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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에서 반려동물보험 가입 시대 … 한계는?

관련 상품 연이어 출시 … 표준진료비 문제는 넘어야 할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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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673호 이될순⁄ 2020.03.27 11:33:43

핵가족과 1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반려동물을 기르는 사람들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애완동물이 아닌 ‘반려동물’이라는 단어에서 알 수 있듯, 과거와는 다른 인식의 변화를 느낄 수 있다. 보험사들은 반려동물 보험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보험 적용 범위를 반려견에서 반려묘로 확대하고 질병 범위와 보장 기간을 늘린 상품을 속속 내놓고 있다.

 

반려동물과 함께 달리기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반려동물보험을 편의점에서?

GS리테일은 현대해상과 손잡고 무배당 하이펫 반려동물보험 상품을 출시했다. GS25 편의점을 방문해 계산대(POS) 입력창에 전화번호를 입력한 후, 휴대전화로 전송받은 메시지 내의 URL에 접속해 고객과 반려견의 기본 정보를 입력한 뒤 보험료를 결제하면 가입이 된다.

하이펫 애견보험은 치료비 보장 중심의 기존 보험 상품과 달리 배상책임 보장과 장례비 보장이 특화된 상품이다. 보장 범위는 반려견이 타인의 신체나 반려동물에게 손해를 입힐 경우 최대 500만 원 한도 내에서 지원되고 반려견 사망 시 장례비 15만 원 지급된다. 지자체에 반려동물 등록을 완료한 반려견(일부 견종 제외) 중 만 0세부터 6세까지 가입할 수 있다.

GS리테일 관계자는 “반려동물 인구가 지속해서 증가함에 따라 반려동물로 인한 타인과의 분쟁 사례가 매년 증가하고 있으며 반려동물 장례 문화도 확산하는 추세를 보여, 반려견 배상책임 보장과 장례 보장을 특화해 출시하게 됐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의 발표에 따르면 국내 반려동물 양육인구는 약 1000만 명으로, 전체 가구 중 25.1%에 이른다. 즉 4명 중 1명이 반려동물을 키운다는 뜻이다.

증가한 반려동물 양육인구만큼 반려동물보험시장도 성장세다.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반려동물보험 시장 규모는 112억 5000만 원으로 집계됐다. 전년(12억 8000만 원) 대비 778%, 2017년(9억 8400만 원) 대비 700% 성장했다.

 

코로나에 걸린 강아지. (사진=연합뉴스)


‘의료비’ 보장부터 ‘사망위로금’까지

국내 반려동물보험은 2007년 현대해상에서 최초로 애견보험을 출시하며 시작됐으나 손해율 악화로 빛을 보지 못했다. 그러다가 최근 반려동물 수가 급증하면서 펫보험이 다시 떠오르고 있다.

삼성화재의 애니펫은 반려견의 입·통원과 수술비, 배상책임, 사망위로금 등을 종합 보장한다. 순수보장형으로 보험기간은 1년과 3년 중 선택 가능하다. 6개의 플랜과 3개의 선택형 특약으로 구성됐다. 기본 플랜은 상해나 질병으로 동물병원 내원 시 자기부담금을 제외한 병원비의 70%를 보상한다. 수술확장 플랜은 고비용 수술, 종합 플랜은 피부병까지 보장받을 수 있다.

반려묘를 위한 애니펫 보험도 있다. 순수보장형으로 보험기간은 1년이다. 자기부담금을 제외한 병원비의 50%를 보상하는 실속형과 70%를 보상하는 안심형 중 선택 가능하다. 입·통원은 상해나 질병으로 동물병원에서 사용한 의료비를 보상하며 입원과 통원 각각 연간 20회 한도로 보장된다.

롯데손해보험의 롯데 마이펫보험은 반려견과 반려묘 모두 가입할 수 있다. 반려동물의 수술·입원 시 의료비를 담보하는 수술입원형 상품과 통원진료까지 추가 보장하는 종합형 상품으로 구성돼 있다.

메리츠화재는 장기 펫보험 ‘펫퍼민트 퍼피&도그 보험’으로 시장을 선점했다. 3년 단위로 갱신할 수 있으며 생후 3개월부터 만 8세까지 가입 가능하다. 최대 만 20세까지 보장한다. 평균 진료비 수준에 따라 견종을 5가지 그룹으로 분류해 보험료를 적용한다. 의료비 보장비율 50%와 70%중 선택할 수 있다. 슬개골 탈구와 피부·구강 질환을 기본 보장한다.

한화펫플러스보험은 상해 의료비를 기본담보로 두고 플랜 선택에 따라 슬관절/고관절 탈구, 구강내질환, 피부질환 등 질병확장담보까지 확장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반려묘 (사진=연합뉴스)


가입문턱 낮추고 보장범위 확대

초기 반려동물 보험 상품은 대부분 입·통원 의료비를 하루 10만~15만 원, 수술비 100만~200만 원가량을 보장하는 내용으로 시작했다. 비싼 보험금과 낮은 보장성이 문제가 되자 현재는 회사마다 가입 문턱을 낮추고 갱신주기를 늘리는 등의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작년 4월 기준으로 메리츠화재와 현대해상, 삼성화재는 가입 문턱을 낮춰 미등록 반려동물도 가입할 수 있도록 했다. 반려동물보험은 정부에 등록했는지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보험이 달라진다. 똑같은 종류의 애완견 여러 마리를 키우는 주인이 의사나 보험사가 육안으로는 식별하기 어려운 점을 이용해 한 마리만 보험에 들고 나머지 동물들은 하나의 보험으로 치료를 받는 경우가 빈번해졌기 때문이다.

메리츠화재와 삼성화재는 갱신 주기를 3년까지 늘렸다. 보통 1년으로 설정된 곳이 대다수였지만 가입자 유치를 위해 장기보험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했다. 또 기존에는 반려견만 가입할 수 있었는데 최근 들어서는 반려묘를 위한 전용 상품도 잇따라 출시했다.

다만 반려동물보험이 크게 활성화되기엔 장벽이 높다는 지적이 나온다. 무엇보다 보험업계에서는 반려동물 병원비가 표준화 돼 있지 않아 보험가입자의 중복청구나 동물병원의 과잉·허위 진료 여부 등 자신들이 부담할 진료비를 추정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토로한다.

한국소비자연맹에 따르면 동물병원 1회 방문 시 평균 진료비는 11만 원에 이른다. 수의사가 진료 전 반려동물 보호자에게 예상 진료비를 고지하는 규정 등이 없는 데다 진료비 체계가 표준화하지 않은 탓에 병원에서 부르는 게 값이다.

손해보험업계 관계자는 “반려동물의 신원과 진료 이력 등을 확인하기 어려우니 보험금을 부정으로 받아가는 문제가 생기기 쉽다”며 “동물병원 진료비가 표준화되지 않아 부르는 게 값이란 점도 업계가 제기하는 불만 사항 중 하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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