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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직격탄 맞은 호텔롯데에 "상장 연기 불가피"

영업이익 적자전환 … 면세점은 전년 동기 대비 96%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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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677호 이될순⁄ 2020.06.08 09:38:44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호텔롯데 상장이 코로나19로 또다시 표류하게 됐다. 호텔롯데의 주축인 면세사업이 전년 동기 대비 96% 급감해 상장 작업에 차질을 빚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어서다.

호텔롯데는 과거 오너 경영비리 혐의, 국정농단 사건에 휘말리면서 ‘오너 리스크’에 직면했던 데다, 중국 정보의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보복으로 시장가치를 인정받기 어려워 상장을 미룬 바 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사진=롯데그룹)


영업이익·순이익 적자전환, 매출액 34.5%↓

호텔롯데의 올해 1분기 매출액은 1조 873억 원으로 전년 동기(1조 6620억 원) 대비 34.5% 감소했다. 영업손실은 791억 원, 순손실은 1560억 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됐다.

사업 부문별로 보면, 호텔사업부의 1분기 매출은 12.7% 감소한 1544억 원, 영업손실은 638억 원을 기록했다. 리조트사업부는 23억 원의 영업적자를 보였다. 월드사업부는 매출이 38% 급감한 459억 원, 영업적자는 167억 원으로 집계됐다. 면세점 사업 부문의 영업이익은 전년(1065억 원) 대비 96% 감소한 42억 원을 나타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영업실적이 악화 돼 신동빈 회장의 숙원 사업인 호텔롯데 상장이 표류하게 됐다”며 “추측 수준이지만 상장이 미뤄지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코로나 사태 전까지만 해도 호텔롯데 상장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었다. 지난해 10월, 신동빈 회장이 대법원에서 집행유예를 받으며 사법 리스크를 털어냈다. 올해 1월엔 신격호 명예회장의 별세로 신동빈 원톱 체제를 굳히면서 상장의 가능성을 높였다.

또 신 회장이 지난 3월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회에서 회장으로 선임되며 한·일 롯데 경영권을 장악하기도 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며 영업실적이 악화됐다.

업계에선 빠르면 올해, 늦으면 내후년께 호텔롯데가 상장할 것으로 전망했지만 코로나19 사태로 변곡점을 맞았다. 호텔뿐만 아니라 전체 매출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면세사업이 큰 타격을 입었기 때문이다.

롯데면세점이 운영하는 국내 점포 수는 총 9개, 해외 점포 수는 11개다. 김포공항점은 하루 평균 매출 2억 원에서 100만 원으로 급감해 운영 중단에 들어갔다.

이달 1일부터는 제주에서 운영 중인 롯데면세점 제주시내점을 임시 휴점하기로 했다. 5월 매출이 전년 대비 약 95% 급감해 운영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 면세점포는 호주 멜버른 시내점을 제외한 10곳이 휴점에 들어갔다.

 

롯데호텔 시그니엘의 모습. (사진=호텔롯데)

‘롯데 ≠ 일본기업’ 고리를 끊기 위해

호텔롯데가 상장을 추진하는 이유는 한국기업이라는 정체성을 가질 수 있어서다. 호텔롯데는 롯데지주, 롯데쇼핑 등 한국 내 핵심 계열사의 주요 주주인데, 일본 롯데홀딩스를 비롯한 일본 롯데 계열사들이 호텔롯데 지분의 99.28%를 쥐고 있다.

이런 탓에 ‘롯데는 일본기업’이라는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호텔롯데가 상장되면 한국 등 다양한 국적의 주주가 지분을 보유하게 돼 일본 기업 논란에서 비교적 자유로워질 수 있다.

한화투자증권 보고서에 따르면 “롯데그룹의 지배구조 완성을 위해서는 호텔롯데 상장을 통해 일본 롯데홀딩스와의 관계를 끊어야 하고, 향후 롯데지주 계열사로 편입되는 작업이 진행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잠실에 위치한 롯데호텔 서울. (사진=호텔롯데)


유통부문 조정이 끝난 후, 상장에 ‘가속도’

업계에서는 코로나 사태가 잠잠해지고, 유통부문 구조조정이 끝난 후에 상장에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롯데그룹은 계열사의 온라인 채널을 통합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향후 3~5년간 약 700여 개 오프라인 점포 중 약 200개를 폐점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상장은 보통 기업가치가 높을 때 추진하는데, 코로나19로 영업실적이 악화돼 기업가치에 타격을 받았다”며 “추진 중인 사업이 정리되고 호텔 사업이 안정화를 찾을 때 상장 추진을 이어갈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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