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영향으로 삼성전자와 LG전자 모두 2분기의 매출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영업이익 면에서는 삼성전자는 20% 이상 오르는 실적을 기록하는 ‘어닝 서프라이즈’에 성공했고, LG전자는 매출보다 더욱 하락해 영업이익률까지 감소하는 결과를 기록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7일, 일제히 2분기(4~6월) 잠정 영업실적을 공시했다. 공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번 2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7.4% 하락한 52조 원의 매출과 22.8% 오른 8조 1000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15.6%로 3.8%포인트(P) 올랐다.
전반기(1~6월)로 보면 매출은 107조 3252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14조 5473억 원으로 13.4%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13.6%로 1.7%P 늘었다. 이같은 실적은 증권업계의 실적 전망을 크게 넘어선 것이다.
증권가에서는 이같은 실적을 두고 반도체가 견인한 것으로 보고 있다. 코로나19로 비대면(언택트) 산업이 확대되면서 반도체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언택트 경제에서는 재택근무와 원격교육 등 온라인 서비스가 확대되면서 서버용 메모리 수요가 늘게 된다. 여기에 반도체 가격이 하락세 예상과 달리 어느 정도 유지된 점 등도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모바일 분야는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증권 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 2분기 스마트폰 판매량은 5476만대로 전년동기 대비 28.2% 감소했으며, 영업이익은 1조 8200억 원으로 추정됐다. 코로나19로 인해 선진 시장에서의 수요 감소 및 프리미엄 스마트폰 판매 둔화가 있었지만 나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6월을 기점으로 중저가 스마트폰의 판매가 증가하면서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소비자가전(CE) 분야 역시 비슷한 평가가 나온다. 코로나19 확산이 정점에 달했던 4월 미국과 유럽 등 주요 유통망 마비 및 해외공장 셧다운(일시적 폐쇄) 여파로 소비·생산절벽을 겪었지만 5월 중순부터 해외 유통매장 오픈이 이어지며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수요가 회복된 것으로 증권가에서는 보고 있다.
LG전자, 전반적 하락세지만 “비교적 잘 버텼다”
LG전자는 전반적인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이번 2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17.9% 하락한 12조 8340억 원의 매출과 24.4% 하락한 4931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3.8%로 0.3%P 떨어졌다. 매출은 소폭 하락했어도 영업이익은 올랐던 1분기보다 안좋은 실적이다. 코로나19의 영향을 강하게 받은 것으로 보인다.
전반기로 보면 매출은 27조 5618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8% 하락했으며, 영업이익은 12조 5835억 원으로 2.0% 올랐다. 영업이익률은 5.7%로 0.7%P 올랐다. 1분기에 분발했지만, 2분기에 실적을 깎아 먹은 셈이 됐다.
증권가에서는 코로나 팬데믹 여파로 글로벌 공장과 전자제품 유통업체들이 문들 닫으면서 가전 비중이 큰 LG전자의 실적 악화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다만 어느정도 실적 하락이 예상됐던 상황에서 이정도면 비교적 잘 버틴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5~6월 가전부문의 판매 회복으로 예상 보다는 나쁘지 않은 실적이라는 우호적인 의견도 나온다. 실제로 증권가에서는 실적 발표 전까지 LG전자의 영업이익이 3000억 원대에 그칠 것이라는 예상까지 나왔었다.
특히 국내에서 프리미엄 중심의 생활가전이 기대 이상으로 팔린 것이 영업이익 감소폭을 줄이는데 기여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삼성전자 하반기 매출, 반도체 가격에 달렸다
상반기에 대한 전망은 우려보다는 기대의 목소리가 다소 높다. 전세계적으로 코로나19의 영향이 이어진다면 실내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길어지고, TV 및 가전제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다만 삼성전자의 경우 반도체 가격이 하반기 성패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시장에서 D램과 낸드플래시 모두 가격이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 때문이다. 참고로 삼성전자 전체 영업이익의 65% 이상이 반도체 사업에서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