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쇄
  • 전송
  • 보관
  • 기사목록

“주유소가 사양길? NO!” … CES 첫 참가 GS칼텍스의 이유 있는 자신감

좋은 입지라는 장점 활용해 '모빌리티 + 배송 + 알파' 거점으로 탈바꿈 시도

  •  

cnbnews 제692호 윤지원⁄ 2021.01.18 09:21:10

GS칼텍스는 국내 에너지 업계로는 처음으로 CES2021에 참가, 주유소를 드론 물류 거점으로 활용하는 솔루션을 제안했다. (사진 = GS칼텍스, CES 2021 홈페이지)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가 주관하는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전시회 CES 2021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속에서 1월 11일부터 14일까지(미국 현지 시각) 온라인으로 열렸다.

올해 온라인 CES 2021에서는 기존의 CES에서 주목받던 많은 기업이 불참하거나 규모를 대폭 축소한 아쉬움이 도드라졌다. 우리나라에서도 현대자동차그룹을 위시한 자동차 기업들, 그리고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대표 이동통신 기업들이 불참했다.

그런데 이번 CES 2021에서 눈에 띄는 국내 기업이 있었다. 올해 처음으로 CES에 참가한 국내 대표 에너지 기업 GS칼텍스다. GS칼텍스의 CES 참가는 국내 에너지 업계를 통틀어 첫 참가이기도 하다.
 

GS칼텍스의 미래형 주유소 '에너지플러스 허브'에서 드론이 물류 배송을 하고 있다. (사진 = GS칼텍스, CES 2021 참가 영상 캡처)


드론 배송과 미래형 주유소

이번 CES 2021에서 GS칼텍스는 3편의 영상을 통해 주유소 거점 드론 배송을 포함하는 미래형 주유소의 모습을 선보였다. 해당 영상들은 GS칼텍스와 산업통상자원부 및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이 함께 제작했다.

먼저 ‘드론 물류 실증사업’ 영상에는 GS칼텍스가 산업통상자원부 및 한국전자통신연구원과 함께한 드론 배송 시연 내용을 담았다.

GS칼텍스는 작년 6월 제주도 무수천주유소에서 편의점 상품 드론 배송 시연 행사를 개최했다. 이어 작년 10월에는 전라남도 여수 소호주유소 및 장도에서 드론과 로봇을 결합한 편의점 상품 배송 시연 행사를 개최한 바 있다.

GS칼텍스는 드론 배송이 기존 주유소가 모빌리티와 로지스틱 허브가 결합된 미래형 주유소로 탈바꿈하는 첫걸음이라고 설명했다.

또 ‘도서 지역 드론 물류 사업 모델’ 영상에는 여수 내륙에서 멀리 떨어진 금오도 소재 초등학교 어린이들에게 치킨 등 크리스마스 파티 음식을 드론으로 배송해 선물하는 장면을 담았다.
 

여수 앞바다 금오도의 초등학교 어린이와 관계자들이 내륙으로부터 드론으로 배송된 크리스마스 선물을 반기고 있다. (사진 = GS칼텍스, CES 2021 홈페이지)


코로나19로 인해 순식간에 도래한 언택트 시대, 온라인 판매와 비대면 배송의 중요성이 강조되었고, 관련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관련 시장도 넓어졌다.

도서 지역이 많은 우리나라의 지리적 특성상 드론 배송의 활성화는 우리 사회의 큰 숙제이기도 하다. 우리나라 도서 지역 가운데 상당수는 기존의 물류 인프라에 대한 접근이 어려운 상황이었고, 비대면 배송이 가능한 자원들로부터도 소외되어 있다. 때문에 코로나19로 인한 비상 상황에서도 생활용품 및 구호용품을 비대면으로 받지 못하는 인구가 적지 않다.

이러한 필요성이 대두되는 가운데 GS칼텍스는 이미 전국 곳곳에 설치된 주유소를 드론 배송의 거점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 착안하여 이 사업 모델을 구상했다. 아울러 드론이 이착륙하기 어려운 장소로의 배송에는 드론과 자율주행 로봇을 결합하는 방법도 시도했다.

GS칼텍스는 드론과 로봇을 이용한 도서 지역 배송 실증 테스트를 지속적으로 진행하면서 상용화를 위해 노력할 계획이다. 향후 먼 도서 지역까지 드론으로 배송할 수 있는 기술이 확보되면 섬이 많은 지형 특성상 드론 배송이 미래 성장 사업 기회가 될 수 있음을 글로벌 기업들에게 보여주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GS칼텍스 주유소를 드론 물류 거점으로 활용하는 실증 사업 시연 관련 영상. (사진 = GS칼텍스, 유튜브 화면 캡처)


"미래 주유소, 사회공헌의 거점 역할할 것"

마지막 ‘주유소 미래 모습’ 영상은 지난해 11월 서울 서초구에 새롭게 문을 연 미래형 주유소 ‘에너지플러스 허브 삼방’을 촬영한 뒤, 그래픽 작업을 통해 주유소의 미래 모습을 구현했다.

이 영상은 주유소가 전기자동차와 수소전지차 등의 충전 인프라를 제공하고, 카셰어링, 마이크로 모빌리티, 드론 택시 및 드론 배송 등 다양한 모빌리티와 물류의 거점으로 활용되는 미래의 모습을 보여 준다.

‘에너지플러스 허브’는 GS칼텍스가 제안한 미래형 주유소 브랜드다. 친환경 자동차의 충전, 다양한 모빌리티 거점, 드론의 격납·충전·정비 거점이자 F&B(음식료) 등이 접목된 공간으로, 고객에게 편의와 가치 있는 경험을 제공하는 라이프스타일 에너지 충전 공간이라는 것이 GS칼텍스의 설명이다.

GS칼텍스는 이번 CES 2021에서 글로벌 기업들과의 네트워킹을 통해 주유소 거점 드론 배송 사업을 비롯한 미래형 주유소를 소개하면서 글로벌 파트너십 기회를 모색했다. 또한, 지금까지 주유소 거점 드론 배송을 함께 해왔던 산업통상자원부, 제주도, 여수시와의 협업도 지속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GS칼텍스가 CES 2021에 참가한 도서 지역 드론 물류 실증 사업 소개 영상. 최신 물류 트렌드에서 소외되기 쉬운 낙도 주민들을 드론 배송을 통해 연결하는 내용이 담겼다. (사진 = GS칼텍스, CES 2021 참가 영상 캡처)


트렌드에 부합하는 솔루션

GS칼텍스가 제안한 솔루션은 CES 2021에서 나타난 트렌드와도 부합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처음으로 온라인으로 개최된 이번 CES 2021에서는 기술적인 면에서는 지난 몇 년간의 CES와 대동소이했던 반면, ‘연결’과 ‘일상’이 중요한 키워드로 꼽혔다.

또한, 올해 CES 2021에서는 다수의 기업들이 ESG(Environment, Society & Governance: 환경, 사회, 지배구조) 경영 의지를 강조하는 기조를 보였다.

최근 수년간 지구 환경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기업들은 지속 가능한 사업을 위한 적극적이고 구체적인 경영 실천 방안을 요구받고 있다. 여기에 코로나19로 인해 고조된 사회적 불안이 더해지고, 아울러 지난해 미국 대선에서 친환경론자인 조 바이든이 당선하면서 ESG 경영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이번 CES 2021에서는 삼성전자, LG전자, GM(제너럴모터스) 등의 기업들이 신기술 외에도 ESG 경영 기조를 강조하는 섹션을 마련했다. 예컨대 삼성전자는 구형 갤럭시 스마트폰의 재사용 프로그램, 태양광으로 충전하는 리모콘, TV 제품 배송 박스의 업사이클링을 위한 에코 패키지 등을 제안했고, LG전자는 TV 및 사운드바 부품에 친환경 소재, 업사이클링 소재 사용을 강조했다.

GS칼텍스의 드론 배송 및 미래형 주유소 관련 솔루션에서도 이처럼 연결과 일상, ESG와 같은 키워드를 찾아볼 수 있다. GS칼텍스가 실증 사업을 진행한 드론 배송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 비대면 유통 환경에서 소외될 수 있는 도서 지역에 대한 연결 시도다. 또 미래형 주유소는 친환경차 충전, 드론이나 전동킥보드 등 마이크로 모빌리티 스테이션 등 다양한 미래 모빌리티의 거점으로 활용되면서 탄소 배출을 저감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고객이 GS칼텍스의 미래형 주유소 에너지플러스 허브에서 전기 킥보드와 소형 전기차를 이용하는 모습. (사진 = GS칼텍스, CES 2021 참가 영상 캡처)


주유소는 사양길? "위기가 곧 기회"

특히 이번 GS칼텍스의 CES2021 참가에서 주목할 것은, 사양길에 놓인 것으로 평가받는 주유소의 변신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데 있다.

과거 주유소는 자동차가 다니는 한 망할 일이 없는 알짜배기 사업처럼 여겨졌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2010년 기준 전국의 주유소는 1만 3000곳이 넘었고, 이듬해에는 알뜰주유소까지 도입되며 그 수는 더욱 늘어났다.

하지만 지나친 경쟁과 늘어나는 인건비로 인해 수익성이 떨어졌고, 친환경 자동차 수요마저 늘면서 주유소의 미래는 점차 불투명해졌다. 이에 정유업계는 주유소에 무인 셀프서비스 시스템을 도입하고, 편의점 설치와 세차 서비스 제공 등 수익성 개선을 위해 노력했지만 많은 주유소가 도태되기도 했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2016년 이후 운영을 중단하거나 폐업하는 주유소가 연간 150여 개에 달했다.

하지만 정유업계는 주유소의 부활을 위한 다양한 시도를 멈추지 않고 있다. 자동 세차가 프리미엄 손세차로 바뀌고, 편의점이 안락한 카페로 업그레이드되기도 한다. 전기차와 수소전기차를 위한 충전 인프라를 설치하고, 디지털 지도 서비스 같은 모빌리티 플랫폼과 연계한 사업, 주유·충전·결제와 관련한 빅데이터를 활용하는 신사업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대부분의 주유소가 보유하고 있는 지리적 이점이 큰 장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주유소는 대개 그 동네에서 차량으로의 접근성이 가장 유리하며 도로에서 쉽게 눈에 띄는 ‘노른자’ 입지를 차지한다. 또, 여러 대의 차량이 동시에 주유하고, 대기하며, 세차와 정비도 할 수 있을 정도의 면적을 보유하고 있다.
 

GS칼텍스가 그리는 미래형 주유소의 궁극적인 모습, 드론 택시 스테이션. (사진 = GS칼텍스, CES 2021 참가 영상 캡처)


미래 주유소, 바꿀 수 있는 것 다 바꾼다

정유업계는 최근 주유소의 이 같은 이점을 활용하여 21세기형 물류 및 마이크로 모빌리티의 거점으로 활용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지난 2019년 10월 쿠팡과 손을 잡고 주유소를 쿠팡의 ‘로켓배송’ 거점으로 활용하고 있다. SK에너지와 GS칼텍스는 물류 스타트업 ‘줌마’의 홈픽 서비스에 사업 파트너로 참여하고 있다.

에쓰오일은 서울시에서 공유 전기자전거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레클과 손을 잡고, 주유소 공간 한켠에 전기자전거 주차 및 충전 스테이션인 ‘일레클 존’을 설치하기로 했다. GS칼텍스는 카카오의 T바이크 거점으로 사용된다. 또 남는 공간을 활용해서 택배나 짐을 보관하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스마트 보관함을 설치하기도 한다.

그중 GS칼텍스가 이번 CES 2021에서 선보인 드론 배송 서비스는 이처럼 전국적인 네트워크와 유리한 입지를 활용해 물류 및 모빌리티 거점으로 진화하는 주유소의 궁극적인 미래 청사진이라 할 수 있다.

또한, GS칼텍스는 에너지플러스 허브를 통해 기존 주유소 모델을 탈피한 미래형 주유소를 제안했다. GS칼텍스는 에너지플러스 허브를 시작하며, 고객의 에너지 소비와 라이프스타일 변화에 따라 서비스의 한계를 두지 않고 다양한 서비스 콘텐츠와 디지털 기술 도입 등을 시도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GS칼텍스 관계자는 “이번 CES 2021 출품 영상에는 GS칼텍스가 생각하는 주유소의 미래 모습에 대한 비전이 담겨 있다”며, “미래형 주유소의 사업 영역에 제한을 두지 않고 다양한 사업 기회를 지속적으로 발굴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관련태그
CNB  씨앤비  시앤비  CNB뉴스  씨앤비뉴스

배너
배너
배너

많이 읽은 기사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