트렌드로 급부상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플랜테리어 해시태그가 달린 인스타그램 게시물 35만건 중에 60%가 최근 1년 새에 올라왔다. 플랜테리어는 정서 안정과 갱년기 우울증 개선 효과가 있어 시니어 세대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백화점 문화센터 플랜테리어 강좌 수강생의 65% 이상이 중장년층이었다.
앞서 언급한 롯데백화점의 플랜테리어 카페도 인기다. 최근 5개월간 평균 7000명이 방문했다. 3개월(8,9,10월)간 카페 방문 고객 중 50대 이상 고객 구성비가 44%이다. 입점 점포 평균보다 10% 이상 높은 수치다.
롯데백화점은 반려식물 호텔이 앞으로도 고객을 끌어들이는 유인책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CNB에 “최근 중장년층을 중심으로 건강을 챙기는 사람들이 늘면서 공기 정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이 고스란히 식물에 대한 사랑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