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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게임 시장 열리나” 기대, 코로나 바이러스 탓에 ‘…’

사드 사태 이후 닫힌 시장, 시진핑 방한에 기대 걸었지만 … “큰 피해 없을 것” 전망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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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668호 이동근⁄ 2020.02.03 08:30:40

게임업계가 중국 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우한폐렴) 때문에 피해가 예상되고 있다. 당장 조만간 치뤄질 관련 행사들이 연기, 또는 변경되고 있다. 이에 따라 한·중 관계 개선에 따라 중국발 훈풍을 기대하던 게임업계는 다시금 멀리 내다봐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다만, 게임이라는 문화의 특성상 실내에서 즐기는 경우가 많아 오히려 매출 증가 등의 긍정적 영향도 있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1월 20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 입국장에서 질병관리본부 국립검역소 직원들이 동남아,우한발 비행기 입국자들을 발열 검사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금광’ 이었던 중국 시장, 사드 사태 이후 ‘꽁꽁’

중국 시장은 한때 국내 게임사들의 가장 큰 수출 시장이었지만 2017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 이후 명시적이지는 않지만 추가 게임 수출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사실상 ‘그림의 떡’이 돼버린 상태다. 그러다 연초, 6년 만에 시진핑 국가주석이 방한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국가 관계가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가 커졌다.

하지만 중국 우한을 중심으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퍼지면서 시진핑 주석 방한은 기약 없이 멀어져 버렸다.

중국 게임 시장은 지난해 기준으로 약 26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 시장(약 14조 원)보다 훨씬 큰 규모다. 문화적 유사성 때문인지 한때 이 시장에서 한국 게임은 잘나갔다. 지금도 한국 게임 수출국 1위는 중국이다. 넥슨의 ‘던전앤파이터’는 PC 게임으로만 출시돼 있음에도 연 1조 원의 매출을 올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2017년 이후 중국 정부로부터 판호(중국내 시판을 위한 증명서) 허가를 얻은 게임은 하나도 없었다. 지난해에만 중국 내에서 총 1570개의 게임이 판호를 받았지만 중국산 게임이 88.2%에 달했고, 수입산 게임 판호 허가는 185개, 그나마 한국은 하나도 없었다. 최근 중국 게임들이 물밀듯이 국내에 유입되고 있는 것을 고려하면 ‘기울어진 운동장’ 수준을 넘어선 상황이다.

 

1월 28일 중국 후베이성 우한의 우한대학 부속 중난병원에서 보호복을 입은 의료진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의한 폐렴 환자를 치료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지금 시국에 상황 개선 기대는 어렵다”

현 상황이 근 시일 내에 개선될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는 중국 내부뿐 아니라 한국을 포함한 주변 국가에도 전반적으로 악영향을 미치고 있어 당장 판호를 언급하기는 힘든 상황이어서다. 일각에서는 시진핑 방한이 무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대표적으로 6~9일 열릴 예정이던 ‘2020 타이페이 게임 쇼’가 여름으로 연기됐다. 주최를 맡은 대만 컴퓨터 협회는 31일 홈페이지를 통해 이같이 밝히고 추후 일정은 조만간 공개하기로 했다. 이 행사에는 넷마블(일곱개의 대죄: 그랜드 크로스, 블레이드앤소울 레볼루션), 스마일게이트(에픽세븐), 엔씨소프트(리니지M) 등이 참가할 예정이었다.

 

6~9일 열릴 예정이던 ‘2020 타이페이 게임 쇼’가 여름으로 연기됐다. 넷마블, 스마일게이트, 그라비티, 엔씨소프트 등이 원래 이 행사에 참여할 계획이었다. 사진은 넷마블의 2020 타이페이 게임 쇼 참여 포스터. 출처 = 넷마블


게임대회도 연이어 타격을 입었다. ‘리그 오브 레전드(LoL)’의 개발·유통사인 라이엇 게임즈는 5일 열릴 예정인 ‘2020 우리은행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 스프링’ 대회를 무기한 무관중 경기로 진행키로 했다. 텐센트 주최로 다음 달 말 중국 쿤밍에서 개최 예정이었던 ‘크로스파이어 프로리그(CFPL)’도 연기됐다. 이밖에 다른 대회들도 일정이 변경되거나 차질을 빚고 있다.

시진핑 방한 뒤 판호 허가가 개방된다 해도 중국 시장이 과거처럼 매력적인 시장일지는 미지수다. 중국 정부의 게임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아서다. 당장 판호 발급도 줄고 있어 중국 내 중소업체들이 타격을 입고 있다.

실제로 2019년 발급된 판호 1570건은 2017년 9369건에 비해 크게 줄어든 것이다. 중국 관영방송인 CCTV는 올해 초 “지난해 게임 업체 1만 8710곳이 폐업했다. 2018년(9705곳)의 약 2배”라고 밝힌 바 있다.

한국과 비슷한 셧다운제도 도입된다. 2월부터 18세 이하 미성년자가 밤 10시부터 다음 날 오전 8시까지 온라인 게임에 접속하는 것이 금지되고, 평일에는 90분, 휴일에는 3시간 이상 게임을 할 수 없게 된다. 현금 결제액도 제한된다. 시장이 크게 줄어들 것이 명약관화해 보인다.

“부정적으로만 보긴 어렵다” 지적도

반면 이번 사태를 부정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는 전망도 나온다.

우선 중국 내에서 게임 시장이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중견 게임업계 관계자 A씨는 “중국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외출이 어려운 상황이어서 게임을 즐기는 이들은 더 많아질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며 “아직 정확한 데이터는 집계되지 않았지만 기자들에게 이 같은 문의가 많이 온다”고 말했다.

새로운 판호 발급은 어렵지만 예전에 허가를 받은 게임들이나 클라우드 게임 등 우회로를 통한 진출이 조금씩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 내 게이머 증가는 확실히 호재일 수 있다.

대표적인 것이 넥슨의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이다. 이 게임은 2016년 중국에서 진출은 이뤄지지 않았지만 판호는 발급받은 바 있다. PC버전 ‘던전앤파이터’가 이미 중국에서 큰 인기를 끈 바 있기 때문에 모바일 버전의 출시에 대한 기대는 큰 편이다.

 

넥슨은 사드 사태 발발 전인 지난 2016년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의 판호를 발급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모바일판은 현지 업체인 텐센트가 서비스를 준비중이다. 이미지 출처 = 넥슨


엔씨소프트의 ‘블레이드앤소울’도 중국 진출이 모색되고 있다. 텐센트를 통해 클라우드 게이밍 서비스의 클로즈 베타 테스트(CBT)가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5G 이동통신 서비스가 확대된다면 블레이드앤소울의 중국 내 서비스가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게임업계 관계자들 중에는 새로운 판호 발급이 이뤄지지 않는 것에 대해서도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는 경우도 많았다. 시진핑 방한 이후 판호 발급이 크게 확대될 가능성이 적다는 것이다. 실제로 중국 정부는 공식적으로 한국 판호 발급을 차별하고 있다고 인정한 바는 없다. 따라서 갑자기 판호 발급이 늘어날 리 없다는 것이다.

중소 게임업체 관계자 B씨는 “언론에서 이야기하는 것 만큼 중국 시장에 대한 큰 기대를 가진 곳은 별로 없다”며 “당장은 신중하게 대처하겠지만, 큰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는 곳은 적다. 그보다는 중국 게임들이 국내에 들어오는 것이 더 부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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