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불‧어메니티 등 친환경 요소를 한 ‘방’에 … 무라벨 생수, 친환경 정원도

친환경이 호텔에도 스며들었다. 친환경 어메니티, 무라벨 생수와 같은 ‘제로 웨이스트’ 제품들을 내놓는가 하면 비건 콘셉트의 비건 전용 객실을 도입했다. 제로 웨이스트는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쓰레기 배출량을 줄이는 캠페인을 말한다.

5성급 호텔 스위트룸이 환경을 생각합니다

구스 이불이 사라졌다. 동물 가죽 제품도 없다. 그 자리엔 식물성 비건 충전재와 한지 가죽 제품이 자리 잡았다. 5성급 특급호텔인 워커힐 호텔앤리조트가 스위트 객실 3곳을 비건 전용 객실로 바꿨다. 그동안 호텔에서 비건 콘셉트의 음식이나 어메니티를 앞세운 경우는 많았으나, 이처럼 객실 전반에 걸쳐 비건 인테리어나 관련 용품을 도입한 경우는 처음이다.

방석과 쿠션에 사용되던 가죽은 닥나무를 소재로 한 식물성 한지 가죽으로 교체됐다. 사진=워커힐

이불은 동물성 충전재인 구스 대신 한국 비건 인증원에서 인증받은 비건 충전재를 넣었다. 이불과 베개 커버는 친환경 ‘오코텍스(OEKO-TEX)’ 인증 제품을 사용했다. 타월과 가운, 욕실 매트 또한 국제 공정 무역 라벨이 부착된 친환경 제품이다.

또 방석과 쿠션에 사용되던 가죽은 닥나무를 소재로 한 식물성 한지 가죽으로 교체됐다. 그뿐만 아니라 객실에는 식물과 인공지능을 결합해 실시간으로 공기를 정화하고 가습기 역할도 해주는 핀란드산 ‘스마트 그린 월(Green Wall)’을 설치했다.

객실 어메니티 역시 친환경 제품이다. 샴푸, 보디워시, 치약과 로션으로 동물실험을 거치지 않은 제품으로 제공된다.

샴푸, 바디워시, 치약과 로션으로 동물실험을 거치지 않은 제품으로 제공된다. 사진=워커힐

일반적인 객실에선 볼 수 없는 실내 자전거도 있다. 이는 자가 발전기로, 자전거 사용자가 직접 운동 에너지를 전기 에너지로 전환하고, 이렇게 생산된 전기로 휴대폰을 충전하는 방식이다.

워커힐 호텔앤리조트 황은미 총지배인은 “최근 주목받는 비거니즘 트렌드를 업계 최초로 객실 전반에 접목해 종합적인 친환경 체험을 지원하게 됐다”며 “특히 이번 비건 객실에 포함된 한지 가죽이나 식물성 충전재 같은 요소는 소비자 개인이 일상에서 접하기는 어렵고, 기업 차원에서 실천할 수 있는 비거니즘이라는 점에서 신선한 시도”라고 말했다.

룸 내 실내 자전거는 자가 발전기로, 자전거 사용자가 직접 운동 에너지를 전기 에너지로 전환하고, 이렇게 생산된 전기로 휴대폰을 충전하는 방식이다. 사진 = 워커힐

무라벨, 오가닉 정원 등 호텔 친환경 행보

호텔의 친환경적인 행보는 워커힐뿐만이 아니다. 롯데호텔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슬로건 ‘그린 스테이 위드아웃 어 싱글 유즈’를 실현하기 위해 L7호텔 및 롯데시티호텔은 욕실 어메니티를 담는 일회용 플라스틱 용기를 대용량‧다회용 디스펜서로 교체했다.

또 국내 소재 3개 브랜드 호텔(롯데호텔, L7호텔, 롯데시티호텔) 객실에서 제공되는 무료 생수를 무(無)라벨 제품으로 바꿨다.

무라벨 생수를 도입한 롯데호텔. 사진=호텔롯데

하이원리조트는 하이원 ‘오가닉팜’이라는 정원을 만들었다. 강원랜드 사내벤처인 자원업사이클TF의 도움을 받아 친환경 농법을 적용해서 먹거리를 키우는 곳이다. 리조트 내에서 배출되는 음식물 쓰레기를 ‘동애등에’라는 곤충의 먹이로 활용한다. 자연 분해된 친환경 퇴비를 얻음으로써 이를 작물의 거름으로 쓰는 방식이다.

친환경으로 탈바꿈하는 호텔, 이유는?

호텔들이 친환경 사업에 적극 나서는 이유는 최근 기업들이 환경보호와 지속가능성을 주요 경영방침으로 삼고 있어서다.

24시간 운영되는 호텔은 사업 특성상 대표적인 에너지 다소비 업장으로 지목됐다. 폐수·음식물 쓰레기 등 폐기물 배출, 일회용품 사용과 잦은 침구 교체 등 호텔 사업은 다양한 환경 문제와 밀접하게 연관이 되어 있다. 사회적으로 더욱 높은 수준의 친환경 경영을 요구받아온 이유다.

호텔업계는 앞으로도 제품과 서비스의 생산 방식에 변화를 주는 것은 물론 자체적인 친환경 캠페인 전개에 심혈을 기울일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