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65호 이될순⁄ 2020.01.08 10:12:13
파이는 그대로인데 나눠 먹을 사람이 많아졌다. 저비용항공사(LCC) 항공 업계의 얘기다. 작년 국토교통부가 에어로케이, 플라이강원, 에어프레미아 3곳의 국제항공운송사업자 면허를 발급하면서 올해 LCC는 총 9곳으로 늘어났다. 제주항공, 진에어, 에어서울, 에어부산, 이스타항공, 티웨이항공에 더해진 숫자다. 항공 산업의 규모가 커진 것이다.
산업 규모가 커진 만큼 이용하는 사람도 많아져야 산업이 활황을 띄게 된다. 산업 발전의 이치다. 그런데 항공 산업의 이용객 폭은 점차 감소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통계에 따르면 항공기 이용객 증가 폭은 2016년에 전년 대비 630만 명이 늘어난 이후 2017년 328만 명, 2018년 499만 명 증가했지만, 올해는 증가 폭이 349만 명으로 뚝 떨어졌다. 급증하던 승객 숫자가 주춤하는 양상이다. 여기에 LCC 숫자까지 크게 늘었으니 개별 항공사의 몫은 줄어든 셈이다.
항공 업계에서는 신규 항공사 진입으로 경쟁이 심화하면 이를 버티지 못한 항공사들은 퇴출당하거나 인수합병(M&A)이 이뤄지면서 대규모 지각변동이 올 것이라고 예고한다. 저비용만으로는 경쟁력을 유지할 수 없고 저출산 기조가 강해지는 사회·구조적 측면에서 이용객 수는 꾸준히 감소할 전망이기 때문이다. LCC 업계의 생존전략이 절실한 시점이다.
방법은 있다. 잘게 쪼개진 파이로도 포만감을 느끼려면 부가매출을 올리면 된다. NH투자증권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LCC 업계의 부가매출은 전체 매출에서 5~8%를 차지하고 있다. 말레이시아 LCC 업체인 에어아시아의 경우, 부가매출이 전체 매출의 19%를 차지한다. 면세품 판매, 와이파이 서비스, 여행사 서비스, 환승 서비스 지원 등 세분된 부가 서비스를 유료로 제공하고 있다. 부가매출을 통한 전략이 수익 확보로까지 이어진 것이다.
‘티끌 모아 태산’은 올해 LCC 업계가 곱씹어야 할 속담이다. 기내 와이파이 서비스, VIP 고객 우대 서비스, 프리미엄 좌석 등으로 최대의 수익을 창출해야 한다. LCC에 주어진 과제는 고객을 위한 서비스 개발에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