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소비 트렌드의 변화에 따라 백화점의 실적은 좋아졌고, 대형마트는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올라온 주요 4개 대형마트의 2019 연결 기준 잠정 영업실적을 분석한 결과다. 개별적으로 보면 롯데백화점·롯데마트 등을 운영하는 롯데쇼핑은 매출과 영업이익이 감소했고 순이익은 적자를 지속했다. 반면, 신세계백화점과 현대백화점은 매출과 영업이익에서 상승세를 보였다. 이마트는 2019년도 잠정 영업실적에서 영업이익과 순이익을 공개하지 않아 매출만 비교했다.
롯데쇼핑은 전년 동기 대비 1.05%가 감소한 17조 6328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뒤를 이어 이마트, 신세계백화점, 현대백화점 순으로 각각 0.05%, 38.22%, 38.60% 증가한 13조 1548억 원, 6조 3936억 원, 2조 1990억 원을 벌어들였다.
영업이익은 신세계백화점이 전년(3844억 원) 동기 대비 71.11% 증가한 4682억 원을 기록했다. 롯데쇼핑은 3844억 원에서 28.32% 감소한 5970억 원, 현대백화점은 1867억 원에서 56.57% 증가한 2922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영업이익률에서는 롯데쇼핑은 0.92%포인트(P) 감소한 2.43%를, 신세계백화점과 현대백화점은 1.41%P, 1.53%P 증가한 7.32%, 13.29%를 기록했다.
순이익은 롯데쇼핑의 경우 적자액이 전년 4650억 원에서 8536억 원으로 커졌다. 이는 지난해 7월에 시작된 일본산 불매운동의 영향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신세계백화점은 7624억 원에서 21.54% 감소한 5982억 원을 기록했다. 현대백화점은 지난해(1673억 원) 동기 대비 45.61% 증가한 2436억 원이었다.
최저가 ‘온라인’ vs 프리미엄 ‘백화점’
이처럼 백화점의 실적이 좋은 데에는 소비 양극화라는 분석이 주를 이룬다. 최근 소비 트렌드는 최저가와 프리미엄으로 양분하는 모습이다.
최저가 시장에는 온라인과 대형마트 등이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지만, 프리미엄 시장에는 백화점이 유일하다. 프리미엄 상품으로 분류되는 화장품과 면세상품 등이 백화점의 실적을 이끈 셈이다.
반면 새벽 배송과 익일배송을 앞세운 온라인몰로 인해 대형마트는 적자를 지속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들어 10월까지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109조 3929억 원으로, 지난해 80조 7978억 원에 비해 35%가량 늘었다.
쿠팡과 마켓컬리가 주도한 ‘로켓배송’(익일배송)과 ‘새벽배송’이 업계 전체의 화두로 떠오르면서 소비자들을 사로잡았다. 여기에 코로나19로 인한 온라인 주문과 배송이 이어지면서 대형마트 업계의 적자 폭은 올 상반기에도 심해질 것으로 예측된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마트 업계 1위였던 이마트가 지난해 전문점을 중심으로 구조조정에 나섰고 유통 공룡 롯데마저도 13일 점포의 30%를 정리한다는 계획을 내놓았다”며 “이런 움직임이 유통업계 전반으로 확산할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