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75호 이동근⁄ 2020.05.01 07:39:08
최근 제약사들의 건강기능식품 출시 바람이 거세다. 이는 코로나19로 인해 실내 생활시간이 많아지고 체력이 약해짐에 따라 치료보다 예방에 관심을 갖는 소비자 트렌드가 반영된 면도 있지만, 기존 일반의약품 시장이 정체되다 보니 제약업계가 새로운 활로로 건기식에 주목하는 바도 크다.
대표적인 것이 동아제약이 13일 출시한 ‘써큐란 알파’다. 혈행 및 기억력 개선에 도움을 주는 것을 효능으로 내세운 이 제품은 동아제약이 1994년 발매된 일반의약품 혈액순환개선제 ‘써큐란’을 건강기능식품으로 전환한 제품이다. 동아제약은 써큐란 알파를 시작으로 써큐란 오메가-3등 건강 상태,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다양한 제형 및 성분의 제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김민혁 동아제약 써큐란 BM(Brand manager, 브랜드매니저)은 “써큐란 알파가 혈행 및 기억력 개선이 필요한 모든 분에게 도움이 되길 바란다”며, “앞으로 더 다양한 제품을 선보여 보다 넓은 소비자들의 건강에 기여하는 써큐란 브랜드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대웅제약도 소비자의 생활습관과 증상별 맞춤 건기식 6종을 출시한다고 16일 밝혔다. 소비자들의 건강관리에 도움이 되는 ▲간(에너씨슬, 에너씨슬 콜레다운) ▲장(락피더스) ▲눈(아이즈업 모이스트, 아이즈업 컴포트) ▲혈행(세노메가) 등이다.
대웅제약 류재학 CH본부장은 “소비자의 건강관리에 도움이 되는 성분과 함량에 맞춰 고품질의 건강기능식품을 출시했다”며 “소비자가 신뢰할 수 있는 품질의 제품을 다양한 라인업으로 구성해 제공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기존에 건기식을 출시한 다른 제약사들도 시장 확대에 여념이 없다. 유한양행 관련 브랜드 뉴오리진은 액상형 밀크씨슬 ‘간편히 확깨는 히말라야 밀크씨슬 히비스커스맛’을 지난 10일부터 전국 CU매장을 통해 판매 개시했한 것이 대표적이다.
유한건강생활 BD&Marketing 정경인 본부장은 “지친 현대인들의 일상에서 피로를 근본적으로 해소시킬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이 있을까 고민하다가 간 건강 기능성을 인정받은 밀크씨슬에서 해답을 찾았다”며 “일시적으로 잠을 깨우는 피로개선 효과가 아닌, 근본적으로 간 건강을 케어함으로써 피로회복제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혔다.
휴온스내츄럴도 황산화와 면역력 증진에 도움을 주는 2중 기능성 건강기능식품 ‘이너셋 면역&비타민C 2000’을 출시했다고 16일 밝혔다.
항산화에 필요한 ‘비타민C’와 정상적인 면역 기능과 세포분열에 도움을 주는 ‘아연’이 배합된 제품이다. 비타민 제조사 DSM의 원료인 Quali-C 인증 영국산 비타민C 원료를 사용했으며, 인공색소, 결정셀룰로스, 스테아린산마그네슘 등 화학적 합성품인 부형제를 넣지 않았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이밖에 JW중외제약의 ‘액티브라이프 눈건강’과 ‘로얄 진 홍삼스틱’(JW생활건강), 광동제약의 ‘비타500 데일리 스틱’, 제일헬스사이언스의 ‘MSM펜타 프리미엄’ 등 다양한 건기식이 시장에 출시되고 있다.
종근당건강 ‘락토핏’ 성공, 제약업계 건기식 관심 높였다
이처럼 제약사들이 건기식 제품을 연이어 출시하는 이유는 약국 외에는 판매가 어려운 일반의약품과 달리 대형마트, H&B 등 판매 경로를 크게 확대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으로 보인다.
특히 온라인으로 판매가 가능하다는 점은 코로나19가 확산됨에 따라 대세로 떠오른 ‘언택트’(un-contact, 사람을 직접 만나지 않고 이뤄지는 행위) 마케팅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장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최근 건기식을 출시한 중견 제약업계 관계자 A씨는 “‘치료보다는 예방’이라는 소비자 트렌드가 확산되고 있고, 신약개발을 위한 캐시 마련이라는 측면에서 돌파구로 제약사들이 집중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게다가 종근당건강의 건기식 ‘락토핏’이 지난해에만 중소제약사의 전체 매출 급인 2000억 원이라는 판매고를 올리면서 제약사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비슷한 효능의 일반의약품(OTC)의 매출은 정체되고, 건기식이 시장에서 인기를 끄는 것은 장기적으로 부정적일 수도 있다는 지적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OTC의 경우 약사법에 따라 광고 심사가 의약품광고심의기관에 의해 별도로 이뤄지는데, 건기식에 비해 기준이 높다. 반면 건기식은 광고심의의 문턱이 낮고, 효능 입증의 기준도 높지 않다.
실제로 제약업계 관계자 B씨는 “OTC는 약국 외에 유통이 안되는데다,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약국을 찾는 이들이 줄어들었다. 이에 더해 OTC는 홍보에 제한이 있다보니 실제 효능에 있어 더 뛰어난 면이 있어도 비슷한 효능의 건기식이 더 잘팔리는 기현상(?)이 나타난다는 점도 부정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