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꾀가 많지만 얄밉지는 않다. 작은 몸의 한계를 뛰어넘는 모습이 외려 영리하게 느껴진다. 십이간지 일화부터 만화 캐릭터까지 ‘쥐’가 빠지지 않는 이유다. 우리에게 친근한 이 동물은 올해 더 사랑받을 전망이다. 경자년(庚子年), 즉 ‘흰 쥐’의 해를 맞았기 때문이다. 뷰티 업계도 쥐에 주목, 관련 아이템들을 쏟아내고 있다. ‘풍요와 지혜의 상징’을 품은 화장품들을 살펴봤다.
아모레퍼시픽, ‘소장 각’ 어른이 감성 자극
“우와 여기 미키마우스 정말 많네. 제품 종류도 다양하다. 미키로 할까 도날드덕으로 할까?”
지난 6일 이니스프리 홍대점에서 만난 중국인 유학생 리솽(27)씨. 그는 귀국 선물로 쥐 캐릭터 상품을 구매하기 위해 매장에 방문했다.
리씨는 “2020년이 쥐의 해인 만큼 새해 기념으로서 뜻깊고, 무엇보다 친구가 미키마우스를 정말 좋아해서 사러 왔다”며 “패키지가 귀엽고, 색조부터 기초라인까지 종류도 많아서 활용도가 높을 것 같다”고 말했다.
아모레퍼시픽의 경자년 맞이 키워드는 ‘컬래버레이션’이다. 협업의 주인공은 단연 ‘쥐’다.
이니스프리는 ‘미키와 친구들’을, 에뛰드하우스는 ‘톰과 제리’를 제품에 덧입혔다. ‘어른이(어른+어린이.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영화나 만화, 장난감 따위에 열광하거나, 수집하는 취미를 가진 어른)’들의 동심을 자극하는 동시에 실용적인 상품 구성을 통해 소장가치까지 높인다는 계산이다.
이니스프리는 지난달 31일 ‘HELLO 2020 미키와 친구들 콜렉션’을 출시했다. 미키 마우스와 디즈니 대표 캐릭터들이 그려진 한정판이다.
제품은 색조, 스킨케어, 럭키박스 등이다. 주력 라인은 색조로, 대표 캐릭터들이 새겨졌다. 블러셔 팔레트와 파우더는 미키 마우스가 입체적으로 표현됐다. 네일·립밤 등 포인트 글리터 상품들은 미키·미니 마우스 커플과 도날드 덕·데이지 덕 커플 캐릭터에서 영감 받아 디자인됐다. 한정판 출시를 기념해 럭키박스도 판매 중이다.
이니스프리 측은 “리유저블 케이스의 럭키박스는 깜찍한 디즈니 캐릭터 제품으로 소장 욕구를 불러일으킬 뿐 아니라, 도시락통, 메이크업 도구함, 정리함 등 다용도로 사용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에뛰드하우스는 ‘럭키 투게더’ 컬렉션을 통해 ‘톰과 제리’를 소환했다. ‘앙숙’인 동시에 ‘짝꿍’인 이들처럼 혼자보다는 함께 사용하면 좋은 아이브로우, 아이 섀도 등의 제품을 구성했다.
이 외에도 메이크업 베이스, 스킨케어, 립 케어 등의 상품이 있으며, 칫솔과 홀더 세트, 캐릭터 볼펜, 떡메모지, 쇼핑백에 톰과 제리의 생동감 있는 모습이 그려졌다. 한편 럭키투게더는 유튜버 포니와 함께 ‘제리 메이크업’을 제안한다. 해당 영상은 포니 유튜브 채널에서 볼 수 있다.
애경산업, 빨간색·금색 더해 ‘복’ 기원
애경산업은 복(福) 기원에 초점 맞췄다. AGE 20’s(에이지투웨니스)의 팩트 제품에 다산과 풍요·번영의 의미를 담아 쥐 모양을 새기고, 재화를 상징하는 빨간색과 금색을 덧입혔다.
에이지투웨니스 매장 관계자는 “쥐 콘셉트로 출시된 해당 제품은 출시된 지 며칠 안 됐지만, 반응이 좋다”며 “연하장과 쥐 모양의 케이스도 함께 구성돼 새해 복을 기원하는 선물로 인기를 얻고 있다”고 말했다.
애경 측에 따르면 이 제품은 ‘스킨밀러’ 성분을 담은 에센스가 70% 이상 함유돼 자연스러운 수분 광채 피부를 연출해준다. 스킨밀러는 에이지투웨니스의 독자 기술인 인생체 모사 기술을 바탕으로 개발된 피부 유사성분이다.
에이지투웨니스 담당자는 출시 취지에 대해 “경자년을 맞아 친구나 애인, 쥐띠인 지인에게 선물할 수 있도록 쥐 모양을 담은 리미티드 에디션을 선보이게 됐다”며 “특히 예로부터 복이나 재화를 상징하는 빨간색과 금색으로 디자인으로 담아 중국인에게도 큰 인기를 끌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