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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살 돈 강제로 모아주마” … 삼성증권‧신한금투 ‘짠테크’ 인기

카드 쓸 때마다 잔돈 모아 목돈 … 하나금융그룹은 “걷고 보면 돈 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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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685호 이될순⁄ 2020.10.09 07:41:32

티끌 모아 저축하고 투자하는 짠테크(짜다 + 재테크 합성어) 열풍이 불고 있다. 일상에서 발생하는 자투리 돈을 모아 저축하고 투자하는 등의 소액 재테크다. 금융업계는 지난해부터 서비스를 출시해 투자자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잔돈이 자동으로 통장에 입금되는 강제성을 띄는 까닭에 출시 이후 투자자들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저금통 서비스를 출시해 1000원 미만의 잔돈이 저금통으로 다음날 자동 이체되도록 했다. 엿보기 서비스가 아니면 잔액 확인이 불가능하다. 쏠쏠하게 잔돈을 모을 수 있어 서비스 가입자는 지난 5월 200만 명을 돌파했다.

 

카카오뱅크 동전모으기 서비스의 결과. 기자가 110일 째 모은 잔돈의 총액. (사진=이될순 기자)


증권업계는 올해 초부터 앞다퉈 짠테크 서비스를 출시하고 있다. 삼성증권과 신한금융투자는 잔돈을 모아 주식에 투자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마련했다. 하나금융그룹은 저축이 아닌 잔돈을 벌게 해줌으로써 투자자 확보에 나서고 있다.

삼성증권 '티클' 이용자, 잔돈 모아 주식 100억 원어치 사들여

삼성증권은 올해 초 스타트업 티클과 함께 ‘티클 저금통 서비스’를 출시했다. 이 서비스는 티클 앱에 등록된 카드로 결제하면 1000원 미만의 잔돈이 삼성증권 CMA 계좌에 자동 적립되는 식이다. 예를 들어 4100원짜리 커피를 구매하면 900원이 계좌에서 빠져나가 CMA 계좌에 쌓인다.

CMA에 쌓인 돈이 1만 원이 되면 개인 간(P2P) 금융업체인 데일리 펀딩을 통해 부동산이나 펀드, 주식, 기업 매출채권 등의 상품에 투자된다.

6일 삼성증권에 따르면 올해 초 잔돈 저축 서비스인 '티클 저금통'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7월까지 거래된 주식 금액만 98억 원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고객들은 삼성전자, 네이버 등 국내 주식은 물론 상반기 미국 주식 거래 금액 1위를 달성한 테슬라 등의 종목을 활발히 거래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투자자들이 주식과 채권 등을 통해 시중금리 이상의 수익을 낼 수 있는 곳을 적극적으로 찾아 나서는 머니 무브(money move)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증권과 티클이 함께하는 티클 저금통 서비스. 티클 저금통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7월까지 거래된 주식 금액은 98억 원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사진=삼성증권)


신한금융투자는 신한카드와 연계해 소액투자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신한카드로 결제할 때마다 생기는 자투리 금액을 해외 주식과 국내 펀드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천원 혹은 만원 단위로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예를 들자면 1000원 단위로 선택하면 300원 결제 후 700원을, 만 원 단위를 선택하면 4000원 결제 후 6000원을 별도 CMS 계좌에 모아 원하는 펀드나 해외 주식에 투자하도록 해준다. 해외 주식은 소수점 매매 서비스를 통해 애플·아마존 등의 유명 해외 주식을 0.01주 단위로 사고팔 수 있다.

신한금융투자 관계자는 “잔돈으로도 이용할 수 있는 소수점 거래 서비스를 통해 다양한 종목에, 부담 없는 금액으로 투자할 수 있는 게 장점”이라며 “이용자 증가 추세이며 특히 2030세대들에게 각광받고 있다”고 말했다.

 

하나멤버스 앱을 통해 나의 적립금이 얼마나 되는지 확인할 수 있다. (사진=인터넷 화면 캡처)


하나금융그룹, “앱으로 잔돈 벌어봐요”

이렇게 나의 잔돈을 강제로 떼어내 저금하는 것 말고, 부지런함만으로 소액의 잔돈을 벌 수 있는 방법도 있다. 특정 앱을 스마트폰에 깔고 시간과 스마트폰의 배터리를 투자하면 된다. 걷는 것, 방치하는 것, 또는 출석 체크만으로도 포인트가 적립돼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다. 하나멤버스를 통해서다.

 

하나멤버스는 하나금융그룹 내 은행, 카드, 보험, 저축은행 등 모든 서비스를 한 번에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금융 플랫폼이다. 하나멤버스의 멤버십 포인트를 '하나 머니'라고 하는데, 출석체크만 해도 포인트를 쌓을 수 있다. 1 하나 머니는 1원의 가치를 가지기 때문에 바로 현금처럼 사용 가능하다.

하나멤버스 앱은 캐시슬라이드와 유사한 잠금 해제형 리워드 기능을 제공하고 있어 앱을 자주 들여다보면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다. 그렇게 쌓은 하나 머니는 금액에 상관없이 계좌로 출금할 수 있다. 일본, 대만, 태국, 베트남 등에선 환전 없이 현지에서 바로 사용할 수도 있다.

저금리 시대‧코로나19가 만들어낸 ‘짠테크’

이 같은 짠테크 열풍은 제로 금리와 코로나19가 맞물려 빚어낸 결과다. 경제 불황이 짙어지자, 이를 견디는 방식 가운데 하나로 단순히 아끼자는 의미를 넘어 불필요한 낭비를 줄이자는 뜻이 담겼다. 한 푼이라도 더 모으기 위한 나름의 투자 전략들인 셈이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일자리 구하기도 쉽지 않고, 직장인은 연 2%대 이자 받기도 쉽지 않은 초저금리 시대다”며 “짠테크 열풍은 한 푼이라도 더 모으기 위한 투자 전략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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