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06호 강동원⁄ 2021.08.23 09:27:00
게임 업계에 지각변동이 일고 있다. ‘3N(넥슨·엔씨소프트·넷마블)’이 부진한 틈을 타 ‘2K(카카오게임즈·크래프톤)’, 스마일게이트 등 신흥 강자들이 떠오르고 있다. 이에 각 회사는 하반기 반격을 예고하는 한편, 성장세를 잇기 위한 계획을 세웠다. 이들의 하반기 성장전략을 조명해본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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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씨소프트가 글로벌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한다.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해외 시장 공략을 통해 국내·외 성장 시너지를 확보하기 위한 행보다. 이에 엔씨소프트는 자사 역량을 총동원한 신작 모바일 게임 ‘리니지W’를 공개하며 승부수를 던졌다.
글로벌 잔혹사 끊을 리니지W
엔씨소프트는 지난 19일 온라인 쇼케이스를 열고 리니지W를 공개했다. 이날 온라인 쇼케이스에 참석한 김택진 CCO(Chief Creative Officer, 최고창의력책임자)는 “리니지의 핵심인 배틀 커뮤니티를 세계로 확장해 나갈 것”이라며 글로벌 시장 공략에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엔씨소프트는 이를 위해 리니지W에 자사 혁신 기술과 함께 해외 정서에 맞는 콘텐츠 등을 담았다. 먼저, 엔씨소프트는 ‘글로벌 원빌드 서비스’를 통해 여러 국가 유저들이 하나의 서버에 모여 플레이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고 이들 간 원활한 의사소통을 위한 ‘실시간 번역 기술’을 제공할 예정이다.
또한, ‘플레이스테이션5’, ‘닌텐도 스위치’ 등 다양한 게임 플랫폼을 지원할 계획이다. 이는 국가별로 선호하는 게임 플랫폼 수단이 다른 만큼, 선택지를 넓혀 유저를 끌어모은다는 전략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 밖에도 그동안 리니지에서 가볍게 다뤘던 세부 게임 스토리를 구체화하고, 수익 모델(BM) 역시 기존 ‘부분 유료화’ 정책과 다른 모델을 도입할 것으로 전해졌다.
엔씨소프트가 이처럼 리니지W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글로벌 잔혹사’를 끊기 위해서다. 그동안 엔씨소프트는 해외 시장 부진이 약점으로 지적됐다. 실제로, 엔씨소프트의 북미법인 엔씨웨스트는 2012년 설립 이후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하면서 2019년 자본잠식 상태에 빠지기도 했다.
‘타블라라사’, ‘시티오브히어로즈’, ‘와일드스타’ 등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게임 성적도 처참했다. 또한, 지난 2분기 해외 매출 비중의 경우 경쟁사인 넥슨과 넷마블이 각각 50%, 70%에 달했지만, 엔씨소프트의 해외 매출 비중은 20%에 불과했다. 엔씨소프트가 리니지W를 통한 글로벌 시장 공략에 사활을 걸 수밖에 없는 이유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리니지W는 리니지를 서비스하면서 쌓인 모든 노하우와 글로벌 서비스를 위한 새로운 컨텐츠를 집대성해 만든 결정판”이라며 “더 많은 유저에게 사랑받고 함께 놀 수 있는 게임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형만 한 아우도 있다 ‘블레이드&소울2’
엔씨소프트는 오는 26일 출시를 앞둔 크로스 플레이 게임 ‘블레이드앤소울2(이하 블소2)’에도 기대를 걸었다. 해당 게임은 엔씨소프트가 리니지2 이후 18년 만에 선보이는 넘버링 타이틀로 김 CCO가 직접 개발을 진두지휘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CCO가 나선 만큼, 블소2에는 상대방의 공격을 보고 이를 회피하는 등 그동안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에서 찾아볼 수 없었던 혁신적인 요소들이 도입됐다. 또한, 기술적 한계를 극복하고 최고 수준의 액션을 구사할 수 있도록 ‘퍼플(PURPLE)’을 통해 PC·모바일에서 멀티 플랫폼으로 서비스할 예정이다. BM 역시 보다 많은 유저를 위해 세분화할 계획이다.
엔씨소프트는 원작인 ‘블레이드앤소울’이 흥행에 성공했던 만큼, 후속작인 블소2의 흥행 역시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이장욱 엔씨소프트 IR실장은 지난 11일 컨퍼런스콜을 통해 “블소2의 매출 기대치는 리니지2M과 비슷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리니지2M은 2019년 11월 첫날 약 70억 원의 매출을 올린 바 있다.
엔씨소프트의 자신감에는 근거가 있다. 지난 2월 종료된 블소2 사전예약에는 746만 명이 참여했는데, 이는 ‘리니지2M(738만)’을 넘는 국내 최다 사전예약 수치다. 엔씨소프트가 블소2 출시를 앞두고 공개한 웹 예능 ‘문파는 처음이라’는 4화까지 공개된 영상의 각 조회 수가 20만 회를 넘으며 유저의 관심을 얻고있다.
또한, 원작인 블레이드앤소울은 2012년 출시 후 그해 대한민국 게임대상을 비롯해 4관왕에 오르며 게임성을 입증한 바 있으며 2016년 북미·유럽 진출 이후에는 최대 매출을 기록하는 성과를 거뒀다. 엔씨소프트가 블소2에 기대를 거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블소2가 하반기 최고 기대작 중 하나로 꼽히는 만큼, 안정적으로 시장에 안착한다면 엔씨소프트의 새로운 캐시카우가 될 것으로 보인다”며 “원작 블소가 해외에서도 인기를 끈 만큼, 글로벌 게임을 목적으로 한 리니지W와의 시너지를 기대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