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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직서 임원으로 … 메리츠화재 박흥철 본부장

매출과 리쿠르팅에서 뛰어난 성과 … 김용범 부회장 경영철학과 맞아 떨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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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이될순⁄ 2021.09.13 09:46:50

메리츠화재에서 사상 처음으로 보험설계사 출신 임원이 탄생했다. 사업가형 본부장 중 박흥철 목포본부장이 그 주인공이다. 박 본부장은 정규직 직원이 아닌 개인사업자 형태의 영업계약직 신분으로서 임원으로 승격한 사내 첫 사례다. 메리츠화재는 설계사들이 단순 계약직에 그치지 않고 회사의 방향성을 결정하는 임원까지 도전할 수 있다는 점을 자체 매력으로 꼽는다.

 

메리츠화재는 설계사들이 단순 계약직에 그치지 않고, 회사의 방향성을 결정하는 임원까지 오를 수 있게 하는 인사 정책을 펼치고 있다. 사진=메리츠화재


박흥철 본부장, ‘신분제’와 승진의 한계 극복

사업가형 본부장 중 박흥철 목포본부장이 메리츠화재 최초로 영업전문임원(상무보)으로 승진했다. 이는 사업가형 본부장 제도를 도입한 지 약 5년, 영업전문임원 제도를 도입한 지 약 1년 만의 일이다.

박 본부장은 1995년 메리츠화재에 입사해 20년 가까이 서울과 광주를 오가며 근무했다. 직접 보험을 판매하기보다는 설계사를 관리하는 일이 주업무였다. 2016년 메리츠화재가 사업가형 본부장제도를 도입하면서 12월에 목포본부장으로 부임했다.

사업가형 본부장제도는 경쟁력 있는 영업 관리자 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도입한 제도로, 본부장을 정규직에서 개인사업자 형태로 전환하고 고정된 연봉 대신 본부 영업 실적과 연계해 성과를 보상한다. 영업 실적에 따라 정규직보다 훨씬 많은 보상을 받을 수 있다.

박 본부장은 매출과 리쿠르팅 분야에서 뛰어난 실적을 기록했다. 타사의 좋은 실적을 내는 설계사를 스카우트하기보다 보험에 때가 묻지 않은 새 사람들을 선발하는 데 주력했다. 부임 당시 130명 수준이던 목포본부 설계사는 올해 330명까지 2.5배나 늘었다.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목포 본부는 원래 하나였는데 박 상무 부임 이후 설계사가 증가해 7개 본부로 분할이 됐다”며 “후배 본부장이 6명이나 생긴 것”이라고 말했다.

리크루팅은 보험 설계에서 가장 중요한 분야다. 보험영업의 실적을 좌우하는 새 계약을 늘리기 위해서는 다양한 인맥을 갖춘 새로운 인력이 지속적으로 충원돼야 하기 때문이다. 리쿠르팅은 새로운 사람을 찾아내 그들을 설득해 활동조직을 만드는 모든 과정을 말한다.

 

메리츠화재 박흥철 본부장. 사진=메리츠화재


매출과 본부 확장성 인정받아

설계사 출신인 박흥철 본부장의 승진이 의미하는 바는 결코 작지 않다. 보험 업계에선 계약직으로 분류되는 설계사가 임원까지 승진하기에 조건이 상당히 까다롭다고 말한다. 일정 수준의 매출은 물론 담당 본부의 확장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박 본부장의 영업 관리 능력은 전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뛰어났다고 평가된다.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임원 승진 평가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장기인보험 매출실적이고 다른 하나는 리쿠르팅이다”라고 말했다. 장기인보험은 보험료 납입 기간이 3년 이상이며 상해·질병 등 사람의 신체나 생명에 관한 위험을 보장하는 상품으로, 암·치매·어린이보험 등이 대표적이다. 손해보험사들의 또 다른 주력 상품인 자동차보험에 비해 수익성도 높고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는 데 효과적이어서 경쟁이 치열하다.

또 박흥철 본부장의 승진은 그간 성과주의를 표방해온 김용범 부회장의 경영철학과도 맞아 떨어진 결과다.

2015년 김 부회장은 취임 이후 사업가형 본부장제와 함께 지점 통폐합, 고수수료 정책 등을 펼쳤다. 실제로 메리츠화재는 조직 개편 당시 240여개의 지점을 120여개로 축소했다. 구조조정으로 절감한 비용은 법인보험대리점에 주는 수수료를 대폭 늘리는 데 사용했다.

또 업계 최초로 법인보험대리점 판매량에 연계한 성과급 제도를 도입해 실적 성과를 냈다. 올 6월 들어 일부 대형 법인보험대리점에 장기인보험 인센티브로 300%를 내걸고 공격적인 영업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덕분에 메리츠화재는 작년 말 기준으로 2만 8751명을 보유해 가장 많은 설계사를 보유한 보험사가 됐다. 지난 한 해만 4300명 이상의 설계사가 늘어났다. 메리츠화재의 장기인보험 시장 점유율은 현재 16~17%가량으로 삼성화재에 이어 두 번째다.

업계 관계자는 “충분한 보상은 실적이 우수한 설계사들을 끌어모으는 원동력이 된다”고 말했다.

메리츠화재, 손해율 개선과 영업채널로 경쟁력 확보

메리츠화재는 올해 상반기(1~6월) 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6.8% 증가한 2919억 원을 기록했다. 이 기간 매출액(4조 9337억)과 영업이익(3964억 원)도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0.1%, 33.3% 늘었다.

메리츠화재의 실적 호조는 손해율 개선과 영업채널 경쟁력 확보 덕분이다. 보험영업효율을 판단하는 합산비율(손해율 + 사업비율)은 100.7%로 전년 동기에 비해 6.2%포인트 하락했다. 합산비율이 100%를 초과하면 보험영업 적자를 의미한다. 메리츠화재는 “지속적인 매출 증가와 비용효율화로 이익이 성장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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