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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회사의 자사주 매입, 효과는?

주가·기업가치 상승 기대 … “코로나19 악재에는 효과 한계” … ‘주식 소각’ 필요 지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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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672호 이될순⁄ 2020.03.26 17:22:14

기업가치가 하락함에 따라 자사주를 매입하는 증권사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회사가 주가 회복에 대한 자신감과 책임경영의 의지를 보여줌으로써 회사에 대한 시장의 신뢰를 제고하려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 코로나19로 인한 특수 상황에서는 자사주 매입카드도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증권사 사옥.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BNK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 하나금융투자, 한국투자증권, 우리금융지주, KB증권, 대신증권, 키움증권 (사진=연합뉴스)


KTB투자·한화투자·NH투자·미래에셋대우 ‘주주가치 제고’ 목표

KTB투자증권은 최석종 사장을 포함한 주요 경영진들이 자사주를 매입했다. 최 사장은 3월 11일부터 자사주 5만 5000주를 매입해 총 9만 5000주를 보유하게 됐다. 김형남 상근 감사위원이 7만 주를 매입했고, 황준호 그룹전략 부문 대표와 김태우 KTB자산운용 대표도 각각 1만 주씩 매입했다. 경영혁신실장 안태우 전무와 김정수 전무도 각각 3만 주, 1만 주를 매입했다.

한화투자증권은 ‘임원·주요주주특정증권등 소유상황 보고서’ 공시를 통해 경영진이 자사주 21만 2773주를 매입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권희백 대표가 4만 3700주를 사들였다.

한종석 경영지원본부 상무는 “이번 경영진의 자사주 매입은 회사를 한 단계 더 성장시키겠다는 책임경영 의지가 강하게 반영된 것”이라며 “지난 3년간 지속 성장했음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낮아 자사주를 매입해 주주들에게 보답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NH투자증권은 지난 16일부터 19일까지 임직원을 대상으로 자사주 매입 신청을 받았다. 구매 한도는 1인당 3000만 원으로 직원들의 신청 결과를 바탕으로 총 매입 규모를 확정할 방침이다. 자사주 매입 시점은 4월 1일부터 최대 3개월간이며 추후 정해질 매입 규모에 따라 매입 기간도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 NH투자증권 정영채 사장은 이달 3일과 4일 이틀에 걸쳐 자사주 5000주를 매입했다.

미래에셋대우는 6월 22일까지 3개월 이내에 자사주 매입을 완료할 계획이다. 완료 후 주식소각을 결정했다. 자사주 취득 규모는 약 470억 원, 보통주 1300만주 가량이다. 이는 유통주식 수의 약 2.4% 수준에 해당한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이번 자사주 매입과 소각 결정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것으로 주식 가치를 높여 주주를 보호하기 위해 결정했다”면서 “코로나19 상황이 금융시장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최근 주가 움직임이 저평가 영역에 있는 것으로 판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사주 매입 이유 ‘지배주주의 경영권 안정’, ‘저평가된 주가’

증권회사들이 자사주 매입에 나서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를 꼽을 수 있다. 우선, 지배주주의 경영권 안정이다. 자사주는 의결권과 배당권이 인정되지 않는다. 따라서 자사주를 매입하면 의결권에서 제외되는 특성 때문에, 상대적으로 기존 최대 주주의 지배력이 커지는 효과가 있다. 또 자사주 매입이 이뤄진 후 유통되는 주식 수가 줄어들면, 지배력을 확보하려는 주주는 주식을 더 비싸게 사들여야만 한다. 이렇듯 자사주 매입은 외부 주주가 지배권을 확보하기 어렵게 만든다.

다음으론 주가가 저평가돼 있다는 것을 시장에 알리기 위해서다. 시장에서 형성된 주가가, 회사가 자체 평가한 주가보다 싸다면 자사주를 매입하는 게 회사로서 바람직한 선택이다. 나중에 주가가 오른 후 되팔면 이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많은 회사가 자사주 매입을 이유로 ‘주가 안정’을 언급하고 있고 실제로 주가가 많이 떨어졌을 때 자사주를 매입하는 경향을 볼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자사주 매입은 책임 경영의 일환으로도 볼 수 있다”며 “주식을 소유한 사람으로서 회사의 가치를 올리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액션을 취하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사진 = 연합뉴스, 연합뉴스TV)


코로나19에 따른 충격, 자사주 매입 ‘속수무책’

하지만 최근에는 코로나19에 따른 충격 때문에 일부 증권사의 주가가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지금 상황에서 자사주 소각으로 발행 주식수를 줄이지 않는 이상 자사주 매입만으로는 주가 부양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17일 70억 원 규모 자사주 매입을 결정한 신영증권은 사흘간 8.91% 하락했고, 유진투자증권은 18일 장 마감 후 45억 원 규모 자사주 매입 결정을 공시했지만 다음 날 20% 넘게 하락했다.

업계 관계자는 “시장안정을 위해 자사주 규제를 완화해주는 것도 좋지만 제대로 된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자사주를 소각하겠다는 기업에 한해서만 자사주 매입 한도를 완화해 주는 것도 방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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