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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티 업계, 미혼모·한부모·경단녀 ‘자립’ 돕는다

아모레·애경·LG생건, 경제적·심리적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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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670호 옥송이⁄ 2020.02.20 08:55:50

지난해 종영한 KBS 2TV 드라마 '동백꼴 필 무렵'의 주인공 동백은 미혼모이자 한부모 가장 여성이다. 드라마에는 사랑, 가족애도 녹아있지만 미혼모 가정의 모습을 그려내 호평을 얻었다. 사진 = KBS 


지난해 높은 시청률로 종영한 KBS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은 사회적 편견과 양육비에 부딪히는 미혼모 가정의 모습을 담아내 시청자들의 지지를 얻었다. 실제는 드라마 이상으로 각박하다. ‘현실 동백이’에게는 월 20만 원의 정부 지원금만이 주어질 뿐이다. 이들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지원이 필요한 이유다. 여성 고객이 주를 이루는 뷰티 업계는 어려움을 겪는 여성들의 경제·심리적 자립에 주목, 지원에 나서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2003년부터 ‘희망가게’ 운영
‘금융 소외’ 한부모 여성의 경제 자립 지원


한부모가족은 낯선 가정 형태가 아니다. 유(有)자녀 가족 10가구 중 1가구가 한부모가족이다. 이혼·사별 등 다양한 이유로 한부모가족은 늘어나는 추세다.

특히 모(母)가 세대주인 한부모 가정은 어려움이 크다. 여성가족부의 ‘2018년 한부모가족 실태조사’에 따르면 한부모 가정 가운데(모자, 부자, 모자+기타, 부자+기타 포함) 모자로 구성된 가구는 51.6%로 가장 많지만, 소득은 평균 180만 원으로 가장 낮았다.
 

희망가게 이미지컷. 사진 = 아모레퍼시픽 


아모레퍼시픽은 한부모 가장 여성을 ‘금융소외 계층’으로 인식하고, 지난 2003년부터 ‘희망가게’를 운영해왔다. 희망가게는 아모레퍼시픽이 후원하고 아름다운 재단이 운영하는 ‘마이크로 크레디트(Micro Credit. 사회 취약계층에 대해 소액의 창업자금을 담보나 보증 없이 빌려주는 일)’ 사업이다. 창업을 통해 여성 스스로 당당한 CEO로서 가게를 운영하는 동시에, 일하면서 자녀를 양육할 수 있는 환경조성이 목적이다.

관계자는 “희망가게는 한부모 여성 가장을 지원하는 유일한 전국 단위 사업”이라며 “이 여성들은 주택 임차 보증금, 자녀 학자금 등으로 인한 대출 수요는 높지만, 금융권 이용이 어려운 대표적 ‘금융 소외’ 계층이다. 금융권 대출이 어려운 이들의 자립을 지원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해당 사업은 아모레퍼시픽 창업자인 서성환 선대회장의 가족들이 여성과 아동 복지 지원에 힘쓴 창업자의 뜻을 기리기 위해 2003년 창업주의 유산을 기부하면서 시작됐다. 2004년 1호점 개점 이후 음식점, 미장원, 개인택시, 매점, 세차장, 천연비누 제조 등 다양한 분야 창업을 뒷받침했고, 지난해까지 전국에 총 402개 매장이 개설됐다.

희망가게는 한부모 여성들의 금융 접근성 개선(희망가게 대출 조건에 따른 이자 절감분) 및 가처분소득 증가(창업 후 소득 증가분 및 사회적 순손익) 등 사회적 성과 측면에서도 기여하고 있다. 신청 시 별도의 담보나 보증을 요구하지 않으며, 신용 등급과도 관계없이 창업자금을 대출해준다.
 

아모레퍼시픽과 아름다운재단이 함께하는 한부모 여성 창업 대출 지원 사업 ‘희망가게’는 오는 3월 6일까지 2020년도 1차 창업주를 공개 모집한다. 사진 = 아모레퍼시픽 


지원자격은 중위소득 70% 이하, 맏자녀 기준 25세 이하의 자녀를 양육하는 여성이면 누구나 가능하다. 단 구체적인 창업계획이 있어야 한다. 공모를 통해 선발되는 희망가게 창업 대상자에게는 최대 4000만 원의 창업자금(보증금 포함)이 상환금리 연 1%로 제공된다. 상환 기간은 8년이며, 상환금 및 이자는 또 다른 여성 가장을 위한 창업 지원금으로 적립된다.

특히 창업주들의 실질적인 자립을 위해 업종별 전문가들의 맞춤형 컨설팅이 제공된다.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과 개인기술교육비로 최대 200만 원이 제공되며, 심리 정서·법률지원·긴급 치료비도 받을 수 있다. 사후관리를 통해 온전한 자립을 돕기 위해서다.

아름다운재단 김연안 변화사업국장은 “대부분의 한부모 여성은 대출 수요가 높지만 신용 등급이 낮거나 회생·파산 신청 중인 경우가 많아 금융권 대출 이용이 어려운 금융소외 계층”이라며 “희망가게가 이들의 경제적 자립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애경산업, 미혼모 ‘심리’ 회복 도움
미혼모 상담센터 금전적 지원


애경산업은 청소년미혼모들의 ‘심리 회복’에 주목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12월 20일 미혼모협회 ‘인트리’와 사단법인 ‘희망을나누는사람들’과 함께 서울시 종로 북촌 한옥마을에 위치한 미혼모 상담센터 ‘봄날’ 개소식을 함께했다.
 

애경산업은 미혼모 협회 인트리와 함께 미혼모 상담소 '봄날' 개소식을 진행했다. 사진 = 애경산업 


‘봄날’은 24세 미만의 청소년미혼모에 특화된 복합 상담공간이다. 사회적 편견과 자녀 양육,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해 정신적 스트레스를 겪는 미혼모의 심리 안정을 위해 개설됐다. 특히 미혼모 당사자로 구성된 전문 상담진 및 멘토단이 미혼모의 상담을 수행한다. 프로그램은 진단, 상담 및 이후 연계 활동까지 이어지며, 아이 돌봄 서비스, 경제자립도 지원한다.

애경산업 관계자는 “뷰티기업으로서 주 고객인 여성들을 실질적으로 도울 수 있는 사회공헌을 고민했다”며 “지난 5월 인트리, 희망을나누는사람들과 함께 미혼모의 건강한 자립과 안정된 자녀 양육을 위해 MOU를 체결했다. 애경은 주로 금전적 지원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회적 편견으로 인해 미혼모들이 겪는 어려움을 어루만져줄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며 “미혼모들에게 외로움과 고통에서 벗어나 새로움에 대한 기대감으로 가슴 설레게 하는 공간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LG생활건강, ‘뷰티 인플루언서’ 양성
경단녀 등 취업 취약계층 ‘사회 진출’ 기회 제공


LG생활건강은 취업에 어려움을 겪는 여성들에게 새로운 사회 진출 기회를 제공한다. ‘내추럴 뷰티 크리에이터’ 프로그램을 통해서다. 이 프로그램은 뷰티 인플루언서를 양성하는 사회공헌 활동이다. 경력 단절을 겪은 여성뿐만 아니라 다문화가정, 취업준비생 등 다양한 여성들이 참여했다.

참여자 최유정 씨는 “결혼 후 두 아이 육아를 위해 직장을 그만두게 됐다”면서 “뷰티 크리에이터 활동을 통해 경제적 자립을 이루고, 새로운 경력을 쌓아 당당한 ‘커리어 우먼’으로 살아가고 싶다”고 말했다.
 

LG생활건강은 뷰티 크리에이터 양성 프로그램을 통해 경단녀를 비롯, 취업에 어려움을 겪는 여성들의 사회 진출을 돕는다. 사진 = LG생활건강 


지난해 모집한 내추럴 뷰티 크리에이터 2기는 약 6:1의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작년 9월부터 6개월간의 본격적인 교육과정에 들어갔고, 오는 3월까지 전문가교육과 다양한 대외 활동을 통해 새로운 진로를 준비한다. 정규 교육과정이 끝나면 뷰티 인플루언서로서 정착과 성장을 지원하는 사후 관리 프로그램 ‘내뷰티즈’에도 참여할 수 있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내추럴 뷰티 크리에이터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여성 일자리를 창출하는 혁신적인 사회공헌활동”이라면서 “사회 진출을 원하는 여성들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 방안을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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