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리스크 최소화·수익 상승 장점

호텔롯데와 호텔신라가 현지 상황을 잘 아는 로컬기업을 기반으로 호텔 운영 방법을 전수하는 방식으로 해외 진출에 나서고 있다. 이미 양 사는 이 방식으로 실적을 거두었고, 실적을 발판삼아 호텔 확장에 나설 계획이다.

신라호텔, 롯테타워 (사진=호텔신라, 호텔롯데)

위탁경영방식으로 해외 진출 다각화

호텔롯데·신라가 진출 전략을 차별화하면서 위탁경영 방식으로 글로벌 시장에 나서고 있다. 직접 땅을 매입하고 건물을 세워 호텔을 운영하는 것보다 브랜드와 경영 노하우를 전수하는 것이 안정적인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서다.

위탁경영 방식은 건물 소유주는 따로 있고 호텔은 브랜드를 내세워 경영만 맡는 운영 형태다. 수익은 일정한 수수료나 매출 중 일부를 받는 식으로 확보한다. 때문에 적은 투자로 위험 부담을 최소화하면서 호텔 브랜드를 수출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호텔롯데는 2010년 모스크바 진출 이후 베트남, 우즈베키스탄, 괌, 미국, 미얀마, 일본 등 11개 점포를 운영 중이다. 이 중 위탁경영 방식으로 운영되는 곳은 러시아 사마라, 우즈베키스탄, 미얀마다. 올해 6월 미국 시애틀에 신규 호텔을 오픈하면 총 4곳의 위탁경영 점포를 운영하게 된다.

호텔신라는 단계적으로 호텔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2006년 중국 쑤저우 진지레이크 호텔에 위탁경영방식으로 처음 진출했다. 올 상반기 베트남 다낭에 선보이는 5성급 호텔 ‘신라 모노그램’은 사업 착공부터 운영까지 신라 브랜드로는 처음이다. 이후 동남아시아, 미국, 중국 등 해외 10여 곳에 진출해 글로벌 호텔로 도약할 계획이다.

이같은 위탁 경영 방침은 제법 괜찮은 효율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실제로 호텔롯데 관계자는 “국내에도 위탁 경영 방식으로 점포를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베트남 다낭 신라 모노그램 조감도. (사진=호텔신라)

해외 진출 위해 인사 단행

해외 진출을 보다 적극적으로 하기 위해 양사는 내부 조직에도 변화를 주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인사 분야다.

롯데는 지난해 쇄신인사를 단행했다. 해외사업을 책임지고 있는 김현식 전무를 신임 대표로 앉혔다. 해외 진출 전략에 힘을 싣기 위해 김 신임 대표 카드를 내세웠다는 평이다. 호텔신라도 지난해 정기임원인사 때 호텔&레저부문에서 승진자 2명이 냈는데, 호텔&레저부문의 수익성이 개선되면서 사업을 확대한 데 따른 것이다.

하노이 롯데호텔 (사진=호텔롯데)

“글로벌 진출 ‘박차’ 가할 것”

양사의 글로벌 진출은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이미 ‘성과’가 어느 정도 나왔기 때문에 더 높은 곳을 향해 도약하겠다는 방침을 밝히고 있다.

호텔롯데의 글로벌 진출은 호텔시장 경쟁력을 확보하면서 실적을 끌어올리기 위한 핵심 전략으로까지 꼽힌다는 것이 사측의 설명이다. 국내외 30개의 호텔, 1만 1000개 객실을 보유해 아시아 대표 호텔 체인으로 이름값을 올리고 있다는 것이다.

위 실적에 힘입어 해외 운영 호텔 수도 늘려나갈 계획이다. 우선 내년 하반기 중국 옌타이에 호텔을 개관한다. 2022년과 2024년에는 베트남 하노이와 호치민에 각각 L7호텔과 5성급 호텔 개관을 확정 지었다. 미국 서부와 러시아 등 해외 주요 거점 도시에도 신규 호텔 진출을 검토 중이다.

호텔신라는 위탁받은 호텔의 콘셉트나 호텔이 있는 장소에 따라 더 신라와 신라스테이, 신라모노그램을 모두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2021년 미국 실리콘밸리 새너제이(산호세)에 프리미엄 비즈니스호텔 ‘신라스테이 새너제이’를 오픈할 예정이며, 인도네시아 발리 등에도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호텔신라 관계자는 “올 상반기 오픈하는 베트남 다낭 신라 모노그램 외에도 인도네시아와 중국 등지에 경영위탁방식으로 하는 호텔 사업이 지속적으로 논의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