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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다니는 냉장고가 신선식품을 30분 안 배달" … 현대百, 퀵커머스 선언

현대차가 만든 '냉장고 트럭'이 주문발생 즉시 고객에게 … 이커머스와의 경쟁 넘어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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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705호 옥송이⁄ 2021.07.28 09:24:13

빨라야 산다. 코로나가 불러온 속도의 시대. 당일 배송도, 새벽 배송도 부족하다. 이젠 ‘퀵커머스’가 대세다. 통상 1시간 이내에 상품을 가져다주는 시스템을 뜻하는데, 최근에는 이커머스와 유통 업계의 대결로 번지는 모양새다. 이 가운데 전통 유통업체인 현대백화점이 신선식품을 30분 이내에 배달하겠다고 선언했다. 차별점은 그룹 인프라를 활용한다는 점이다. 현대백화점의 퀵커머스를 살펴본다.

누구보다 빠르게 남들과는 다르게

Quick + Commerce. 말 그대로 빠르다. 주문하면 바로 출발한다. 신속배달이 생명인 짜장면 등의 음식 배달이 아니다. 소요 시간은 얼추 비슷하겠으나, 소비자에게 도달하는 품목이 딴판이다.

한 시간 안에 신선식품 등의 식재료나 급하게 필요한 생필품을 배달하는 것이 현재의 퀵커머스 형태인데, 국내에서는 지난 2019년 우아한 형제의 B마트가 출발선을 끊었다.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마트를 대신하겠다는 포부다.

이듬해 동종업계의 요기요가 도전장을 내밀었고, 올해에는 e커머스 대표주자인 쿠팡이 퀵커머스 대열에 합류했다. 이후 배달·e커머스 업계뿐 아니라 전통 유통 대기업들까지 퀵커머스 참전을 예고하면서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이유는 소비자들의 구매 중심이 온라인으로 쏠린 데다가, 아직 퀵커머스 업계는 무주공산이기 때문이다. 승기만 잡는다면 향후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셈이다.

현재의 양상은 ‘신진 유통 vs 전통 유통사’의 대결이라 해도 무방하다. 차이는 유통망에서 나뉜다. 배달 및 e커머스 업계는 도심형 물류센터인 마이크로풀필먼트를 내세운다. 반면 기존 유통 대기업들은 슈퍼마켓이나 마트 등 자사의 거대한 유통망을 강조한다. 소비자에게 즉각 배송해야 하는 특성상 신진 세력의 승리가 될 것이란 추측이 많지만, 현대백화점은 색다른 유통망을 내세워서 이목을 끌고 있다.
 

현대백화점의 신선식품 즉시배송 서비스. 이동형 MFC가 30분 이내에 상품을 배달한다. 사진 = 현대백화점 


이동형 MFC가 주문자의 냉장고 된다

현대백화점의 히든카드는 다름 아닌 마이크로풀필먼트(Micro Fulfilment Center. 이하 MFC)다. e커머스 업계가 내세우는 퀵커머스 강점이 MFC 아니냐고? 맞다. 다만, 현대백화점의 물류 창고는 움직인다.


이른바 ‘이동형 MFC’는 쉽게 말해 도심형 물류 창고를 트럭에 탑재한 것이다. 차량이 곧 창고이기에, 주문이 접수되자마자 소비자 근처에 있던 MFC가 바로 상품을 꺼내준다는 발상이다. 주문자의 냉장고를 자처하는 셈이다.

현대백화점이 '돌아다니는 고객의 냉장고'를 꿈꿀 수 있는 건 현대차그룹이 있어서 그렇다. 이번 시도는 현대차그룹이 물심양면 함께 했는데, 일단 양산형 포터EV(전기차)를 신선식품 보관에 적합한 콜드체인 차량으로 개조했다.

배달을 위해 준비된 차량은 총 4대로 저상차, 고상차, 투명 윈도우 고상차로 구성됐다. 저상차가 두 대로 가장 많은데, 작업과 공간 활용을 효율적으로 할 수 있어서 그렇다. 빈 공간 없이 물건을 적재할 수 있고 차량 밖에서도 상하차 작업이 가능하다. 무엇보다 공간이 냉장 2칸, 냉동 1칸으로 분할돼 한쪽 문을 열어도 다른 공간의 냉기 손실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고상차는 냉장과 냉동칸 사이에 슬라이딩 도어를 설치해 동선이 자유롭고, 투명 윈도우 고상차는 안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창이 있어 신선식품을 자연스럽게 노출한다. 이 차량들은 모두 EV로 소음과 진동이 적고 탄소 배출 저감에도 효과적이다.
 

현대차그룹은 현대백화점, 콜드체인 물류대행사 팀프레시와 함께 전기 트럭 기반의 배송 서비스를 운영한다. 사진 = 현대차그룹 


현대百 + 현대차그룹, 통합 물류 솔루션 제공

현대백화점과 현대차그룹은 차량과 단말, 플랫폼을 활용해 통합 물류 서비스를 제공한다.

구체적인 과정은 다음과 같다. 현대백화점은 발주사로서 현대식품관 투홈에서 발생한 ‘신선식품 즉시배송’의 주문 접수·결제 및 고객 서비스를 처리하고, 현대차는 콜드체인 차량을 이용해 30분 내 고객에게 배송한다. 이 과정에서 현대차는 차량관제시스템(FMS)을 활용한다.

FMS는 데이터를 수집·분석해 차량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관리하는 시스템인데, 현대차는 MFC 차량이 전기차라는 점을 감안해 전기 충전 잔여 시간, 주행가능 거리 등의 EV데이터를 수집한다. 확보된 데이터에 따라 충전이 필요한 차량은 현대백화점 주변의 급속 충전 시설을 인프라로 활용한다. 또한, 실시간으로 온도를 확인해 신선식품을 관리한다.

현재 신선식품 즉시배송은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 반경 3km 내 지역을 대상으로 시범 운행 중이다. 4대의 이동형 MFC가 압구정본점 주변을 순회하고 있다가 고객이 상품을 주문하면, 재고를 싣고 있으면서 고객에게 가장 가까운 이동형 MFC가 즉시 임무를 수행하는 방식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상품이 이미 적재된 차량으로 배송되기 때문에 상품을 준비하고 출고하는 과정이 생략돼 신속 배송이 가능하다”며 “특히 오토바이 등 이륜차를 이용한 배달서비스와 달리, 냉장·냉동 보관 중인 상품을 고객의 집 앞에서 꺼내 곧바로 전달하기 때문에 고객에게 최상의 신선도를 유지한 상품을 전달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기에 보냉재(아이스팩)·포장재 등도 사용할 필요가 없어 환경친화적인 장점도 있다”며 “현대차그룹의 이동형 MFC와 풀필먼트 등 통합 물류 솔루션을 통해 속도뿐 아니라 제품 신선도와 친환경적인 부분까지 고려한 신개념 배송 모델이다. 오는 10월까지 시범 운영한 뒤, 향후 넓혀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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