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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넓은 집의 세계 ① 아침] 집, 바이러스 방어 보루 넘어 생활 중심으로

KB국민·하나은행 ‘디지털 헌금’, 현대백화점 ‘반찬 구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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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686호 옥송이⁄ 2020.10.12 09:30:00

일터로 학교로, 밖을 배회하느라 몰라봤다. 집이 이토록 넓어질 수 있다는 것을. 물리적인 공간을 말하는 게 아니다. 코로나 이후 확장된 집의 세계(世界. 범위) 이야기다. 전염병이 장기화되면서 일·휴식·자기계발 등 일상의 무게추는 집을 향했고, 그 결과 집에서 할 수 있는 것이 많아졌다. 코로나 시대, 달라진 집의 세계를 아침-점심-저녁 일상으로 관찰해본다. 1편은 아침이다.

노부부의 아침, 집이 곧 교회이자 한식당

일요일 오전 6시. 한 60대 부부의 일상이 시작된다. 단잠에 빠지고 싶은 휴일이지만, 30년째 이 시간 기상을 고수해왔다. 특별한 이유가 있는 건 아니다. 사람 덜 붐비는 시간에 교회에 가기 위해서다. 인파가 정점을 이루는 때를 피하다 보니 새벽 기상은 이들의 습관이 됐다. 그러나 코로나 발생 후 부부의 일요일이 조금 달라졌다.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종교 의식도 비대면으로 진행되고 있다. 사진은 한 교회에서 예배를 비대면으로 진행하는 모습. 사진 = 연합뉴스 


눈 뜨는 시간은 동일하지만, 평소처럼 분주하게 준비하진 않는다. 교회에 가지 않아도 되니까. 대신 이들이 향하는 곳은 안방. 정확히는 TV 앞이다. 예배를 시청할 수 있기 때문이다. 중계는 스포츠만 하는 것이 아니다. 이제는 예배도 실시간 송출하는 시대다.

한 시간 남짓의 종교의식이 끝나면 부부는 대면 예배와 마찬가지로 헌금도 낸다. 물론 안방에서. 최근 금융사들이 구현한 디지털 헌금 서비스를 활용하고 있다. 실제 헌금 봉투처럼 색상과 성경 문구도 설정하고, 헌금 내용과 종류도 선택한다. 일요일의 중요 일과를 끝내고 나서야 부부는 늦은 아침 식사를 한다. 밥상은 백화점에서 구독하고 있는 반찬과 국으로 빠르게 완성됐다.

디지털 헌금 서비스, 실제 봉투처럼 내용·종류 등 선택 가능

코로나 이후 노부부에게 집은 바이러스 침략을 막기 위한 보루(堡壘)를 넘어 생활의 중심이다. 특히 30여 년간 지켜온 일요일 아침의 일과마저 집에서 해결하고 있다. KB국민은행·하나은행의 ‘디지털 헌금 서비스’, KT의 언택트 종교활동 지원 등의 서비스 덕분에 집이 곧 교회가 됐기 때문이다.

KT는 원활한 종교활동 지원을 위해 CUG(Community User Group. 공동사용자그룹) 중 하나인 ‘우리교회 tv’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CUG는 특정 단체가 직접 운영하는 자체 방송국으로, 종교단체를 비롯해 지자체, 기업 등에서 활용하고 있다. ‘우리교회tv’의 경우, 현재 약 190여 개 교회에서 운영하고 있으며 약 200만 명의 교인이 해당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KT는 '우리교회tv' 서비스를 통해 원활한 종교 활동을 지원한다. 이 서비스는 각 가정에서 종교 의식을 실시간으로 시청할 수 있다. 사진 = KT 


각종 모임 및 종교시설의 대면예배가 전염병 확산의 원인 가운데 하나로 지목되면서, 한동안 부부도 예배에 참여할 수 없었다. 그러나 소속 교회에서 KT의 서비스를 활용하면서 코로나 시대에도 평소처럼 종교활동을 이어가게 됐다. 비대면 예배에 이어 부부가 크게 만족하는 서비스는 금융사들의 ‘디지털 헌금 서비스’다.

전염병으로 인해 준비 없이 비대면 예배가 진행되다 보니, 헌금 납부 역시 계좌이체가 주를 이루었다. 부부 역시 단순 계좌이체를 하다 보니 헌금의 내용이나 종류를 분류할 수 없어 불편함을 겪었다. 그러나 KB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이 내놓은 ‘디지털 헌금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해당 문제점들이 단번에 해결됐다.

지난 9월 가장 먼저 ‘디지털 성금서비스’를 내놓은 KB국민은행의 ‘디지털 헌금 바구니’는 앱이나 웹사이트를 통해 간편하게 성금을 납부할 수 있다. 이 서비스의 특징은 실제 헌금봉투를 최대한 구현했다는 점이다. 성도는 봉투의 색상, 성경 문구, 기도 제목 작성 등을 설정할 수 있으며, 종교단체는 헌금 내역, 기도 제목 등을 편리하게 조회하고 관리할 수 있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해당 서비스의 특허 출원을 마쳤으며, 고객 정보 보호를 위한 보안성과 안정성을 높였다. 사 측은 ‘디지털 헌금 바구니’를 시작으로 다른 종교단체나 전통시장 등 디지털 금융지원이 필요한 곳으로 서비스를 확장할 예정이다.
 

KB국민은행은 실제 헌금봉투를 구현한 '디지털 헌금 바구니' 서비스를 선보였다. 사진 = KB국민은행 


하나은행의 ‘하나원큐 모바일헌금’은 별도의 앱을 설치하지 않아도 된다. 디지털 이용에 취약한 고객을 위해서다. SMS 문자, 교회 홈페이지, QR코드, NFC 방식, 간편 비밀번호로 편리하게 헌금할 수 있다. 타행계좌를 이용하는 교인도 간편하게 헌금 할 수 있다.

교회 등 종교단체는 해당 서비스를 통해 헌금 종류 등을 직접 등록할 수 있고 헌금별 기도문과 헌금한 사람 등의 정보를 자동 집계할 수 있다. 집계된 데이터는 교적정보·재정관리 시스템과 연계해 기부금 연말 정산 지원을 간편하게 하는 등 데이터 관리도 일원화했다. 수작업으로 수행하던 현찰 계수 및 관리업무 부담을 대폭 경감할 수 있다는 것이 하나은행 측의 설명이다.

매주 도착하는 새로운 반찬

부부는 아침 식사도 특정 서비스를 활용한다. 현대백화점에서 구독하고 있는 ‘반찬 정기배송’이다. 덕분에 발품 팔 필요 없이, 집 안에서 팔도의 특산물과 다양한 반찬을 맛본다.
 

현대백화점은 가정식 반찬을 정기적으로 배송하는 구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사진 = 현대백화점 


부부는 매주 목요일마다 집 근처 현대백화점에서 반찬과 국을 배송받는다. 당일 오전 조리돼 신선할 뿐만 아니라, 매장보다 10~30% 저렴해 경제적이다. 또 반찬과 국·요리가 종류가 매주 바뀌어서 질리는 법이 없다.

현대백화점에 따르면 반찬 매출은 매년 증가세다. 지난 2018년의 반찬 매출은 2017년과 비교해 5.3% 늘었고, 지난해는 전년 대비 8.1% 상승했다. 코로나가 기승을 부린 올해(1~7월)의 매출 신장률은 전년보다 16.3% 증가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반찬 정기배송 서비스는 매주 다양한 반찬과 요리를 맛볼 수 있어 집에서 직접 요리를 하기 어려운 1~2인 가구나 맞벌이 부부의 수요가 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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