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08호 옥송이⁄ 2021.09.08 16:43:58
국위선양의 기준이 달라지고 있다. 과거에는 스포츠나 순수예술 분야 스타들의 병역이 면제됐다면, 최근엔 방탄소년단 등 대중문화 스타들도 혜택을 받아야 한다는 주장이 일고 있다.
사단법인 한국음악콘텐츠협회(이하 음콘협)는 7일 대중문화예술인을 위한 병역법 개정안 마련을 촉구하면서, 병역 혜택에 대한 논의가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음콘협 측은 “지난 6월 윤상현 의원이 대표 발의한 ‘예술·체육요원 편입대상에 대중문화예술인을 포함하자는 병역법 일부 개정안이 9일 열리는 국방위원회 소위원회 회의에서 논의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방탄소년단의 병역 혜택 여부가 이 자리에서 첫 번째 심사를 받게 되는 것이다.
국방위원회는 검토보고서를 통해 대중문화예술 분야는 올림픽·콩쿠르 등과 같이 지표가 없어 객관적 편입 기준 설정이 어렵고, 가수·연기자·비보이 등 새로운 분야에 대한 확대 요구 가능성이 높아 형평성 논란이 발생할 우려가 높다고 했다. 또한, 이는 개인 영리 활동과 직결될 뿐만 아니라 대중의 인기에 영합하는 경향이 있어 대중문화예술인을 예술·체육요원에 편입하는 것은 적합하지 않다는 의견을 내놨다.
이에 대해 최광호 음콘협 사무총장은 “순수예술의 경우 국내 신문사가 개최한 콩쿠르에 입상해도 병역 혜택이 되는 것이 과연 공신력과 대표성이 있는 것인지 의문이 든다. 또 최근 대중문화라고 볼 수 있는 브레이킹(비보이)이 내년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정식종목으로 채택되고, 메달을 딸 가능성이 높아 병역 혜택을 받게 될 텐데 오히려 역차별인 건 아닌지 싶다”라고 반박했다.
음콘협의 발표 이후 MLB파크, 보배드림 등 각종 커뮤니티에서는 네티즌들의 의견이 극명하게 나뉘고 있다.
반대 입장의 경우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 이런 식이면 흙수저 무능력자들만 입대하라고 하겠다”, “예전에 비나 싸이 등이 월드 스타라고 한창 인기 많을 때도 군 면제 안 됐다”, “차라리 병역 혜택을 다 없애는 게 맞다. 이런 식이면 해외에서 인기 많은 다른 아이돌도 다 면제해 줘야 한다” 등의 댓글이 다수를 차지했다.
찬성 입장은 “좋은 현상이라고 본다. 저런 케이스는 군대 보내는 게 아깝다”, “시간이 금인 사람들한테 군대는 가혹하다”, “방탄은 해외에서도 큰 수익을 내는만큼, 세금 내고 좋은 무기 사는 게 나을 것 같다” 등의 댓글이 달렸다. 앞서 지난해 게재된 9월 ‘문재인 대통령님, BTS에게 병역면제의 길을 열어주세요’라는 제목의 국민 청원에는 2800여 명이 동의한 바 있다.
“BTS 군대 안 가는 것보다 야구선수들 군대 면제가 더 화난다. BTS 영상 보면 기분이나 좋지만, 야구선수들은 어떠한 기쁨도 준 적이 없다” 등 논란을 빚고 있는 체육계 스타 면제보다 대중스타의 군대 면제가 낫다는 의견도 있었다.
한편, 국방 혜택 논의와 관련해 BTS를 우려하는 네티즌들도 있었다. “병역 혜택받으면 BTS는 이득이 아닐 것 같다”, “BTS도 싫어할 것 같다. 정작 방탄은 아무 말도 안 한 것으로 아는데, 괜히 욕먹을 것 같다”, “집단 안티 양성하려는 건가” 등의 댓글이 달렸다.
군 면제 제도 자체에 대한 역풍을 걱정하는 의견도 있다. “방탄 면제해 줬다가 괜히 역풍 불면 예체능계에서 군 면제 제도가 아예 없어질 수도 있다. 차라리 법을 고쳐서 국제적인 상을 받으면 병역면제해 주는 식으로 가야 공평할 것 같다”, “일단 명확한 기준 정해서 법 제정부터 해야 한다” 등의 의견이 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