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99호 이될순⁄ 2021.05.01 08:12:20
증시에 자금이 대거 몰리면서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수익이 증권사들의 주요 수입원이 됐다. 올 1분기 코스피‧코스닥 하루평균 거래대금은 33조 3000억 원을 넘나들 정도다. 고객 기반이 단단할수록 브로커리지 수익 확보는 두터워진다. 이번 시리즈는 증권사별 고객 유치 기반과 전략, 브로커리지 수익은 어떻게 다른지, 그리고 어떤 증권사가 브로커리지 수입을 많이 올리는지 등을 소개한다. 다섯 번째는 삼성증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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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수수료 손익의 78%가 위탁매매 부문
삼성증권은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6780억 원으로 전년(5176억 원)보다 31% 증가했다. 당기순이익은 5078억 원으로 전년(3918억 원)보다 29.6%, 매출액은 11조 79억 원으로 65.4% 늘었다. 당기순이익은 3년 연속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특히 위탁매매 부문이 전체 수수료 손익의 78%를 책임졌다. 전년 62.2% 대비 15.8%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위탁매매 수수료가 7115억 원으로 전년(3205억 원)보다 122% 증가했다. 개인 투자자들의 거래는 해외에서도 빛을 냈다. 지난해 해외 주식 위탁 수수료는 1161억 원으로 2019년 대비 2배 넘게 증가했다.
NH투자증권 정준섭 연구원은 “개인투자자 주식거래 저변 확대에 따라 거액 자산가의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유입되면서 삼성증권의 국내 주식 점유율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면서 “거액 자산가를 중심으로 한 삼성증권의 리테일 영향력 확대 등 양호한 성과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삼성증권은 지난해 비대면으로 유입된 신규 고객이 69만 명에 달해 전년 대비 300%가량 폭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 투자에 강한 삼성증권, 이벤트 통해 고객 유치
삼성증권은 과거 WM(자산관리) 부문에 강한 반면 비교적 높은 수수료로 브로커리지 부문은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에 수수료를 인하해 개인투자자들을 확보하고 있다. 특히 해외 주식에 관심을 보이는 투자자들이 급증하고 있는 만큼 낮은 해외 주식 중개 수수료로 고객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삼성증권은 미래에셋대우와 함께 해외 주식 강자로 꼽힌다.
실제로 한국예탁결제원은 올해 1분기(1월~3월말) 내국인이 사들인 외화 증권 결제 규모가 1575억 6000만 달러에 이른다고 밝혔다. 특히 외화 증권 중 주식이 1285억 1000만 달러로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해외 주식 보관 금액 규모도 작년 말보다 22.6% 증가한 577억 2000만 달러(64조 7000억 원)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증권은 지난해 7월 신규 고객에게 해외 주식 수수료를 0.25%에서 0.09%로 낮춰주면서 수수료 인하의 시작을 알렸다. 비대면 계좌 개설 시 1년간 0.09%의 중개 수수료를 부과한다. 올 6월 말까지 온라인 거래수수료를 0.07%로 낮춘 미래에셋 다음으로 낮은 수치다.
이밖에도 미국 주식을 온라인에서 매수하면 1개월 간 0% 수수료를 적용해주는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또한 애프터마켓 거래 시간(오전 5시~오전 7시)을 2시간 늘려 퇴근길에도 해외 주식을 주문할 수 있게 했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개인 투자 수요 증가와 맞물려 해외 주식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고객 저변확대 차원에서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며 “고객을 위해 이벤트뿐만 아니라 유튜브 등의 서비스도 활발하게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초고액 자산가와 초보자 맞춤 ‘눈높이 교육’
삼성증권은 초보 투자자와 큰손 투자자들에 맞춰 투트랙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우선 초보 투자자들을 위해선 유튜브 콘텐츠를 활용해 단순 주식 정보는 물론 재테크 관련 지식을 쉽게 풀어 설명해준다. ‘고독한 투자가’, ‘주린이 사전’, ‘ETF 레스토랑’ 등과 ‘해외주식 언택트 컨퍼런스’ 등은 유튜브 트렌드에 맞게 양질의 정보에 재미까지 가미한 것이 특징이다.
고액 자산가 관리에 적극적인 삼성증권은 고액 자산가를 위한 30억 원 이상 초고액 자산가 서비스 SNI(Samsung & Investment)를 제공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지난 10년간 업계 최대 규모의 초고액 자산가를 보유하고 있다. 초고액 자산가는 지난해 말 기준 2841명에 달했다. 이는 2019년 대비 43% 급증한 수치다. 글로벌 IB(투자은행)들의 전유물이었던 투자 파트너형 ‘멀티 패밀리 오피스’를 업계 최초로 시작했다. 멀티 패밀리 오피스는 자산 100억 이상의 고객을 대상으로 자산 관리뿐만 아니라 승계, 사회 공헌 등 가문의 경제 관련 문제를 총체적으로 관리하게 도와주는 서비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