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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펀드에 매각된 '우유업 매출 3위' 남양유업 … 이번에도 '볼트온' 될까?

창립 57주년만에 새 주인 … 식품기업의 성공적 변신 또 가능할지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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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702호 강동원⁄ 2021.06.14 09:11:27

사모펀드(PEF) 운용사 한앤컴퍼니에 매각된 남양유업의 미래에 관심이 집중된다. 사모펀드는 인수한 기업의 경영 효율화를 통해 기업 가치를 단기간에 높인 뒤, 이를 되팔아 이익을 실현하려는 특성을 갖기 때문이다. 남양유업을 인수한 한앤컴퍼니 역시 2013년 웅진식품을 인수해 두 배가 넘는 가격에 재매각 한 바 있다. 남양유업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남양유업이 사모펀드 운용사 한앤컴퍼니에 매각됐다. 사진 = 강동원 기자

 

남양유업의 미래는 천호식품?

업계에서는 남양유업의 미래를 과거, 천호식품 매각 사례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천호식품은 지난 2016년 김영식 전 천호식품 회장의 정치 발언으로 불매 운동의 대상이 되며 경영악화를 맞았다.

2017년 김 전 회장을 포함한 일가족들은 회사 주력 제품이었던 홍삼 제품의 가짜 원료 문제가 터지며 기업 이미지에 치명타를 입자 보유지분을 매각했다. 경영권을 확보한 카무르파트너스는 이승우 아워홈 대표이사를 전문 경영인(CEO)으로 영입하고, 회사명을 천호엔케어로 변경했다.

또한, 판매관리비 감소와 순차적인 사업 정리, 브랜드 이미지 회복 등에 집중하며 기업 정상화에 나섰다. 그 결과 천호엔케어는 지난해 매출액은 451억원, 영업이익은 17억원을 기록하며 2년 연속 영업이익 흑자와 함께 수익성이 개선됐다.

남양유업 역시 홍원식 전 남양유업 회장의 지분정리가 이뤄지며 문제점으로 지적받았던 ‘오너 리스크’가 해소됐다. 남양유업이 천호식품과 비슷한 상황을 겪고 있는 만큼, 앞선 사례와 마찬가지로 효율적인 경영 정상화가 이뤄진다면 남양유업 역시 빠른 시간 내로 정상화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한 우유업계 관계자는 “남양유업은 오랜 기간 연간 1조 원의 매출액을 내왔던 기업”이라며 “남양유업이 가진 연구개발(R&D)·기반 시설들이 건재한 이상 이미지 개선이 이뤄진다면 빠르게 턴어라운드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남양유업을 인수한 한앤컴퍼니가 집행임원 도입 등 경영효율화를 예고했다. 사진 = 한앤컴퍼니 홈페이지 캡처

 

한앤컴퍼니, 경영 효율화 예고

남양유업을 인수한 한앤컴퍼니는 과거 웅진식품을 인수해 두 배가 넘는 가격에 재매각을 이뤄낸 바 있는 만큼, 경영 효율화를 통해 남양유업의 기업 정상화에 나설 것이라고 예고했다.

한앤컴퍼니는 지난 5월 27일 남양유업 인수를 발표한 직후 ‘집행임원제도’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제도는 집행임원이 이사회로부터 업무에 관한 의사결정·집행권을 위임받아 이를 결정하고, 이사회는 이를 감독하는 시스템이다.

남양유업이 오너 리스크로 기업 이미지에 타격을 입어온 만큼, 이를 해결하기 위한 장치를 통해 이미지 회복에 나선다는 계획으로 풀이된다.

한앤컴퍼니의 ‘볼트온(Bolt-on) 전략’도 주목받는다. 볼트온은 사모펀드가 인수한 기업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다른 기업을 인수해 시너지를 얻는 것을 말한다. 과거 한앤컴퍼니는 2013년 웅진식품을 인수하며 주스 업체 동부팜가야, 제과업체 대영식품을 인수, 기업 간 시너지를 바탕으로 웅진식품의 가치를 끌어올린 바 있다.

현재 남양유업이 우유를 활용한 다양한 제품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어 기업 간 시너지를 얻기 수월하다는 평가가 나오는 만큼, 볼트온 전략의 성공 여부에 따라 남양유업의 정상화에 소요되는 시간이 단축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비용 절감을 위한 대규모 구조조정에는 선을 그었다. 한앤컴퍼니는 인위적인 구조조정 없이 남양유업 지배구조 개선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기업운영을 통한 정상화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 업계 관계자는 “앞서 기업들을 인수한 사모펀드들은 고용 승계를 공식 발표했지만 머지않아 희망 퇴직·사업 정리 등 인력 조정을 시행했다”며 “현재 남양유업이 불매운동으로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만큼, 적자폭 축소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식품기업에 대한 사모펀드의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 = 픽사베이


식품기업에 이어지는 사모펀드의 관심

사모펀드가 식품기업게 관심을 가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돈’이 돼서다.

식품기업들은 타 업종에 비해 매출 성장이 쉽다는 장점이 있다. 실제로 2013년 로하틴그룹(TRG)에 매각된 bhc는 5년 만에 매출이 4배 성장했으며, 앵커에쿼티파트너스에 매각된 투썸플레이스 역시 지난해 매출액이 365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4% 증가했다.

게다가 1100억 원에 한국 버거킹을 인수했던 VIG파트너스는 2100억원을 받고 이를 되팔았으며, 710억원에 공차코리아를 인수한 유니슨캐피탈은 3500억원을 받고 재매각에 성공했다. 이익을 추구하는 사모펀드가 관심을 가지는 이유다.

투자은행(IB) 관계자는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으로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두드러지는 가운데, 식품기업 역시 실적회복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실적 개선으로 가치를 올린 식품기업들의 매각 시도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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