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아트리츠 콜로미나, 마크 위글리 지음 / 미진사 펴냄 / 288쪽 / 2만 원
책의 부제목에서 알 수 있듯, 두 건축가 저자들은 디자인을 고고학처럼 발굴해나간다. 저자 베아트리츠 콜로미나는 프린스턴대학 건축학과 교수이고, 마크 위글리는 컬럼비아대학 ‘건축, 도시계획 및 보존 대학원’의 명예 학과장이다.
동물과 달리 인간은 지구라는 스튜디오에서 자신의 몸과 관념을 디자인한다. 그리고 인간의 이러한 디자인 능력은 본능적이다.
흔히 디자인을 얘기할 때 하나의 독립된 학문 분야로 언급하지만, 과연 그런가. 인간은 의식적으로 디자인이라는 작업에 나서는가, 아니면 인간은 본능적으로 디자인을 하나? 이런 질문에 대해 저자들은 “만일 인간이라는 존재가 물음표라면, 디자인은 그 물음이 성립하는 방식”이라는 전제에서 논의를 출발시킨다.
저자들은 인간과 디자인의 상호작용을 탐색하면서 각종 키워드를 토대로 사고를 풀어나간다. 이 책은 제3회 이스탄불 디자인 비엔날레의 책임 큐레이터였던 저자 두 사람이 같은 이름의 전시를 준비하면서 나누었던 대화의 기록이기도 하다.
원시적 도구로부터 장신구와 기계, 건축과 도시계획, 생활방식과 문화, 인공지능, 생명공학, 소셜미디어, 인간이 구축한 자기 이미지에 이르기까지, 현존하거나 미래에 펼쳐질 여러 문제에 대해 필자들은 디자인을 기반으로 논의를 펼친다.
“우리가 하는 모든 행위는 거의 언제나 디자인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는 디자인이 모든 인간 행동의 기본이기 때문이다”란 빅터 파파넥(디자이너)의 말은 이 책의 내용과 궤를 같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