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08호 윤지원⁄ 2021.09.14 10:14:20
현대자동차의 전기차가 BMW, 아우디(Audi) 등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의 동급 전기차보다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을까? 독일의 한 자동차 매체는 “그렇다”는 입장이다. 독일 매체로부터 독일 차보다 좋다고 평가받은 한국 차는 바로 아이오닉 5(Ioniq 5)이다.
독일의 유명 자동차 전문지 ‘아우토자이퉁’(Auto Zeitung)은 지난 10일(현지 시각) 아이오닉 5와 BMW iX3, 아우디 Q4 e-트론 등 유럽에서 시판 중인 콤팩트 크로스오버(준중형 CUV) 전기자동차를 대상으로 파워트레인, 주행 성능, 환경성 등을 비교, 평가한 결과 아이오닉5가 1위를 차지했다고 발표했다.
‘아우토자이퉁’의 비교 항목은 파워트레인, 주행 다이내믹, 바디(차체), 주행 컴포트(안락성), 환경 및 비용 등 다양했다. 항목별 결과를 보면 다음과 같다.
◇ 파워트레인:
아이오닉 5는 발진 가속, 최고 속도, 동력전달, 충전 부문에서 다른 두 차보다 좋은 성능을 보이며 파워트레인 항목에서 우월한 평가를 받았다.
아이오닉 5의 합산 최고출력은 225㎾(305마력)이다. BMW는 210㎾, 아우디는 220㎾으로 아이오닉 5가 앞선다.
순간 가속력의 척도가 되는 최대토크에 있어서도 아이오닉 5(605Nm)는 400Nm대인 다른 두 모델보다 높다. 또한, 아이오닉 5는 공차중량도 다른 두 차에 비해 100kg 이상 가볍다. 이러한 차이는 100㎞/h 가속 성능의 차이로 나타난다. 정지 상태에서 100㎞/h까지 가속하는 데 아이오닉 5는 5.1초가, 다른 두 차는 6초 이상이 걸린다.
◇ 주행 다이내믹:
주행 다이내믹 항목에서도 아이오닉 5는 두 독일 모델을 이겼다. 핸들링에서 70점대 후반에 머문 BMW, 아우디와 달리 아이오닉 5는 89점이라는 높은 점수를 받았다. 제동 성능에서도 아이오닉 5는 브레이크 페달감, 제동 조종성 등에서 좋은 점수를 받았으며, 특히 냉·열간 시 제동거리에서 월등한 모습을 보여줬다. 아이오닉 5는 일관성 있게 34m의 제동거리를 기록한 반면, Q4 e-트론과 iX3는 35m를 넘긴 것.
◇ 보디:
아우토자이퉁은 아이오닉 5에 대해 “긴 휠베이스 덕분에 앞좌석 다리 공간이 매우 뛰어나고, 슬라이딩 기능을 기본 적용한 뒷좌석 공간도 훌륭하다”며 배터리를 충전하는 동안 실내에서 편하게 쉴 수 있는 시트 안락성에도 높은 점수를 줬다.
◇ 주행 컴포트:
이 항목에서는 세 모델이 접전이었다. 아이오닉 5는 뒷좌석 안락함, 소음, 공조 시스템 등에서 좋은 평가를 받아 2위에 올랐다. ‘아우토자이퉁’은 특히 충전하는 동안 실내에서 편히 쉴 수 있는 아이오닉 5의 시트 안락성을 높이 평가했다. 인체공학적인 설계, 실내 소음 계측과 체감 소음에서도 높은 경쟁력을 보였다.
◇ 환경 및 비용:
어쩌면 이는 전기차에 있어 가장 중요한 평가 항목인데, 이 항목도 아이오닉 5가 다른 두 차를 앞질렀다. ‘아우토자이퉁’은 “아이오닉 5는 미래지향적인 디자인은 물론, 기술적으로도 매우 흥미롭고 신선한 모습을 보여준다. 무엇보다 아이오닉 5의 초고속 충전 기술과 긴 보증기간은 동급에서 단연 돋보인다. 결과적으로 아이오닉 5는 전기차 시대에 대한 기대감을 불러일으킬 모델”이라고 했다.
각 항목별 평가 결과, 아이오닉 5는 파워트레인(752점), 주행 다이내믹(738점), 환경 및 비용(357점) 등 세 가지 항목에서 1위, 바디와 주행 컴포트 등 두 가지 항목에선 각각 685점, 735점으로 2위에 올랐다.
종합 결과에서는 총점 3267점을 기록한 아이오닉 5가 3100점대에 머문 BMW iX3, 아우디 Q4 e-트론을 제치고 최고의 콤팩트 크로스오버 전기차에 선정됐다.
‘아우토자이퉁’은 종합 심사평에서 “아이오닉 5는 미래지향적인 디자인은 물론, 기술적으로도 매우 흥미롭고 신선한 모습을 보여준다. 무엇보다 아이오닉 5의 초고속 충전 기술과 긴 보증기간은 동급에서 단연 돋보인다. 결과적으로 아이오닉 5는 전기차 시대에 대한 기대감을 불러일으킬 모델이다”라고 말했다.
아이오닉 5가 독일 브랜드의 경쟁 모델들을 상대로 거둔 이번 성과는 어떤 의미일까?
유럽은 지난해 전 세계에서 전기차가 가장 많이 판매된 시장이다. ‘유럽운송환경연합’(transportenvironment)에 따르면 유럽 시장은 지난해 연간 약 136만 5000대의 전기차(플러그인 하이브리드 포함)가 팔리며, 처음으로 중국 시장(133만 7000여 대 판매)을 넘어섰다.
그런 유럽 내에서도 가장 많은 전기차가 팔린 나라가 독일이다. 지난해 독일에서 판매된 전기차는 약 39만 5000대인데, 이는 그보다 1년 전인 2019년 한 해 유럽 27개 국가에서 판매된 모든 전기차를 합친 것보다도 많았다.
이러한 수치는 현재 유럽, 특히 독일에서 전기차 판매 경쟁이 얼마나 치열한지를 보여준다. 실제로 이들 세 모델은 현재 유럽의 준중형 CUV 전기차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아우토자이퉁’이 이번 비교평가를 기획한 것도 이러한 배경 때문이다.
현대차에 따르면 올해 7월까지의 유럽 내 판매량 순위는 BMW iX3(5695대), 아우디 Q4 e-트론(스포트백 버전 포함 3355대), 아이오닉 5(3311대) 순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아우디 Q4 e-트론은 4월, 아이오닉 5는 5월부터 고객에게 인도되기 시작했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판매량 판도는 달라진다.
공평하게 5월부터 살펴보면 두 독일 모델의 판매량이 정점을 지나 감소세로 돌아선 반면 아이오닉 5의 판매량은 5월 242대, 6월 1128대, 7월 1931대로 급격히 증가했다. 특히 7월의 판매량은 다른 두 모델을 월등히 앞섰다.
한편, 독일 현지에서 각 모델의 기본 판매 가격은 아이오닉 5 4WD(72.6kWh)가 4만 8900유로(한화 약 6777만 원), BMW iX3가 6만 6300유로(약 9189만 원), 아우디 Q4 e-트론 콰트로가 5만 3600유로(약 7429만 원)이다.