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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쿠페이’로 또 돌풍? ‘간편결제 전쟁’ 가속화

스마일페이·네이버페이·SK페이 이어 쿠팡·신세계·롯데 도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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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674호 옥송이⁄ 2020.04.16 09:48:35

스마트폰과 손가락이면 된다. 터치 몇 번이면, 화면 안의 상품이 곧 내 물건이 될 수 있다. 발품 팔지 않아도 되는 편리함이 ‘간편결제’의 매력. 이 시스템은 최근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인해 소비의 온라인화가 심화되면서다. 간편결제 시장이 나날이 성장하자 도전장을 내미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쿠팡이 핀테크 부문을 분사한 데 이어, 유통 대기업 신세계·롯데그룹도 경쟁력 확대에 나섰다. 유통업계 ‘페이 전쟁’ 내막을 살펴본다.

간편결제 3위 쿠팡, ‘페이’ 장악 위해 자회사 설립

하루 602만 건, 사용 금액 1745억 원.

한국은행이 발표한 지난해 간편결제 서비스 이용실적이다. 각각 전년 대비 각각 56.6%, 44.0% 증가했다. 이 결제의 이용 규모는 2017년 650억 원, 2018년 1200억 원으로 해마다 커지고 있다.

편의성으로 무장한 간편결제가 ‘폭풍 성장’ 하는 가운데 지난달 31일 이커머스 강자 쿠팡이 이례적인 소식을 전했다. 4월 1일부로 핀테크 자회사를 설립하고, 자체 결제 시스템 ‘쿠페이’를 담당하던 핀테크 사업 부문을 사실상 분사하겠다고 밝힌 것.
 

쿠페이 로고. 사진 = 쿠팡 


해당 내용이 전해지자 업계는 술렁이는 분위기다. 쿠팡 쿠페이는 잠재력 큰 대어(大漁)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전자금융업자(PG) 이용 결제 금액 상위 3개사는 이베이코리아(스마일페이), 네이버(네이버페이), 쿠팡(쿠페이) 순으로 나타났다.

쿠팡 관계자는 “자사 추산 쿠팡 사용자는 국민의 절반, 쿠페이 사용자는 이미 1000만 명을 넘어 섰다”며 “쿠페이가 사랑받을 수 있는 가장 큰 차별화된 장점은 ‘원터치 결제’에 있다”고 말했다.

쿠페이는 카드번호·비밀번호·지문인식 등 추가 인증과정을 반복해야 했던 전자상거래 결제의 번거로움을 없앴다. ‘구매’ 버튼 하나만 누르면 자동으로 결제가 완료된다. 대신, 간편하지만 자칫 위험할 수 있는 원터치 거래의 문제점을 없애기 위해 자체 개발한 부정거래 감시 시스템을 적용했다.

쿠페이는 원터치 결제 시스템을 앞세워 쿠팡 전체 거래액의 상당 부분을 견인하는 핵심 수단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오프라인이나 다른 온라인몰에서 사용할 수 없고, 쿠팡 플랫폼 내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 한계로 꼽혀왔다. 핀테크 사업부를 별도 자회사로 분리한 배경에는 범용성 문제 해결 및 간편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포석으로 분석된다.
 

쿠팡페이(가칭) 경인태 신임 대표. 사진 = 쿠팡 


경인태 쿠팡페이(가칭) 신임 대표는 “신설되는 핀테크 자회사는 고객들에게 보다 편하고 혁신적인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간편결제를 넘어 고객을 위한 종합 핀테크 플랫폼으로 발전할 것”이라며 “‘쿠팡 없이 어떻게 살았을까?’라고 말할 수 있도록 핀테크 부문에서도 쿠팡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차별화된 서비스를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신세계·롯데그룹, 대기업 유통망 ‘페이’에 적극 활용

유통 대기업 신세계·롯데그룹도 간편결제 사업을 확장한다. 기존 오프라인 고객과 각 사의 포인트(신세계포인트·엘포인트) 회원들을 페이로 연계시킨다는 계산이다.

신세계는 신세계아이앤씨(신세계I&C)가 운영하던 SSG페이를 오는 6월 SSG닷컴으로 이전한다. 롯데그룹은 자체 간편결제 서비스인 ‘엘페이(L.pay)’의 이용자 수 확보에 집중한다. 신세계 ‘SSG페이’와 롯데 ‘엘페이’의 이용자 수는 올해 기준 각각 850만 명과 500만 명이다.

사진 = SSG닷컴 


유통 대기업의 경우, 간편결제 사용자 수는 이커머스 업계보다 적지만 용처가 넓다는 것이 강점이다. 계열사를 비롯해 가맹점에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SSG페이는 신세계백화점, 이마트, 스타필드 등 가맹점에서 SSG페이를 사용할 수 있고, 엘페이 역시 백화점·마트·홈쇼핑·닷컴·하이마트·슈퍼·롭스 및 유통계열사를 온라인 쇼핑몰 하나로 모은 통합 애플리케이션 ‘롯데온(ON)’에서 쓸 수 있다.
 

사진 = 엘페이 


유통업계 ‘페이 춘추시대’ 이유? 데이터가 미래 좌우한다

쿠팡·신세계·롯데가 새로운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쉽지만은 않을 전망이다. 기존 간편결제 시장에서 강세를 보인 기업들과의 경쟁은 물론 ICT 업체들과의 각축도 예견된다.

이베이코리아 ‘스마일페이’의 가입자는 지난해 기준 1450만 명에 달한다. G마켓, 옥션, G9뿐만 아니라 마트, 외식, 패션, 뷰티, 레저, 교통 등 폭넓은 오프라인 사용처를 확보했다. 지난해 6월 SK텔레콤 휴대폰 결제 서비스 T페이와의 통합으로 탄생한 11번가 ‘SK페이’는 T페이 오프라인 가맹점인 3만5000여 매장과 제로페이 가맹점 40만 곳을 사용처로 확보했다.
 

사진 = 스마일페이 


네이버(네이버페이), 카카오(카카오페이), NHN(페이코) 등 ICT업체들도 공격적인 시장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네이버파이낸셜은 지난해 미래에셋대우 등으로부터 투자금을 유치 받은 바 있다.

이처럼 각종 페이가 난립하게 된 이유는 간편결제가 현재 유통 분야 핵심 승부처일 뿐만 아니라, 결제 과정에서 수집할 수 있는 ‘데이터’ 때문이다. 구매 데이터는 ‘고객 맞춤형 마케팅’의 자산으로, 미래 유통 시장을 관통하는 키워드다. 정보 수집량이 많을수록 정교한 마케팅을 펼칠 수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얼마나 더 많은 데이터를 확보하느냐가 중요하다. 고객들 취향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자산이 되기 때문”이라며 “미래 유통 승자는 현재의 페이 경쟁, 결국은 데이터 수집 격차에서 드러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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